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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국가정원 지정 이후 여러 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 주변 도로와 주차시설 등이 대폭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부터 다양한 주제의 볼거리 문제 등 각계각층의 주장이 거침없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전략적 결정기관인 울산시와 구군의 테이블에서도 이같은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열린 아이디어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다.

이 자리에서 울산시는 오는 10월 열리는 국가정원 지정 선포행사 준비를 위한 주차·도로시설 정비 등 단기적인 대응 계획을 내놨다. 국가정원에 포함된 중구와 남구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에 발맞춰 도시정원 사업을 확대하고 국가정원과 다른 관광지를 잇는 인도교를 새로 설치하는 등 각 지역의 인프라를 접목한 중·장기적 관점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울산시는 오는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국가정원 지정 선포행사 준비를 위한 단기적 대응 계획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 행사는 태화강 국가정원 선포에 따른 공식적인 출범식으로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여기에 맞춰 울산과 태화강의 홍보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울산시의 각 실국에서는 선포식 전까지 영상과 이미지를 제작해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당장 부족한 주차면수를 십리대밭 다목적구장 1면을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대책 등을 내놨다. 특히 방문객이 집중될 시 통행 불편이 예상되는 태화강 인근 도로 문제 해결을 위해 교통신호 및 대중교통 체계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장기적 대책과 관련해선 내년 상반기 '태화강 국가정원 진흥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해 정원시설 활성화 및 인프라 확충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모색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태화강 국가정원을 끼고 있는 중·남구에서도 의견이 쏟아졌다. 중구는 울산이 국가정원을 보유하게 된 만큼 이를 발판삼아 도심지를 순차적으로 정원화 하는 '도시 정원화 사업' 추진을 집중 건의했다. 이를테면 주택가 골목길부터 번화한 상업지역 등에서 주민들이 직접 마을정원을 만들고 가꾸는 참여형 사업과 우정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이 적극 참여하는 정원문화 확산 사업 등을 제시했다. 

기존 공원들에는 각 공원들만의 특색을 살린 정원을 조성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크기 공룡로봇이 설치된 공룡발자국은 양치식물 정원으로, 서덕출 공원은 조각 정원으로 꾸미는 식이다. 이 밖에도 태화강 국가정원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를 갖춘 태화근린공원을 조성하고, 이와 연계해 정원특화시장 및 생산단지를 운영한다면 경제적 이점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남구는 태화강 국가정원부터 태화강 동굴피아, 철새홍보관을 잇는 인도교를 설치해 국가정원을 찾는 방문객들을 지역의 다른 관광지로도 이끌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와 함께 삼호대숲 잔디밭 일원에 생태 습지를 조성하는 등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류형 관광상품을 도입하는 방안 등을 건의했다.

문제는 선포식에 따른 단기대책보다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에 있다. 선포식은 말 그대로 태화강 국가정원을 전국에 알리는 이벤트다. 이 행사는 단기적인 기획과 콘텐츠 구성으로 밑그림을 그리면 얼마든지 홍보를 극대화할 수 있다. 문제는 내년 봄부터 태화강 국가정원을 전국민이 찾아오게 만드는 일이다. 

울산은 태화강을 모태로 형성된 도시다. 강을 가진 도시는 풍요롭다. 아침나절 태화강 변을 걸어 본 시민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울산은 복 받은 도시다. 강안의 는개가 운치를 더하는 아침이면 강심 저편으로 반사되는 햇살이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희망과 에너지를 전한다. 잘 가꿔놓은 둔치와 멀리 펼쳐진 살아 숨 쉬는 자연을 그대로 보여주는 도심 속의 생태공원이 바로 태화강이다. 

강의 역사는 울산의 역사와 함께한다. 강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였고, 문명이 발원하고 문화와 예술이 피어났다. 태화강 일대는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와 설화와 문학이 남아 있다. 이제 우리는 태화강의 활용과 이를 통한 도시 이미지 극대화를 꾀할 시점이다. 지금 태화강을 강으로 이용하는 시설은 나룻배나 용선, 소규모 보트운항 정도가 고작이다. 

문제는 강을 어떻게 이용해 태화강을 풍부한 콘텐츠를 가진 국가정원으로 만드느냐에 있다. 강을 그대로 두고 보존하는 데 치중하면 강과 도시는 공존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제대로 된 강의 활용은 시민이 강을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국가정원 지정을 계기로 태화가을 제대로 시민과 함께 하는 강으로 만들어 시민과 관광객들이 태화강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할 시점이다. 이와 함께 강의 역사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보여줄 전시관이나 기록관을 핵심 콘텐츠로 만드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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