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신문이 창간 13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에 송철호 울산시장을 초대했다. 8전 9기의 주인공인 송시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 당선된 이후 숨가쁜 1년을 달려오면서, 외곽순환도로와 국립산재전문병원의 예타 면제를 이끄는 가시적인 성적을 냈다.  최근에는 울산시민의 염원이었던 태화강국가정원 지정을 드디어 받아내면서 지난 1년의 성과를 자축하기도 했다. 늘 '웃음좋은 사람'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때로는 단호하게 삭발을 하면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 던 그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단순히 순간적인 인기를 추구하기 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울산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주춧돌을 꾸준히 놓겠다는 욕심을 보였다. 또 어려운 시기인 만큼 울산시민들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경제 활력 방안 마련에 대한 고민도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특별인터뷰는 문답식으로 진행했다. -대담 김지혁 사회부장

 

송철호 울산시장이 울산신문 창간 13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에서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계기로 울산이 산업수도에서 생태문화 역사관광도시로 진입하는 대전환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울산신문 창간 13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에서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계기로 울산이 산업수도에서 생태문화 역사관광도시로 진입하는 대전환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울산 산업체질 개선 7대 먹거리 발굴 역점
2025년까지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 등
원전해체센터 유치 산업생태계 구심점 기대

남은 임기 신사업 투자·인프라 조성 매진
시민 체감 할 수 있는 경제 활력 대책 집중

 

- 취임 1주년을 맞았는데 어떠신가요? 지금까지 펼쳐온 시정을 직접 평가하신다면?

△ '세월이 유수와도 같다'라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바쁘게 보냈습니다. 한정된 시간에 해야 할 일은 산더미같았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했지만,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성과는 나지 않는 것 같아서 조급하기도 했습니다. 계획대로 진행된 사업들도 있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사업도 있습니다. 미진한 사업을 중심으로 2년차 이후에는 더 나아진 시정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지난 1년간 가장 역점을 두고 펼친 시정은 무엇인가요?

△ 시장으로 취임하고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산업의 미래준비'와 '광역시에 걸맞은 인프라'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7가지 사업을 '7 BRIDGES'(7개의 성장다리)로 이름짓고, 추진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수소경제,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원전해체산업, 백리대숲 품은 태화강 국가정원, 울산 첫 국립병원, 외곽순환도로와 도시철도망이 그것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이슈를 선점(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수소경제, 동북아 오일·가스허브)하거나, 인프라 유치(원전해체산업), 사업 확정(태화강 국가정원, 산재전문 공공병원, 외곽순환도로, 트램) 등 사업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왔습니다. 대부분 중장기 사업들인 만큼 앞으로는 계획에 따라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꼼꼼하게 챙겨나가겠습니다.

-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단지 조성사업이 특이합니다. 진전이 있나요?

△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바다에 풍력발전기를 띄워 전기를 생산하는 사업입니다. 울산시는 2021년 생산이 종료되는 동해가스전을 활용해서 2025년까지 1GW급(원전 1기 발전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정부와 울산시가 주도하는 국산화 기술개발과 민자유치를 통한 발전단지 조성의 투트랙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국산화 기술개발의 성과로 750㎾급의 국내 최초이자 세계 7번째 해상풍력 발전기를 올 10월에 울주군 서생 앞바다에 설치할 계획입니다. 발전단지 조성의 경우 세계 최초로 상업용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운영 중인 노르웨이 국영 에퀴노르사를 포함해 5개 민간투자 컨소시엄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6월 영국의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GIG가 풍황조사용 라이다를 국내 처음 울산앞바다에 설치함으로써 본격적인 타당성조사에 들어갔습니다.

- 부산과 함께지만 원전해체연구소도 유치했습니다. 언제 출범하고 어떤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지 시민들이 궁금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원전해체산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나요?

△ 지난 4월, 원전해체연구소를 부산과 공동 유치했습니다. 국내 첫 영구 가동중지 사례인 고리 1호기의 안전한 해체와 세계 원전해체시장의 성장에 대비하기 위한 시설로, 원전해체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베드, 인력양성을 수행하고 기업의 해체산업 참여를 지원하게 됩니다. 2021년 착공, 2023년 완공되기까지 2,400억원이 투입되며 전문연구원 120명이 근무하면서 원전해체산업 육성에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울산은 원전해체산업에 필요한 산학연 인프라가 탁월하며 이를 토대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원전해체연구센터의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을 지원하고, 지난 달 발표한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에 따라 체계적인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며, 원전해체연구소를 중심으로 에너지 관련기관이 모인 혁신도시와 에너지융합산단 등을 묶어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를 지정받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지난 7월 12일 시민염원인 태화강국가정원 지정이 결정됐습니다. 파급효과가 크다고 보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가꾸어 나가실 건지요?

△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계기로 산업수도에서 생태문화 역사관광도시로 진입하는 대전환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태화강이 국가공원으로 지정되기 까지에는 20여 년 전부터 산업화로 오염된 태화강을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복원한 우리 울산 시민 모두의 끈질긴 열정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태화강 국가공원 지정에 따른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태화강 일원에는 4㎞(십리) 대숲이 있는데 40㎞(백리)까지 확장하는 태화강 백리대숲을 조성 중입니다. 정원정책 로드맵과 정책목표, 정책추진 6대전략 등을 정하고, 울산시 전역에 정원문화가 확산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하여 전문가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반영한 '태화강 국가정원 진흥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할 것입니다.

- 울산의 숙원사업 3가지를 모두 예타 면제로 이끌어 냈습니다. 특히 외곽순환도로 건설과 산재전문 공공병원 설립의 경우 공약사항이기도 했죠. 먼저 외곽순환도로 건설의 경우  '전액 국비'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또 부족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실 계획인지요?

△ 현재로서는 전액 고속도로 추진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전체 25.3㎞ 중 가대IC에서 강동IC에 이르는 10.8㎞는 시 예산이 일부 들어가는 혼잡도로로 추진되게 됩니다. 전액 국비를 통해 고속도로로 건설할 경우 어렵게 거둔 예타면제 자체가 취소될 수 있어서, 시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시민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나은 결정일 수도 있습니다. 혼잡도로의 경우 시비 부담은 있지만 시민들의 통행료 부담이 없으며, 도심 접근성과 주변지역 개발 측면에서 장점도 많기 때문입니다. 외곽순환도로는, 8월까지 적격성 검토가 끝나면 1년 동안 관련법(건설기술진흥법)에 의한 타당성조사를 받고, 이 후 설계를 거쳐 2023년 경 첫 삽을 뜨게 됩니다. 오랜 숙원이자 1조원 가까이 투자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행정력을 결집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내 개통될 수 있도록 사업기간 단축을 정부에 계속해서 건의하고 있습니다.

- 산재전문 공공병원 설립도 예타면제 선정은 환영하면서 규모와 형태에 대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 규모와 형태에 대해서는 저도 아쉬움이 있습니다. 더 많은 병상에, 일반시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드릴 수 있는 병원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입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규모에 대해서는 부지선정과 사업적격성 검토 과정에서, 향후 증설을 감안한 계획이 나올 수 있도록 고용부 등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에서는 '어떻게 하면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지역 공공의료체계를 책임질 수 있을까'에 대해 용역을 하고 있습니다. 결과가 나오는대로 시민들과 공유해서 최적의 방안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규모와 형태에 못지 않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바이오메디컬 분야 연구개발 기능입니다. '바이오'는 내년도 국가 연구개발예산의 중점 편성분야에 포함될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높고, UNIST가 독보적인 경쟁력도 갖추고 있어서, 산재전문 공공병원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가 매우 높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남은 3년 임기동안 시정을 어떻게 꾸려갈지, 울산신문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취임 후 1년 동안 새로운 시정의 방향을 설정해 온 만큼, 지금부터는 단기적인 성과창출과 장기 프로젝트의 추진여건 조성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먼저,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활력 대책에 더욱 집중할 것입니다. 국내외 기업 유치와 대중소 기업 상생,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경영안정 등 경제 활력회복에 역점을 두고, 법적 규제뿐만 아니라 관행적으로 해석되어 온 규제 등 기업 활동을 제약해 온 제도적 요인들을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울산의 미래를 열어갈 미래먹거리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교육, 문화, 복지 등 전 분야에서 광역시에 걸맞은 인프라를 갖추는데 매진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