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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송철호 울산시장이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운 '일자리 만들기' 과제가 올 1/4분기만에 목표치 절반을 달성하는 성적표를 냈다. 그러나 일자리가 가장 필요한 청년과 조선업 퇴직자 등의 취업 성적은 초라하고 임시개념의 공공형 일자리 제공 실적이 뚜렷해 선심성 행정의 성과일 뿐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울산시의 '1919 희망일자리 프로젝트 1/4분기 추진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일자리 창출 실적은 총 1만 1,969명으로 당초 목표인 2만 3,390명의 절반 수치를 달성했다. 3개월 동안 1년 치 목표의 절반을 달성한 것은 노인·장애인 일자리사업 지원 분야 실적 덕분이다.
1만 720명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잡았는데 이 기간동안 9,452명이 일자리를 구했다. 공익형이 8,792명, 인력파견형이 119명이다.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수급자(일부사업 예외)를 대상으로 공익형은 9개월 동안 하루 3시간, 주 2~3회, 월 30시간 이상 근로할 수 있는 조건이다. 급여는 월 27만원 수준. 5개 구·군, 11개 노인복지관, 대한노인회, 시니어클럽 등이 사업을 추진했고 무려 152개 사업단이 꾸려졌다. 277억 2,100만 원(국비 138억 6,000만 원·시비 138억 6,100만 원)의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됐다. 때문에 현 정부와 연계한 울산시의 선심성 일자리 창출 사업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사업은 제자리 걸음이다. 시는 올해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울산형 청년내일채움공제 △울산 청년 일+행복카드 지원사업 △1사 1청년 더 채용하기 릴레이운동 전개 등의 사업을 통해 1,360명의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성과는 22명에 불과하다.

사업유형별 청년 취·창업 지원을 위해 25개 사업을 준비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의 경우 행안부 국비 확정 내시 및 교부 지연에 따라 지자체 사업 확정 및 지방비 추경 편성으로 사업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 청년 정규직 근로자 채용 중소기업 사업주에게 채용장려금(150만 원)을 지급하는 울산형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은 4월이 넘어 사업 공고를 냈다.

고용상황 개선을 위해 지역 기업들과 협력하기로 한 1사 1청년 더 채용하기 릴레이 운동은 해당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지속·자발적 참여 유도와 성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시는 지난달 26일 SK에너지㈜와 친환경제품 생산시설 일자리 창출 MOU를 체결했지만, 이마저도 SK측이 공사를 맡고 있는 하도급 업체에 권고하는 수준에 그쳐 실적과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인생 3모작을 위한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 역시 120명을 목표로 잡았지만 아직 성과는 없다. 395명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경력단절 등 여성일자리 지원 사업은 35명의 여성을 새일여성인턴으로 채용하는 성과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울산시의 일자리 창출 사업 성과는 울산시가 직접 공공형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에 국한되고 있다.

(예비)사회적 기업이나 마을기업 육성·지원 사업 등의 취약계층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사업의 경우 1,120명 목표에 500명의 실적으로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 민원도우미나 환경 정비 등에 투입되는 징검다리형 공공일자리를 제공하는 희망일자리 사업을 통해서도 618명(목표 1,63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에 대해 울산 노동계 한 관계자는 "정작 제대로 된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청년이나 조선업 실직자에게 취업처를 제공하는 실적은 초라할 뿐이고,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임시 개념의 공공형 일자리를 쏟아내 실적을 채우는 선심성 행정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일자리재단 설립 등 장기추진 과제가 남아있어 일자리 창출 사업에 대한 성과를 벌써 예단하기는 이르다"며 "1/4분기는 당장 제공할 수 있는 공공형 일자리 제공을 최우선으로 실행했고, 이후 신성장 동력 발굴·육성, 제조업 혁신 신산업·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이나 일자리 재단·일자리 창업센터 건립 등 장기추진과제를 수행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필요한 시민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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