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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의 호국영웅에 대한 선양사업이 재조명되면서 특히 주목받는 곳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울산 울주군 두동면 구미리 111번지에는 전쟁영웅 4형제를 모신 묘비가 있다. 울산시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울산 남구 신정동 출신의 4형제다.


호국영웅 4형제는 이재양(1959년 작고)·류분기(1972년 작고) 씨 부부의 자녀 6형제 가운데 장남 이민건 육군 하사, 차남 이태건 육군 상병, 삼남 이영건 육군 상병, 막내 이승건 해병 중사다. 장남, 차남, 삼남은 6·25전쟁에서, 막내는 월남전에서 전사했다.


먼저 전사한 아들 셋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1950년 8월 15일 동시에 입대했고, 1년 뒤인 1951년 금화지구와 철원지구에서 장남과 차남이 전사했다. 삼남은 전사 일시와 장소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막내는 1964년 23세의 나이로 베트남 꽝나이지구에서 전사했다.


한 집안 6형제 가운데 4명이 자유와 평화를 위한 의로운 전쟁에서 희생당했다. 정부에서는 숭고한 희생을 한 4형제의 모친인 류분기 씨에게 1971년 6월 25일 보국훈장 천수장을 수여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아픈 가족사이며, 한 분 한 분 영웅으로 대접받기에 모자람이 없는 전과를 세웠다.


'국가유공 4형제'로 불리우는 호국영웅들은 초창기에는 유족들이 1997년부터 자비로 추모제를 시작했다가 이후 국가보훈처 등의 지원을 받으면서 공식행사로 격상됐다.
울산시와 울주군이 2007년 4형제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충효정 건립을 시작으로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4형제 묘지를 정비하고, 추모비석을 세웠으며, 묘역을 둘러싸는 담장 정비사업이 곧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호국영웅에 대한 성역화 사업을 위해서는 과감한 예산을 투입하고,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는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4형제 묘역의 성역화 사업을 위해서는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묘지 앞 1,000여평의 임대부지에 대한 정리 및 정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애국과 애족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가르치는 살아있는 호국교육의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기념관 건립은 필수다. 4형제의 애국적인 삶을 보여줄 수 있는 시청각교실 및 교재 등 알찬 프로그램 도입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유족들에 따르면 국가유공 4형제 묘역에는 초등학생부터 군인까지 지속적으로 찾고 있지만, 묘지를 둘러보는 정도 이외엔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없고, 주차공간이 정비되지 않아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국가유공 4형제를 다룬 '거룩한 형제'라는 뮤지컬이 문화예술회관에서 성황리에 공연되었다.
뮤지컬을 관람한 관객들은 한 목소리로 울산의 영웅이자 대한민국의 영웅이라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됐다고 한다.


호국영웅 4형제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해 국가유공 4형제 전사자추모사업회는 매년 6월 6일 4형제의 묘비가 있는 울주군 두동면 충효정에서 추모제를 거행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호국영웅 4형제의 숭고한 넋을 기리기 위해서는 첫째, 울주군청에서 주관하고 있는 현충일 추모행사를 울산시 주관행사로 승격시켜야 할 것이다.
둘째, 울산시도 국가보훈처와 협의해 정부 차원의 관심은 물론 예산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애국을 실천해주신 호국영령들의 선양사업과 성역화 사업이야말로 후세대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의무이자 책임일 것이다.
하나 밖에 없는 목숨으로 자유와 평화를 지킨 국가유공 4형제를 기리는 추모 사업에 울산시와 교육청은 물론 시민 여러분께서도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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