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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의 차기 시당위원장 선출을 놓고 원내외 당협위원장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자리의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평소 때라면 서로 사양하는 분위기지만, 내년 4월 21대 총선을 8개월여 앞둔 특수 상황이라 사정은 정반대다.

일단 차기 시당위원장이 맡을 가장 큰 역할은 내년 울산지역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야전 사령관의 역이다.

 

 



무엇보다 총선 본선행 티켓을 놓고 벌일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독 들이는 인물이 한둘이 아니다.

1일 자유한국당 울산시당 등에 따르면, 현 전국 시·도당 위원장의 임기가 이달 말에 끝나는데, 차기 시·도당 위원장 선거 일정은 당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해 조만간 통보될 예정이다. 현재로선 8월 하순이 유력하다.

당헌당규상 시당위원장은 시당운영위원회에서 선출해야 하지만,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차기 시당위원장도 당협위원장 협의를 통해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만만찮은 역할이 기다리고 있는 다음 울산시당 위원장직을 누가 맡을 것이냐다.

물론 울산 6개 당원협의회 위원장 모두에게 후보 자격이 있지만, 최근 당 사무총장직을 맡은 박맹우 의원(남구을)과 현 시당위원장인 안효대 동구 당협위원장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여기에 5선 중진인 정갑윤 의원(중구)이 시당위원장을 맡는 것은 격에 맞지 않기 때문에 정 의원 역시 제외 대상이다.

또 서범수 울주군 당협위원장은 현직을 맡은지 채 1년도 되지 않았고, 내년 총선을 이끌 울산 총책 역할을 맡기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차기 시당위원장 후보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된다.

이럴 경우 남은 인물은 재선인 이채익 의원(남구갑)과 원외인 박대동 북구 당협위원장 두 사람인데, 당연히 현역인 이 의원에게 우선권이 부여되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해서 박대동 위원장이 차기 시당위원장 자리를 사양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내년 총선 겨냥, 절치부심하고 있는 박 위원장의 입장에서 시당위원장을 맡을 경우 공천경쟁과 본선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내심 자리를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당위원장은 당협위원장들이 돌아가면서 순번대로 맡아왔고, 이번 순번은 이 의원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실린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의원이 차기 시당위원장직을 맡는데 대해 적지 않은 견제가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바로 내년 총선 출마 선거구를 이 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남구갑으로 선택한 당내 인사들의 반대가 노골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당 내에서 남구갑을 총선 선택지로 고려중인 인물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김두겸 전 남구청장,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최건 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당초 남구의 두 개 선거구를 놓고 저울질하던 출마예상자들이 이처럼 남구갑으로 몰린 것은 남구을의 박맹우 의원이 공천심사의 칼자루를 쥔 당 사무총장에 진출하면서 박 의원과의 공천경쟁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탓이다. 때문에 이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여야 할 처지에 놓인 총선 출마예정자들은 차기 시당위원장 자리가 이 의원에게 돌아가는 것에 대해 적잖은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차기 시당위원장직을 둘러싼 당내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키면서 결국 자리의 향방은 당 사무총장인 박 의원과 울산의 좌장 격인 정 의원의 입김에 의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최성환기자 cs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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