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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부는 날,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드는 그림동화책을 보게 되었어요. 소개할게요. 이 책을 보는 순간 얼음처럼 차가운 제 맘도 스르르 녹아내렸어요. 줄거리 한번 볼까요?

아직 쓸 만한데 숲 속에 버려진 노란 주전자를 보고 숲 속 동물들은 근사하게 쓸 궁리를 해요. 종달새들은 아늑한 둥지로 쓰고 싶어 하고, 꽃뱀은 휴식을 취할 때 끌어안고 있으면 편할 거라 생각하고, 생쥐는 주전자에 멋진 발코니를 만들면 좋겠다고, 다람쥐는 도토리와 알밤을, 꿀벌은 꿀을 저장해두면 좋을 거라 생각해요. 두꺼비는 손잡이에 그네를 매달 생각을 하고, 아기 토끼는 사냥꾼이 나타나면 주전자 속으로 쏙 들어가 숨어 버리는 상상을 하지요. 노란 주전자를 아껴서 다시 쓸 생각을 하고 있으니 동물들은 모두 훌륭해요.
하지만 서로 차지하려다 싸움이 일어나요. 그 바람에 노란 주전자는 긁히고 찌그러져 볼품없는 모습이 되었고 다시 버려져요. 동물들이 나눠 쓰고, 바꿔 썼다면 좋았을 텐데 욕심을 너무 부린 것이지요.

그런데 오두막 가족들은 못쓰게 된 노란 주전자를 정성껏 고쳐 다양하게 사용해요. 그것을 보고 동물들은 부끄러움을 느껴요. 마지막에 노란 주전자가 하트 모양 수증기를 모락모락 피워 올리는 대목은, 물건을 아끼면 사람도 행복하고 물건도 고마워한다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깨닫게 해 줍니다.
 

김이삭 아동문학가
김이삭 아동문학가

행복이 묻어나는 동화, 웃으며 읽다가도 눈물이 찔끔 나는 동화 쓰기를 꿈꾸는 최일순 작가는 2000년 기독공보사 신춘문예와 2003년 사이버중랑 신춘문예, 그리고 2008년 동서커피문학상에 각각 동화가 당선되었어요. 지은 책으로 『새벽의 4총사』, 『혜미의 다이어트 일기』 등이 있으며, 『노란 주전자』는 글과 그림 모두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수채화, 일러스트, 연필화 등을 지도하는 선생님으로 활동하며 여운 있는 동화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대요. 이 책은 작가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더 빛이 나는 것 같아요. 이 작가의 또 다른 그림책이 기다려집니다.
여러분 쌀쌀한 초겨울 한 권의 그림책으로 온 가족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다 같이 돌려가며 읽어보세요. 행복하고 따스한 겨울을 보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이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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