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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미국의 MIT대학교 피에르 아줄레이교수 등 4명의 연구팀이 발표한 '나이와 고성장 기업가정신'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2007년에서 2014년 사이에 창업해서 최소한 1명 이상을 고용한 270만 명의 창업자들의 평균나이는 41.9세이다. 

이 중 성장률 기준으로 상위 0.1% 안에 드는 최고성장 벤처기업의 창업자 평균나이는 45세이고, 하이테크분야의 가장 성공적인 기업가들도 이와 비슷한 연령대다. 기업을 창업하는데 있어서는 50세 창업자가 30세 창업자보다는 상위권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1.8배다. 20대 초반의 창업자들은 상위 0.1% 성장기업을 만들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한다. 

연구팀은 40대 이상 창업자는 한 업계에 오래 있으면서 자본과 사회적 인맥을 확보한 후 창업에 나서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 논문에서 기업가 활동 중 가장 높은 성공률은 중년과 그 이후 연령대의 창업가들에게서 나온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가장 중요한 기업가 자원인 인적 자산, 재무적 자산, 그리고 사회적 자산들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축적된다는 이론과 부합한다. 

원래 미국에서의 벤처 창업은 어느 분야의 성공한 기업에서 오랜 기간 동안 충분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쌓은 중견전문가들이 모여 그들의 경력과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벤처 캐피탈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받아, 벤처기업을 창업하여 청년들을 고용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전형적인 벤처창업의 생태계다. 

벤처기업이라는 것은 그 기업을 창업한 햇수가 짧아서 기업이 젊다는 것이지, 그 기업을 창업한 창업자들의 나이나 경력이 젊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은 벤처 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으려고 사업계획서를 설명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항목 중의 하나가 창업자들의 총 경력이 수십 년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처럼 창업생태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년창업이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현상은 참으로 아쉬운 점이다. 19세에서 39세 사이의 청년창업에 대한 각종 지원제도는 많은 데 비하여 중년창업에 대한 지원제도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중·장년 창업을 장려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사업을 많이 만들 필요가 있다.   

우리 울산의 경우에는 최근 몇 년간의 자동차 및 조선산업이 불황으로 말미암은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주력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많은 경험을 가진 중년전문인력들이 대거 퇴직하였다. 

이렇게 훌륭한 인적 자원들을 그냥 집에서 쉬게 하는 것은 너무나 아까운 일이다. 이들에게 창업지원을 하여 새로운 벤처기업들을 창업하여 청년들을 고용하게 하면 상당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는 신중년특화과정, 퇴직자들과 중·장년층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 및 석유화학업계 퇴직전문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과정을 마친 중·장년층이 창업을 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다음단계의 연계사업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들의 창업을 도울 수 있는 창업교육, 창업자금지원, 투자유치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지원하면 이분들의 창업을 하여 경제활성화을 이루고, 또 더 나아가 창업기업이 청년들을 고용함으로써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청년들의 기발한 아이디어 및 모험정신과 중년의 경험 및 노련함이 같이 더해져서 청년과 중년이 공동으로 창업하면 창업기업의 성공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상생협력을 통한 창업생태계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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