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강에서 생태문화 보고로…'국가정원' 날개 달고 새시대
죽음의 강에서 생태문화 보고로…'국가정원' 날개 달고 새시대
  • 강현주
  • 2019.07.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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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하늘에 학을 날리자]

 

2000년대 초까지 오수와 공장 폐수로 뒤범벅 돼 '죽음의 강'으로 불렸던 태화강. 이후 울산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수질 개선에 나서 연어가 돌아오는 등 1,000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명의 강'으로 부활했다. 태화강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강을 따라 자리한 대나무밭 주변에 '십리대숲' 공원이 조성되면서 도심 속 시민 안식처가 생겨났고, 이를 '백리대숲'으로까지 확장하려는 시기에 국가정원으로 거듭나면서 또 다시 변화를 맞게 됐다. 이제는 '태화강 국가정원' 타이틀에 걸맞은 '어떤 킬러콘텐츠를 담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편집자
 

신라시대 이후부터 울산 역사 자주 등장
풍부한 먹이 등 서식환경 좋아 울산 찾아
태화강 하류 늪지대 등서 겨울나던 철새
1960년대 공업단지 조성 이후 점차 실종


멸종 위기 우려 천연기념물 202호 지정
재두루미·흑두루미등 전세계 15종 서식



# 국가정원 킬러콘텐츠 '학' 안성맞춤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은 울산시와 울산시민들의 오랜 염원으로 얻어낸 결실이다.
이제 태화강 국가정원은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의 가치를 세우기 위해 기존 생태환경을 잘 보존하고, '생태·대나무·무궁화·참여·계절·물'이라는 6개 주제와 29개의 크고 작은 정원을 가꿔 나가야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부분이 바로 '태화강에 어떤 콘텐츠를 심어 놓을 것인가'이다.
태화강과 생태복원, 그리고 울산의 역사성을 아우를 수 있는 킬러콘텐츠로는 바로 '학'이다. 선사인들이 살던 시절부터 울산 하늘의 상징이었던 '학'을 복원해 대숲을 학의 서식지로 조성한다면 태화강 국가정원의 킬러 콘텐츠는 완성될 수 있다.

# 울산지역 곳곳 학과 관련된 이름 많아
그렇다면 왜 '학'이어야 할까.
우리나라 전역에서 학과 관련된 이름을 찾을 수 있지만, 그 가운데 울산은 예로부터 학의 고장인 학성(鶴聲)으로 불려왔다.


울산의 관아, 건물, 산 이름, 마을 이름 등에도 학이 들어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울산과 학에 관한 설화는 신라 말 호족 박윤웅(朴允雄)에 의해 생겨났다.
901년(효공왕 5) 쌍학이 온통 금으로 괸 신상(神像)을 물고 계변성 신두산에서 울었다고 전하는데, 박윤웅의 등장으로 계변성은 신학성(神鶴城)으로 바뀌었다. 이후 박윤웅은 흥려부를 다스렸고, 고려 성종 때 학성(鶴城)은 울산의 별호가 됐다.

환경부 서식지 외 보전기관 조류생태환경연구소에서 복원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두루미 가족.
환경부 서식지 외 보전기관 조류생태환경연구소에서 복원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두루미 가족. 사진=유은경기자 usyek@


울산의 관아 이름에서도 '학'자를 많이 엿볼 수 있다. 울산 동헌의 이름은 일학헌(一鶴軒)·반학헌(伴鶴軒)이라 불렀고, 동헌 정문은 가학루(駕鶴樓)라 했으며, 울산 객사는 학성관(鶴城館)이라 했다.


울산이 학의 고장으로 불릴 수 있었던 것은 동해안으로 흘러가는 강줄기와 하류로 갈수록 느려지는 유속의 영향이 컸고, 울산지역은 태화강, 동천, 여천천, 외황강, 회야강 등이 흐르면서 광활한 늪지대를 형성해 학을 비롯한 철새들의 서식지로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다. 이 늪지대는 산업화 과정을 겪으며 여러 공장부지 등으로 전환됐다.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학과 철새들의 서식처는 점차 사라져갔다.


1933년 조사된 '울산군향토지'에 따르면 당시 청량면과 범서면(현 범서읍 및 중구 일부)에 학이 날아왔음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에 언제부터 학이 오지 않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1962년 공업단지를 조성하기 전까지는 겨울철새인 학이 겨울을 나기위해 울산에 날아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 장수·행복 상징 신성한 동물로 여겨와
두루미라고도 불리는 '학'.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인 학은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202호로 지정돼 있다. 학은 전 세계 15종이 분포돼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에 서식하는 두루미 종류는 재두루미, 흑두루미, 쇠재두루미, 시베리아흰두루미, 검은목 두루미 등으로 종마다 분포지역이나 서식환경은 조금씩 다르다.           


울산 역사 상징 鶴복원 스토리 담아 친환경 관광도시로의 비상

한국에 가장 많이 도래하는 두루미 종류는 회색의 재두루미, 검은 색을 띤 흑두루미, 흰색 몸통과 정수리에 붉은 반점을 가진 단정학(丹頂鶴)이다. 학은 주로 강, 하천, 저수지 등의 물가의 습지에 서식하며, 한번에 2개의 알을 낳는다. 포란은 약 32~34일 정도며, 유조는 약 3개월이면 성조에 가깝게 큰다. 1~2년생은 어미와 다른 갈색을 띄고, 성조가 되면 흰색으로 변한다.


학은 여러 가지 의미와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동양에서 학은 장수와 행복, 선비, 부부애 등을 상징하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왔다. 우리 조상들은 아름다운 자태와 우아한 모습을 자랑하는 학을 신성한 새로 여겼으며, 학처럼 고고한 삶을 살고자 했다. 또한 학은 신선이 타고 다니는 새로 여겼다. 신선이 학의 등에 올라타 하늘을 오르내린다해 학은 선학(仙鶴), 선금(仙禽) 등으로 불렸다.


日·순천만 등 국내외 학 보전 노력 활발
현재도 극소수 무리 울산거쳐 이동 추정
경로·월동지 등 연구 통해 복원 가능 희망
테마공원·마을조성 '동해안 학 거점' 기대

 

재두루미.
재두루미.

# 국내외 생태관광자원화 활발
세계 최대의 흑두루미·재두루미 월동지인 일본 이즈미시는 생태관광자원으로 두루미를 이용해 자연환경도시 브랜드화를 추진 중이다. 일본 오카야마현 또한 두루미 복원사업과 연계한 생태관광 자원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순천만습지의 흑두루미 보전이 대표적이다. 국내 최대 흑두루미 월동지인 이곳은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 지역과 관람 지역을 분리해 생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 생태계 보호 노력으로 성공적인 개체수 확대도 이뤄냈다.


국내 최대 두루미 도래지인 철원군은 'DMZ 두루미 평화타운'으로 생태 및 안보 테마 관광, 평화의 상징으로 학을 활용하고 있다. 해평습지에 흑두루미, 재두루미가 도래하는 경북 구미시는 학 관련 학술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등 국제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안양 두루미 명학 마을은 학의 전설이 있는 마을 문화자원을 활용해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 '학의 도시' 울산 인지도 높여야
현재 학계에서는 동해안 흑두루미, 재두루미의 이동통로가 없지만 끊이지 않고 작은 무리의 흑두루미, 재두루미가 울산지역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현재도 재두루미(울주군), 흑두루미(태화강 하구)의 이동통로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식환경 형성에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학의 이동통로와 월동지, 도래지 등을 다시 살려낼 경우 울산의 여건에 맞는 학 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학 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으로는 학을 직접 볼 수 있는 학 테마공원 및 마을 조성, 산재한 학 관련 역사문화자원을 수집해 스토리텔링화하고 상징성 있는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법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을 태화강 국가정원의 킬러콘텐츠로 관광자원화하면 실질적인 관광객 증가 및 관광소비에 의한 지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학의 도시로써 울산의 인지도를 강화하고, '학이 다시 찾은 생태도시 울산'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도 일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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