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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암각화 보존 방안이 결국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해 영구적으로 수위를 조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0년 논란에 대한 결론인데, 사연댐 수위조절로 인한 물부족 문제 해결이 과제로 남았다.
9일 오후 4시 문화재청(청장 정재숙)과 울산시(시장 송철호), 울주군(군수 이선호)은 '암각화박물관 야외광장'에서 '반구대암각화 보존 및 세계유산등재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4월 29일 국무총리 주재 '낙동강 물 문제 해소를 위한 상호협력 합의'
이후 울산시, 문화재청, 울주군이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과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지속적으로 업무 협의를 한 결과다.

울산시 등 3개 기관은 협약을 통해 반구대 암각화의 지속가능한 보호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반구대암각화 보존계획 수립 용역' 등 대책 마련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또 울산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낙동강 수계 통합 물관리 방안 등 울산시 대체 수원 확보와 주변 관광 자원화, 환경 개선 등에 적극 협조하기로 약속했다.
 

울산시 송철호 시장, 문화재청 정재숙 청장, 울주군 이선호 군수는 9일 울산 암각화박물관 야외광장에서 '반구대암각화 보존 및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울산시 송철호 시장, 문화재청 정재숙 청장, 울주군 이선호 군수는 9일 울산 암각화박물관 야외광장에서 '반구대암각화 보존 및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이와 함께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울산시, 문화재청, 울주군 세 기관의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협약 내용은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계획 수립 용역이다.
이 용역에는 수문설치 방안이 집중 검토될 예정이다.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해 영구적으로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의미가 된다.

문화재청이 애초에 반구대암각화의 우선등재목록 신청을 받아들이는 전제 조건이었다.
용역에서 울산시는 반구대암각화 보존관리계획 수립과 안전관리 정밀 모니터링, 울산시 맑은 물 관리 종합계획 등을 맡는다.

문화재청의 경우 수위조절을 위한 수문설치 가능성과 하류 치수 영향 분석 등과 관련한 용역을 수행한다.

울주군은 천전리 각석 진입로 개설과 반구대 암각화 탐방로 정비 사업을 맡는다.
울산시는 지난 2014년 이후 사연댐 수위를 반구대암각화보다 낮게 유지해 반구대암각화의 침수 최소화와 보존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또 오는 2020년 3월까지 환경부가 추진 중인 낙동강 통합물관리 연구 용역에 울산의 부족한 청정원수를 운문댐 등에서 확보하는 내용을 담아 울산의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반구대암각화 주변 역사관광 자원화를 위해 현재 용역을 수행 중이며, 반구대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올해 말 문화재청에 세계문화유산 우선 목록 선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이후 1년 동안 준비과정을 거쳐 보존 방안 등이 수립되면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지난 20여 년간 각 기관의 입장 차이로 큰 진척이 없었던 반구대암각화의 보존과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며, 각 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로 반구대암각화의 보존과 세계유산 등재 업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고래, 거북, 사슴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과 수렵·어로 모습을 너비 10m, 높이 4m의 널따란 바위에 새긴 그림이다.
그러나 1965년 대곡천 하류에 사연댐이 건설되면서 댐 수위에 따라 물에 잠겼다가 드러나기를 반복했다.

그나마 2005년 상류에 또 다른 댐인 대곡댐이 지어지면서 수몰 기간과 빈도는 줄어들었으나, 큰비가 오면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2014년 8월부터 사연댐 수위를 반구대 암각화 최저 지점보다 1m 낮은 해발 52m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반구대 암각화의 근본적 보존 방안을 찾고, 울산시 식수 문제도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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