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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택배 트럭!임미성 지음·윤지회 그림문학동네
달려라, 택배 트럭!임미성 지음·윤지회 그림문학동네

# 네모난 바퀴를 보았니?
바퀴는 원래 네모였어
진짜야, 나만 아는 비밀이야
바퀴들은 아주 천천히
네 박자를 세며 달렸지
하나!둘!셋!넷!

고양이를 만나면
고!릉!고!릉!
찻길 건널 때까지 기다렸어
애호박을 만나면
호!박!살!려!
요리조리 피해 갔지

언제부터 바퀴는 둥글어졌을까?
그건 나도 모르는 일

천천히 네 박자로 가는
난 네모난 바퀴가 좋아
정!말!이!야!

동글동글 바퀴들이 달려갑니다. 시골버스도, 택배트럭도, 자전거 바퀴들도 동글동글 빠르게 굴러 목적지로 향합니다. 그런데 임미성 시인의 동네에는 네모난 바퀴가 있대요. 네모난 바퀴들은 아주 천천히 네 박자를 세며 달려간대요. 네모난 바퀴를 본 적 있나요?
원래 바퀴는 네모였대요. 시인만 아는 비밀이라네요. 네모난 바퀴가 고양이를 만나면 고양이가 찻길을 건널 때까지 기다리고, 애호박을 만나면 요리조리 피해 간대요. 줄지어가는 개미나 개구리를 만나도 네 발로 천천히, 개구리가 팔딱 뛸 때를 기다리거나 개미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주겠지요. 시인의 동네로 이사를 가면 네모난 바퀴의 자동차를 만날 수 있을까요? 시인의 동네로 가는 길은 어디일까요?

# 손잡이
손잡이가 없으면
문도 없는 거야
열 수 없고 닫을 수 없으면
문이 아니잖아

손잡이가 없으면
우산을 어떻게 들까?
가방은 업고 다니려나?
냄비는 뜨거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겠지?

네모난 문에도
둥근 냄비에도
가방에도, 우산에도
그래서 손이 있는 거야

손잡이를 잡을 땐
그 애의 손을 잡듯
부드럽게 악수를 하듯
손이 손에게
말을 걸게 하는 거야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면 시인의 동네로 가는 길이 있을 겁니다. 네모난 바퀴의 자동차를 타고 네 박자를 세며,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이 살고 있겠지요.
매미학교와 둘리 문방구를 지나 생선 가게의 도마를 만날 수 있을 테고, 고양이 가족의 사연, 외할머니가 보내주신 보따리 속 이야기, 운동하는 비둘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손이 손에게 말을 걸 수 있도록 마음이 마음에게 말을 걸 수 있도록, 손잡이를 하나씩 만들어두는 건 어떨까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택배상자를 열 때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동시나라로 가는 문을 열 수 있도록 말이에요. 아동문학가 장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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