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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수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마술이 얼마 전에 나왔어요. 내용뿐 아니라 책 스타일이 세련되고 이 가을에 꼭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 자연에 대한 신선한 시적 표현과 뛰어난 상상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이전의 작품 세계와는 조금 달라졌어요. 이 세상과 사람들 사이로 그 시선을 옮겨놓고 있습니다. 이번 동시집의 표제작에서 돼지저금통에 모은 성금으로 아프리카의 굶주리고 있는 어린이들을 돕습니다. 그 성금은 염소 한 마리가 되고, 결국 배고픈 어린이에게 젖을 먹여주게 되지요.

# 마술

돼지저금통이
마술을 부렸다

아프리카에 가서
염소 한 마리 되었다

배고픈
아이에게 젖 나눠주는
젖엄마가 되었다

시인은 돼지저금통을 머나먼 나라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굶주리는 어린이들에게 보냈어요. 그 성금이 염소 한 마리가 되어 배고픈 아이들 젖이 되는 '마술'이 되었어요. 따듯한 눈길이 마술을 부린 것이지요.

# 꽃이 손잡고

-생일 축하해
-졸업 축하해

기쁜 자리에
꽃이
축하와 손잡고 온다

-힘내
-곧 나을 거야

아픈 자리엔
꽃이
위로와 손잡고 온다
 

김이삭 아동문학가
김이삭 아동문학가

이렇듯 이번 동시집은 일상의 순간에서 이루어지는 마술로 가득합니다. 꽃이 기쁜 자리에 축하와 손잡고 오고, 꽃이 아픈 자리에 위로와 손잡고 옵니다. 시적 대상을 또 다른 존재로 거듭 태어나게 하는 아름다운 세계로 인도합니다. 가을에 권하여 드리고 싶은 예쁜 책입니다.   김이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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