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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찾은 국내 최고 해맞이 명소인 간절곶 일대는 환경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쓰레기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해맞이 명소인 울산의 간절곶 환경이 엉망이다. 울산 울주군의 간절곶 공원 주변 일대가 행정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채 폐허로 방치 되고 있어 울산 최고의 관광명소라는 이름을 무색케 하고 있다.

13일 찾은 울산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 간절곶 공원은 그야말로 을씨년스러웠다. 2019년 황금돼지해 새해 첫 날 일출을 보기 위해 19만 명(울주군 추산)의 해맞이 인파가 몰렸던 곳이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지 석 달이 다 되도록 간절곶 등대 주변에는 아직도 간절곶 해맞이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나붙어 있는가 하면 지난해 가을 종료 된 '가을여행주간' 현수막이 그대로다.

임시주차장 옆에 설치된 간절곶 풍차는 비바람을 견디지 못한 탓에 외벽 페인트가 떨어져 있고, 간절곶 공원 중심으로 향하는 가드레일 주변의 각종 안내판은 글자가 지워지거나 색깔이 퇴색된 채 방치되고 있다.

2017년 말 무분별하게 설치됐던 조형물들을 간절곶 등대 잔디광장으로 옮겨서 새롭게 조성했지만 헛점 투성이다. 남성상과 여성상, 반구대 암각화 모형, 모녀상과 어부상 등은 언제 누가 어떤 의미로 세웠는지를 설명하는 안내판 조차 없다.

조형물 정비 사업과 함께 세워진 포르투갈 호카곶의 돌탑에 떠 밀려 언덕 밑으로 옮겨진 소망우체통은 우편엽서도 비치돼 있지 않고, 이용 안내 설명문도 없다. 무료로 배부하던 우편엽서는 언제부터인지 유료로 바뀐 채 인근 슈퍼에서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도로변에 방체된 컨테이너와 폐건축자재가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도로변에 방체된 컨테이너와 폐건축자재가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수 백억 원이 투입 된 간절곶 공원지구를 벗어나면 환경은 가히 폐허를 방불케 한다. 2017년 개발행위허가 제한이 기간 만료로 해제되면서 카페촌으로 조성됐다가 민원 제기로 철거된 부지에는 업소들이 버리고 간 컨테이너와 각종 폐집기가 마구 버려진 채 방치돼 쓰레기장이 되고 있다.

1㎞ 남짓에 걸쳐 정비사업을 펼쳤던 해안가는 녹슬거나 부서진 각종 광고판과 시설물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고, 운영이 중단된 지 수년 째인 양식장은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간절곶 입구에 폐가로 방치되고 있다. 양식장으로 바닷물을 끌어 올리던 발전시설과 폐호수는 철거되지 않은 채 해안가에 그대로 버려져 있다. 주민들이 쓰다 버린 어망 등 어구들, 폐건축자재도 도로변에 어지럽게 방치되면서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간절곶 일대 환경이 이처럼 악화된 데는 이 일대가 개발행위허가 제한이 해제된데다 울주군이 추진하려 했던 공원 확장 사업이 울산시의 반대로 중단된 배경이 크다.

군은 지난 2014년 이미 지정된 서생면 대송리 간절곶 일원 34만 여㎡ 외에 인근 17만 여㎡의 부지를 공원에 편입시키기 위해 2015년 울산시에 '2030년 울산도시기본계획'에 해당 구역의 공원지구 편입을 요청했지만 시의 거부로 불발됐다. 또 이듬해 7월에도 '2025년 울산도시관리계획'에 편입을 요청했지만 역시 울산시가 거부하면서 불발로 그쳤다.

울산시는 일몰제로 기존 공원지구를 해제하는 분위기에서 사유재산 침해 소재가 있는 공원지구 지정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울주군 관계자는 "간절곶 일대의 환경이 지극히 불량스럽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공원 확장 사업이 중단된 데다 개인 사유지이기 때문에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간절곶 공원지구 외 공원의 추가 확장이 행정당국간 협의 부족으로 발목이 잡히고, 이 일대 부지가 개인 사유지라는 이유로 간절곶 주변의 환경정비 활동에 행정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법과 울산시의 공원관련 시책에 가로막혀 엉망인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간절곶 환경 개선을 위한 울산시와 울주군의 적극적인 해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울주군은 '간절곶 공원 조성'이라는 사업비 명목으로 지난 2016년부터 지금까지 450억 원을 투입했고, 2017년부터는 한수원 등의 지원비 등 300억 원을 '간절곶 명소화 사업'에 투입 중이다.

2017년부터는 서생면 화정리 서생삼거리~신암리 명산삼거리 약 10㎞ 구간을 관광도로로 조성하는 '국도 31호선 해안경관 개선사업'에 총 사업비 220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전우수기자 usj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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