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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경기지표가 다시 곤두박질 치고 있다. 지난분기 소폭 회복 조짐을 보였던 울산지역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경기 전망이 3분기 들어 급전직하하며 1분기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일본의 경제보복이 산업 전방위로 확산해 장기화할 게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지역기업 경기가 '시계 제로'로 내몰리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가 지역 내 1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9년도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전 분기보다 10p하락한 79로 집계됐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과 투자 위축, 내수 경기 침체 장기화, 저성장에 따른 수요 둔화 등 여러가지 대내외적 요인이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조사표 집계 이후 발생한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 리스트 제외 가능성과 수출 관리 운영조치 발표에 따른 일본 수출규제가 반도체 뿐 만 아니라 정밀기계, 공작기계와 관련 부품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지역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울산시도 일자리 창출에 보다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와관련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역 상공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취임 후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울산시민 삶의 질이 하락한 데 대해  안타깝다는 심경을 털어놓았다. 지역 경기가 바닥권까지 추락하는 바람에 지지도 반등에 어려움을 겪어온 송 시장은 그동안 방점을 찍어왔던 미래먹거리 발굴에만 치중하지 않고, 시민들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경기부양을 위해서도 진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가운 일이다. 송 시장이 추구하는 7개의 성장모델은 그 자체로 미래지향적인 먹거리다. 하지만 여기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적인 경기부양에 관심을 가지겠다는 의지다. 이같은 뜻은 며칠전 울산상공회의소가 가진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초청 상공인 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다.


이 자리에는 전영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과 차의환 울산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비롯해 신현욱 에쓰-오일(주) 수석부사장, 이치윤 ㈜덕양 대표이사 회장, 송재호 ㈜경동도시가스 대표이사 회장 등 회장단이 함께했다. 간담회는 송 시장이 취임 직후 경영인들과의 정기적인 자리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 및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공언한데 따라 마련됐다. 송 시장은 이 자리에서 "취임 후 1년 동안 주력산업 보완과 산업체질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원전해체산업, 수소경제 등 4대 에너지 사업을 비롯해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울산 첫 국립병원, 외곽순환도로 및 도시철도망 등 7가지 미래먹거리, 즉 세븐브릿지를 통해 체감도 높은 경제활력 대책에 주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10월 중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선포식과 함께 서생 앞바다에 750kw급 부유식 해상풍력 진수식을 가질 계획을 밝히면서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과정에서 7월 15일 지정 데드라인을 앞두고 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산림청을 적극 설득해 지난 12일 극적으로 지정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래먹거리 발굴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당장 시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경영인은 물론 시민들이 체감도 높은 경제활력을 느낄 수 있도록 더 고민하겠다"고 피력했다. 송 시장은 그러면서 "올 10월 750kw급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진수식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200MW급, 2030년 이후 6GW급 해상풍력발전 사업 추진계획을 설명하면서 동해가스전 활용시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어민 등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상공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지역 상공인들은 경제인들과 격의 없이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시정에 반영하기 위한 송 시장의 행보가 매우 의미있다고 평가한 뒤 울산시의 노력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상공계도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전했다. 전영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산업계의 오랜 과제였던 산업폐기물과 공장폐수 처리문제의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준 것과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으로 울산의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성장의 전환이 될 수 있도록 오랜 시민들의 뜻과 노력을 가치있게 완성시켜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울산의 경기침체를 타개하려는 송 시장과 경제계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어느정도 가시적 성과를 보일지는 미지수지만 이같은 노력 자체가 얼마나 지역의 상황이 절박한가를 잘 대변하고 있다. 문제는 위기 상황이 이만큼 오래 지속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이제 실질적인 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현재 시민들의 살림살이가 장기적인 침체로 팍팍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서민경제를 살리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디서부터 어떤 방향으로 시민들의 주름을 펼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당장 막막한 삶에 희망이 되는 정책을 펼쳐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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