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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수년째 침체 국면에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산업분야의 침체다. 하지만 여기서 파생되는 인구감소는 위험수준이다. 이미 울산은 3년째 인구가 줄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다. 

단순히 인구가 줄어든다는 사실이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활력이 사라진다는 점이 더 큰 일이다. 울산지역 인구는 지난 2015년을 고점으로 3년 연속 감소하고, 인구이동도 총 전입보다 총 전출이 더 많아 3년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그것도 주로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지역으로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부산이나 경남 등에서 노년인구가 유입되는 이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한마디로 젊은 도시 울산이 늙어간다는 이야기다.

실제 통계에서도 이같은 상황은 증명되고 있다. 울산지역 근로자 수가 1년 새 1,800여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올해 고용 형태 공시 대상 기업(300인 이상 사업장 46곳) 조사 결과, 근로자 수가 7만 7,10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만 8,910명보다 1,801명(2.3%) 줄어든 것이다. 울산 근로자 수는 2017년 9만 6,660명 이후 3년째 줄었다. 기간제 근로자는 1만 1,540명으로 조사됐는데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지난해보다 9.17% 포인트 증가했다. 

문제는 근로자 수의 감소 말고도 청소년층의 울산이탈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울산지역 고3 학생이 대학 진학을 하거나 청년이 일자리를 찾으러 울산을 떠나면서 지역 청년 인구 유출이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와 있다. 

울산시의회 손근호 의원이 '울산의 청년 인구 유출'과 관련한 시정 질문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손 의원은 "동남지방통계청이 조사한 2018년 부산·울산·경남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타 시도에서 울산으로 전입한 전입자 수는 총 3만 9,230명, 울산에서 타 시도로 전출한 전출자 수는 5만 1,884명으로 1만 2,654명의 인구 순유출이 발생했다"며 "이 중 20대 인구 순유출은 5,131명, 30대 인구 순유출은 1,710명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손 의원은 "이 통계자료를 보면 울산 인구 순유출 중 20·30대 비율이 54%로 울산을 떠나는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젊은 청년 인구"라며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점은 고3 학생이 울산을 떠나고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울산을 떠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울산시교육청이 조사한 2018학년도 고교생 대학 진학 현황에 따르면 고3 학생 1만2,016명 중 약 28%인 3,350명만이 울산 관내 대학에 진학했다. 72%인 8,666명이 다른 지역대학에 갔는데 이런 패턴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3 학생이 타 지역에 대학을 진학해도 그 지역에 바로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학생이 대부분이어서 청년 인구 순유출은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는 또 울산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것도 청년 인구 순유출의 한 요인이라고 봤다.

최근 한 조사에서 광역 시·도별 주민생활 만족도 부문이 울산은 39.3%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때 울산은 고도성장으로 가는 곳마다 일자리였고 돈벌이가 잘되는 곳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 때문에 사람이 모이는 도시가 됐고 이 바람에 인구는 120만을 찍고 150만을 바라봤다. 도시계획도 150만을 기준으로 세웠다. 이제 그때 그 시절은 옛이야기가 됐다. 3년 넘게 이어지는 울산의 인구 유출은 인구 규모를 어느새 110만도 위태로운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사람들이 떠나고 실업자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주력산업이 중심을 잃고 첨단산업은 갈 길이 멀다. 울산의 위기는 단순한 한 도시의 위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경제 심장의 위기다. 그래서 지금의 울산 상황은 대한민국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심각성을 알고 대책을 찾아야 한다. 사람이 모이는 도시를 만드는 일은 이제 시정 1순위가 되어야 한다. 사람이 모이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민관의 합심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떠나간 사람들을 다시 울산으로 오게하는 일은 쉽지 않다. 울산을 다시오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가야 하지만 지금 상태라면 탈울산 행렬이 멈출 것 같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모이게 만드는 일이다. 관광 인프라나 첨단 산업이 어우러져 있다해도 도시를 찾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그 도시의 시민이다. 울산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자부심, 울산 시민이 가진 애향심은 울산을 찾은 사람들에게 울산을 살고싶은 도시로 인식하게 한다. 울산시는 이 부분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울산의 정체성과 울산의 역사문화를 제대로 조명해 울산에 사는 이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울산으로 사람을 모이게 하는 일이다. 바로 그 작업이 침체된 울산을 다시 세우는 출발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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