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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1대 총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내년 선거에서 '여의도행'을 저울질하는 전직 구청장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울산지역 구군 기초단체장 출신들의 총선 출마 여부가 관심을 끄는 것은 현역 국회의원 못지 않게 이들이 갖춘 지역 경쟁력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당내 치열한 '공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16일 울산지역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전직 기초단체장 출신들이 출마를 예고하는 등 대거 총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5개 구군에서 구청장 혹은 군수를 지낸 10여명의 인사들이다.

김두겸 전 남구청장(자유한국당 소속)이 이달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21대 총선 울산 남구갑 지역구 공식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첫번째 주자로 테이프를 끊자, 각 구군 전직 단체장들도 출마의지를 피력하거나 저울질 하고 있다.

남구에서는 서동욱 전 구청장(자유한국당 소속)이 거론되고 있는데, 서 전 구청장은 김진규 현 구청장의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대법원 판결 여부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입장이다.
서 전 구청장은 "남구청장 재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출마 양쪽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 "다만, 남구지역 총선과 관련 당내 인물들이 워낙 복잡하게 얽혀있어 내부결속을 우선으로 하되 제 거취를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구에는 박성민 전 구청장(자유한국당 소속)이 적극적으로 출마 준비를 하는 분위기다. 문병원 전 울산시의원이 지난 10일 기자회견으로 중구지역 국회의원 출마 시동을 걸면서, 박 전 구청장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박 전 구청장은 "중구 주민의 여론과 당내 의견을 적극 수용해 내년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녹록지 않은 보수정당의 현실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기초단체장 출신으로서 잘 대비해 보려고 한다"고 했다.

조용수 전 중구청장(자유한국당 소속)도 당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출마냐 불출마냐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울주군에는 신장열 전 군수(자유한국당 소속)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신 군수는 현재 공공기관 채용관련 비리로 기소된 상태지만, 피선거권에는 제한을 받지 않은 터라 출마 예고는 기정사실이라는 관측이다.

북구에서는 강석구 전 구청장(바른미래당 소속)이 출마를 준비중으로 알려져 현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역 내 경쟁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강 전 구청장은 "바른미래당 출범과 함께 울산시당 위원장으로서 정당 인지도 높이기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며 "울산시의원, 전직 구청장 출신으로 행정을 두루 거친 경험을 자산 삼아, 내년 총선 출마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북구에서는 조승수 전 구청장(정의당 소속)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에서는 권명호 전 구청장(자유한국당 소속)이 지역 행사에 분주히 얼굴을 내밀며 재기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권 전 구청장은 "동구 지역에서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여러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출마를 굳혔으며 지역 조직력으로 만반의 대비를 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또 중소정당인 이갑용 전 구청장(노동당 소속)도 전직 구청장으로서의 인지도를 무기삼아 내년 총선으로 여의도 행을 준비하는 태세다.

기초단체장 출신들의 여의도 입성 도전 여부가 관심을 끄는 것은 현역 국회의원 못지 않게 이들이 갖춘 지역 경쟁력 때문이다.

전직 구청장 및 군수는 기초단체를 운영한 행정 경험에다 지역 조직력이나 인지도 면에서도 장점을 가지고 있어 일부 현역 의원들은 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역정가에서는 "6개 지역구에서 현 의원과 기초단체장 출신 인사들의 '빅매치' 가 예상된다"며 "전직 기초단체장이 현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금배지 경쟁에 뛰어들면서 '창과 방패' 의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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