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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역세권 개발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KCC언양 공장 철수를 목표로 하고 있는 2단계 조성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지만, 주요 선도 사업인 울산역 복합환승센터와 민간 호텔 투자 유치 사업은 급제동이 걸린 탓이다. 울산시는 전시컨벤션센터 주변으로 대규모 호텔 시설과 복합환승센터를 연계해 역세권 개발 청사진을 짰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치않다. 특히 복합환승센터의 경우 개발 사업자인 롯데울산개발이 사업 추진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울산시를 난감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민간호텔 유치사업도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어서 전체적인 역세권 사업 추진은 급제동이 걸렸다. 
 

당초 계획된 KTX역세권 복합환승센터 조감도. 당초 롯데는 지하1층, 지상7층, 연면적 181,969㎡ 규모의 환승시설과 환승지원시설(아웃렛, 쇼핑몰, 시네마)을 건립하기로 하고 착공을 앞둔 시점에서 돌연 사업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사업이 상당부분 수정될 경우 행정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해 복합환승센터 건립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초 계획된 KTX역세권 복합환승센터 조감도. 당초 롯데는 지하1층, 지상7층, 연면적 181,969㎡ 규모의 환승시설과 환승지원시설(아웃렛, 쇼핑몰, 시네마)을 건립하기로 하고 착공을 앞둔 시점에서 돌연 사업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사업이 상당부분 수정될 경우 행정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해 복합환승센터 건립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 롯데 "수익성 떨어져 새모델 개발 필요"
KTX 역세권 개발사업의 사실상 핵심은 복합환승센터 건립이다. 국토부는 지난 2010년 복합환승센터 시범역으로 울산역을 비롯해 전국 8개 지역을 지정했다. 

복합환승센터는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 제2조에 규정된 용어로 열차와 항공기, 선박, 지하철, 버스, 택시, 승용차 등 교통수단 간 원활한 연계 및 환승, 산업, 업무 등을 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환승시설 및 환승 지원시설이 상호 연계성을 갖고 한 장소에 모여 있는 시설을 규정한다. 규모에 따라 국가기간복합환승센터, 광역복합환승센터, 일반환승센터 등 3등급으로 나눠졌다.  

KTX와 같은 교통망 주변으로 복합환승센터를 도입해 주요 교통거점을 대상으로 각종 교통수단이 연계될 수 있도록 하고, 문화·상업·업무시설 등도 같이 마련해 고밀도의 유동인구를 수용하는 역할을 담당하도록 했다. 

야심차게 출발한 복합환승센터 시범역 건립 사업은 그러나 8년이 지난 현재 초라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2016년 12월 오픈 한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이외에는 타 지역의 경우 진척상황이 없다. 특히 광주의 경우 최근 수년째 표류해 온 2,000억원대 규모의 광주송정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을 백지화하기로 하고 사업자 측에 최종 '사업종료'를 통보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울산도 비상이 걸렸다. 사업자인 롯데울산개발이 경제여건 변화로 현재의 복합쇼핑몰 형태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별안간 통보한 것이다. 이는 사실상 건축허가가 난 당초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상당기간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롯데측은 2015년 6월 울산시에 2,520억원을 들여 울산역앞 7만5,480㎡ 부지(연면적 18만1,969㎡)에 복합환승센터(지하 1층 지상 7층 주차대수 3,135면 규모)와 함께 아웃렛·영화관·쇼핑몰을 짓겠다는 내용의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한 모든 행정절차는 마무리된 것으로, 롯데는 착공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착공을 앞두고 돌연 사업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시사하면서 복합환승센터 건립 계획은 현재 '올 스톱'상태다. 

롯데 측 관계자는 "불경기로 기존 계획은 사업성이 없어 사업을 재검토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앞으로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전격 구속 이후 진행된 사업 재검토 결정이어서 사업 추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관측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롯데 측이 단순히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사업의 일정 부분을 수정할 목적이라 하더라도 사업계획변경에 따른 일정 지연은 이미 예고되고 있다. 관련법에 따라 복합환승센터 지정면적의 10분의1 이상을 변경하거나 시설용지의 용도를 변경하는 경우 모든 절차를 처음부터 이행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롯데 측에서 당장 착공을 하지 못하고, 사업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민간개발 사업인 만큼 롯데의 조속한 결정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측 착공 목전 전면 재검토 선언
민간호텔 유치도 투자자없어 무산
자칫하면 전시컨벤션센터만 건립
서부권 개발 핵심축 시작부터 삐걱


 

KTX 울산역.
KTX 울산역.

# 3개사업 유기적 연계돼야 시너지
복합환승센터 건립 사업에 급제동이 걸리기 앞서 울산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역세권 호텔건립사업도 민간 투자유치에 실패했다. 

시는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 KTX역세권 내 특화용지에 호텔을 포함한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 3월부터 6월말까지 민간투자 공모를 했다. 이 사업은 민선 6기 울산시장이 전시컨벤션센터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서울주 지역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대형호텔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2016년부터 추진했다.

시는 부지 규모와 투숙객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호텔을 비롯해 판매·업무·집회시설 등 다양한 시설이 포함된 복합센터 개념으로 사업 방향을 잡았다. 시와 울산도시공사는 사업설명회 개최 등 투자기업 유치에 힘을 모았고, 8개의 기업이 관심을 보였지만, 최종 공모 결과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기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 

호텔 유치 실패는 인접한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오는 2020년 12월 준공 예정인 컨벤션센터가 당초 계획한 동아시아 산업전시·기업미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대형 호텔 유치는 전제조건이다. 

도시공사 측은 "6월말까지 진행한 공모사업에는 참여 업체가 없었다. 다양한 의견 수렴과 수요 조사를 거쳐 9월 이후 재공모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복합환승센터와 민간 호텔, 전시컨벤션센터가 유기적으로 인접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역세권 개발 사업의 청사진이 완성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전시컨벤션센터만 덩그러니 먼저 준공될 위기에 처했다. 
 

# 대형사업 추진 특단 대책 마련 시급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울산역세권 개발 사업 전체를 비관하는 시선이 생겨나고 있다. '자족형 친환경 부도심'을 목표로 잡았지만 핵심 기반 시설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전반적인 개발사업이 처음부터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투자 환경이 악화되고, 상업지역 개발 역시 연쇄적으로 개발 지연을 불러올 수 있다. 당초 복합환승센터와 전시컨벤션센터가 완공되면 KTX역세권과 함께 서부권 개발의 핵심시설 및 동남권 광역교통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게 돼 지역 개발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는 호재로 작용해 일대 주거지역의 분양 성공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대형 사업이 잇따라 삐걱거리면서 현재 역세권 개발 사업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2단계 사업인 KCC부지 조성공사가 당장 올해 10월 착공될 예정인 가운데 위기에 처한 역세권 개발 사업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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