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4년 봄날 북구에 살고 있는 해울씨는 오랜만에 서울서 열리는 유명 가수 콘서트에 가기로 했다. 몇 년 전부터 '동해선 복선전철 송정역 연장 운행'으로 집 앞에서 서울까지 2시간 40분 남짓. 배차 간격이 긴 리무진 버스로 울산역까지 왕복 2시간이 되는 거리를 오고갔던 때와 달리 시간 비용이 확연히 줄었다.
송정역 주변은 사람들로 붐볐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 불과 몇 년 새 이 주변은 울산의 또 다른 역세권으로 발돋움했다. 쇼핑몰부터 영화관, 음식점, 카페, 기타 다양한 문화 향유 공간 등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과거 차를 타고 40분 넘게 남구로 넘어가야 풍족한 즐길거리가 있었지만, 이 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된 셈.
차로 10분 남짓한 거리에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가 도심숲 공간으로 재탄생해 SNS상에서 가장 핫한 장소로도 부각되고 있다. 너도나도 인증샷(인증+샷(shot))을 찍기 위해 타 지역에서도 방문하고 있는 상황. 특히 부산 지역 사람들이 광역전철을 타고 송정역까지 30분 안팎으로 도착할 수 있어 자주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편집자


부산~울산~경주~포항 신노선 2021년 3월께 개통
노포~양산 북정~신복로터리 광역철도 연결 추진
송정·태화강역·신복R 복합환승센터 기능 전망
도심 접근 쉬워져 관광산업 활성화 기대감 고조



 

# 시속 200㎞ 주행 부산~울산 30분 소요
한국도시철도공단은 동해선 복선전철화 사업의 개통을 2021년 3월로 예고했다. 현재 부산 일광 역~태화강 역(37.2㎞)까지 연결하는 사업 공정률은 현재 76%.
앞서 2016년 개통된 동해남부선 부산~울산 복선전철 1단계인 부전~일광(28.5㎞)구간까지 합하면 총 65.7km. 시속 200㎞/h급의 빠른 철도가 부전, 부산교대, 동래, 벡스코, 해운대, 기장, 태화강 등 주요 역 22곳을 통과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부산과 울산을 오고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30여 분.
울산과 부산을 오고가는 편리성이 지대해진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런 가운데 덩치를 점점 불리고 있는 북구가 해당 사업에서 제외되자, 지역 주민들은 (가칭)송정역 광역전철 연장운행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두달 간 북구 인구 20만 여 명의 약 20%인 4만명을 목표로 연장 찬성을 추진했는데, 3만2,000명이 초과한 총 7만2,574명이 동참할 정도로 주민들의 염원이 큰 상태다.
지난 2018년 기준 송정역 일대 인구수는 48만 5,000명으로 지난 2016년보다 3만 5,000명 정도 늘었다. 특히 올해 말까지 송정역 인근 송정지구에 2만 여명(6,188세대)이 입주 예정인 것을 감안할 때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해선 송정역 시설개선과 노선연장은 단순한 철도 노선 연장을 넘어 앞으로 전개될 울산과 부산, 경주를 잇는 동해남부권 교통의 밑그림을 새로 쓰게 된다.

# 경주·포항 연결 동해남부권 교통 인프라 대전환
울산과 부산은 물론 경주와 포항까지 철도가 연결돼 동해남부권의 생활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하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동해남부선이 연장 운행이 될 경우 송정역은 신복로터리, 태화강역과 함께 울산 내 떠오르는 주요 역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내다봤다. 단 이는 대중교통과 연계된 환승체계가 구체적으로 확립했을 때 가능하다.
울산발전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울산시가 발표한 신교통수단으로 총 4개의 노선으로 구성된 트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태화강역, 송정역, 신복러터리 역이 포함돼 있다"면서 "또 울산과 양산을 잇는 광역전철에 신복로터리역이 포함되고, 태화강역과 송정역에 동해선 복선전철이 들어서게 되면 이 3곳은 복합환승센터로서 기능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 KTX 울산역 이용 감소 간이역 전락 우려도
한편에선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울산 교통환경의 획기전인 변화 이면에, KTX 울산역이 간이역 정도 수준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울산~신경주 구간이다. 불과 34㎞ 거리에 고속철 환승이 가능한 신경주역이 위치하면서 울산의 동구, 남구, 북구 주민들의 동해남부선 이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는 '울산-양산 광역철도'사업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울산시는 울산과 양산을 잇는 광역철도 사업을 통해 언양과 KTX 울산역 등 서부권의 교통 이용 편리를 증진시킨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울산 신복로터리에서 울주 범서를 거쳐 KTX 울산역~언양~양산 북정을 잇는 노선으로, 현재 부산 노포~양산 북정을 연결하는 부산도시철도 1호선 양산선으로 이어진다. 총 연장은 41.2㎞이며 사업비 1조 1,761억 원을 투입한다.
김승길 박사는 "울산 도심에서 울산역까지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50분 정도 걸린다. 반면 동해선이 완료되고 태화강역에서 신경주역까지 환승하는 통행료와 시간 등을 고려한다면 인구 분산은 당연히 있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울산~양산 광역철도를 짓게 되면 양산에서 울산 도심으로 오고 가는 인구가 대거 KTX역으로 유인될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태화강 국가정원 계기 체류형 관광까지 이끌어내야
이 문제와 더불어 울산에서 부산으로 인구 역유출에 대한 염려도 큰 상황이지만, 반대로 생각한다면 울산으로 들어올 인구도 그만큼 많다는 뜻이된다. 울산시와 지역 구·군이 협업해 이 사태에 대비한 초석을 어떻게 다져놓느냐에 따라 오히려 인구 유입을 활발히 할 수 있는 등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각 지역의 특성을 살려 철도 교통망과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구의 경우 태화강역을 중심으로 인근에 있는 대표 중심가인 삼산으로부터 오는 길목에 있어 도로, 수목 및 가로등 정비 등을 통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울산의 대표 이미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또 최근 태화강국가정원이 지정된 만큼 이와 연계한 철도 사업을 다방면으로 구축해 관광객 재방문율을 높이고 나아가 체류형 관광객들까지 끌어들어야 한다.

중구는 남구와 마찬가지로 기존 시가지가 형성돼 있지만 일부 낙후된 구역이 있기 때문에 도시재생과 관련된 사업들을 고민해봐야 하는 실정이다.
바다자원이 풍부한 동구는 이를 활용한 관광산업을 형성해 도심에서 해당 지역까지 관광객들을 끌어올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일 대중교통 체계를 형성해야 한다.
주택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북구는 상업적 기능들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송정지구, 매곡 중산지구 등에 아파트 개발이 대거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북구는 송정역 역세권 마스터 플랜이라는 사업으로 어느정도 대비 태세에 있지만, 개발을 위해선 이 일대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이기 때문에 해제를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
울주군은 KTX울산역 인근에 전시컨벤센터 건립과 연계해 비즈니스와 관련된 상권들이 활성화돼야 한다.
더불어 이 두 지역은 전체 연장 25㎞(울주군 12.9㎞, 북구 12.1㎞), 면적은 76만2,719㎡(울주군 42만4,405㎡, 북구 33만8,314㎡)에 달하는 동해선 폐선부지에 대한 활용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정현욱 울산발전연구원 박사는 "사회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인구에 대비해 도심으로 인구를 집적하고, 시가지 중심으로 철도와 신교통수단인 트램을 놓아 역세권 형성해야 하고, 도시 외곽으로는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야 한다"면서 "현재 울산 내 부족한 기반시설들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현재 울산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어떻게 엮어 나가는지가 핵심"이라고 전했다.  정혜원기자 usjhw@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