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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다나스를 필두로 링링, 타파, 며칠 전 태화강을 할퀴고 간 미탁까지 태풍의 활동 또한 왕성했으며, 많은 피해를 남긴 염포부두 화학선박 폭발화재는 울산 시민의 가슴을 서늘하게 했다. 사건사고가 많았던 여름이 지나가고, 길가에 코스모스가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울긋불긋한 가을 산의 고운 단풍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 지역에도 영남알프스를 비롯해 대운산, 문수산 등 단풍이 아름다운 산이 많이 있다. 영남알프스는 가지산을 중심으로 울산, 경남, 경북 접경지에 형성된 해발 1,000m이상의 9개의 산이 수려한 풍광이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알고 있다.


특히 매년 9월에는 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개최되는 등 영남알프스를 찾는 시민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산 뿐 아니라 타 지역의 단풍 명소도 많이들 찾게 된다. 산을 오르는 도전의식, 자연에서 얻는 힐링 등 등산으로 얻는 장점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가을산은 그 아름다운 변화만큼 많은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산에서 가을은 “여름의 연장이 아니라 겨울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단풍 시즌에는 산을 찾는 등산객이 증가하고 안전사고도 많이 발생해 구조대원들이 산악출동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울산시의 산악구조·구급건수를 보면 2016년도에는 190건이었으나 2017년도에는 211건으로 증가 했으며, 또다시 2018년도에는 305건이 발생해 전년 대비 44.5%의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9월말 현재까지 196건의 산악사고 출동이 있었으며 예년에 비해 더 증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이에 따라 가을철 안전한 산행을 위한 주의사항을 당부 드리고자 한다.


먼저 가을 산행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급격한 온도변화이다. 산행 중 비를 만나면 주저하지 말고 즉시 하산해야 한다는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이른 아침이나 땅거미가 지는 시간에는 갑자기 찾아올 수 있는 저체온증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 체온을 유지하는데 방풍·방수기능의 옷은 필수품이며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어 체온 조절을 용이하게 해야 한다. 일교차가 심한 가을 산에서는 열량 소모가 크므로 고단백, 고열량의 비상식량과 따뜻한 물이나 차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한 가지 더 조심해야 할 것은 뱀과 벌이다. 뱀을 피하기 위해서는 풀숲을 다닐 때 스틱 등으로 휘저으며 이동하고, 벌에게 쏘였을 때는 손으로 침을 빼려고 하지 말고, 카드나 두꺼운 종이 등으로 긁어서 침을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사고 즉시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즉시 119에 신고하는 것이다. 당연한 당부이지만, 산행 중 지나친 음주와 흡연은 절대 삼가해주시기 바란다. 음주는 안전사고와 직결이 되고 담배 불로 인한 산불이 발생해 귀중한 산림이 잿더미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9 신고 시에는 사고가 발생한 곳의 정확한 위치를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등산길 코스를 지나다 보면 세워져 있는 '산악사고 위치표지판'의 번호를 유심히 관찰해 유사시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신고 시 '산악사고 위치표지판'의 번호를 말해주면 구조대원들이 위치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빠른 대응으로 부상이나 피해를 줄이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신고 후 119상황실에 연락이 닿았을 경우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부상자의 상태 정도, 신고자의 연락처, 다친 사람은 몇 명인지, 응급처치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말해주면 된다. 움직일 수가 없어 닥터헬기가 필요한지도 알려주면 출동에 많은 도움이 된다. 무리해서 움직이기보다는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만약 구조대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핸드폰을 이용한 구조신호를 보내거나 큰소리로 주위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가을 산을 오르는 첫 걸음에 안전을 싣고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가을 산행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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