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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이던 지난 1일 울산 남구 달동 한 고층 건물 공사장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휴일 낮 동안 도심이 검은 연기에 뒤덮였고 인부 등 10여 명이 건물 옥상으로 대피해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처럼 화재 사고는 우리에게 엄청난 공포를 가져다준다. 올해 들어 유난히 산불이 잦다. 지난달에는 강원도에서 역대급 산불이 났고 울산에서도 산불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번 주말은 어린이날이 낀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울산시는 어린이날·석가탄신일 연휴를 앞두고 봄철 막바지 산불방지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산불조심 계도 활동 강화, 등산객 입산자 관리 철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번 산불방지대책은 어린이날 및 석가탄신일 전후한 연휴기간 동안 가족 단위 야외활동, 등산객 등 입산자의 증가로 인한 산불발생 요인 최소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봄철 산불방지를 위해 마련됐다. 중점 추진사항으로 5월 연휴기간 및 산불조심기간 종료 시(5월 15일)까지 산불방지 역량을 집중하고 캠핑장 등 주요 관광지, 등산로 주변 집중 관리강화 및 등산객, 산나물 채취자 등 입산자 관리에 철저를 기한다. 

또 주요 사찰, 암자, 기도원 등 연등행사 참여자 등 계도 강화와 산림연접 농경지 경작활동 소각행위금지 계도 단속, 초동진화태세 확립, 산불방지 홍보활동 강화 등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산불감시원 166명과 산불전문예방진화대 100명을 산불취약지에 배치해 산불감시예방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5월은 산불에 대한 주의가 떨어지기 쉬는 계절이다. 하지만 아직은 봄철이다. 봄철은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울산시가 이번 주말을 산불 대책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산불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다. 특히, 이 기간에는 산나물 채취자와 등산객이 늘고, 영농철을 맞아 논·밭두렁이나 영농 부산물 소각 행위가 늘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산불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산림청과 구·군 합동으로 각종 소각행위 근절을 위한 기동 단속에 나서는 등 대책을 추진한다. 울산시는 주요 대책으로 산불방지대책본부 대응 태세와 산불 위험 취약지 중심의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입체적이고 신속한 초동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 원인조사와 사후관리, 재발 방지와 유관기관 협조체제 등도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10년 동안 울산에서는 산불 210건이 발생해 413㏊가 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여의도 면적 290㏊(2.9㎢)의 1.4배에 이르는 규모다. 산불이 가장 잦았던 해는 2009년, 역대 최대 산불 피해를 남긴 해는 2013년으로 기록됐다. 울산시가 지난 10년간 산불 발생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에 따르면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한 해는 2009년 58건으로 나타났다. 피해 면적은 38.67㏊로 두 번째로 컸다.

산불 피해 규모가 가장 큰 해는 2013년이다. 이 해의 산불 발생 건수는 13건에 불과하지만, 피해 면적은 319.89㏊로 역대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3월 9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과 상북지역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때문이다. 산림 280㏊가 타고 재산피해는 40억 원을 훌쩍 넘었다. 산불이 난 2013년 당시에도 10년 동안 발생한 울산지역 산불 피해로는 최대 규모였다. 그해 전후 더 큰 산불 피해는 없었다. 피해가 가장 작았던 해는 2016년 3건에 0.12㏊에 그쳤다. 

원인별로 보면 산에 오른 사람의 실수로 빚어진 입산자 실화가 101건(61.8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산 인접 지역에서 일어나는 소각 행위가 48건(293.37㏊)으로 뒤를 이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울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는 지난 2013년 3월 9일 저녁 울주군 언양에서 발생한 산불을 들 수 있다. 이 산불로 부상자 3명, 이재민 54명, 산림 피해 280㏊, 산림작물 9만 3,885㎡, 주택 37동, 기타 건물 22동, 농작물 2만 8,001㎡, 농기계 114대, 농자재 6,803개, 가축 1,457수 등 총 111억 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최근 주거생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도심에서 접하기 힘든 산림 조망권을 갖춘 주거지 선호도가 높아지고 도시 확장에 따라 산림과 주거지 경계가 접해지면서 전원주택, 농막 등에서 목재보일러, 화기물 사용 등으로 인한 도심지 산불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는 봄철로 한해 산불의 89%가 이 시기에 발생하고 있다. 

산불은 무엇보다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불은 주로 건조하고 바람이 많은 봄철과 가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산불 발생에 대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될 일이다. 산불은 한번 발생하면 산림 피해뿐 아니라 생태계·환경파괴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 산불 피해지역이 원래 모습으로 복구되려면 40~50년이나 걸리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올봄에는 유난히 대형 산불이 잦다. 산불은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 무엇보다 철저한 대비가 관건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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