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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 and honey(우유와 벌꿀)

루피카우르

you must have known
you were wrong
when your fingers
were dipped inside me
searching for honey that
would not come for you
-The breaking

당신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당신이 잘못이란 것을
당신의 손가락이
내 몸속 깊이 들어와
벌꿀을 찾으면
그것은 당신에게로 가지 않을 것입니다.

△루피카우르(rupi kaur)= 1992년 인도 출생, 캐나다 토론토 거주, 시인 겸 아티스트 및 일러스트.

시인 박진한
시인 박진한

미국에서 살다 오신 한 여류시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시집 'milk and honey'(우유와 벌꿀)에 수록된 캐나다 및 미국에서 사회적 큰 반응을 일으킨 시를 감히 소개한다. 이 시는 시집에서 분류된 단락 'the breaking'(깨뜨리다)에 나오는 시 한 편이다. 27세란 나이답지 않게 대담한 표현주의 작가라 할 수 있으며, 시집 전체 아니 그 어느 곳에도 주어, 관계대명사, 관사와 문장의 시작과 끝에 대문자와 마지막 마침표를 하지 않음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의문의 시적 의도는 충분했다고 볼 수 있다.


대문자 하나 없는 시집, 또한 화자를 작게 함으로써 '시는 독자의 것이다.'라는 것을 확실하게 해버린 장치를 넣었다.
보는 순간 독자가 화자가 되어버린 현상과 적극적인 행동이 아닌 화자가 얼굴을 가린 페르소나 기법, 즉 소극적인 행동 같으나 대담한 행위의 표현이 큰 성적 반응과 불문율 같이 표현하지 않았던 것들이 등장시킴으로써 사회 통념상 표현하지 않았던 도덕 기준의 경계를 은근슬쩍 넘겨버린 직유로 행위를 사진처럼 묘사했다고나 할까.   


아무튼 시의 초점은 에로스의 본성을 애리하게 표현하고 있다. 비록 이 한 점의 시로써는 그렇게 볼 수는 없지만, 신문이라는 특수한 조건과 지면의 한계로 혼란스러운 시를 여러 편 소개 할 수 없기에 요즈음 젊은이들은 한 번쯤 읽어 볼 만 한 시집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또 하나의 큰 제목으로 여러 편을 실은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것 또한 주제를 하나를 놓고 여러 의견이 있는 것처럼 대담 방식으로 시인 혼자서 다양한 생각을 풀어 놓아 도전해 보고 싶은 시 쓰는 방식이다.  


오늘은 너무나 유명한 시인의 시를 평한다기보다 사회적 기준도 세월에 따라 급속히 변하고 있음을 알리며, 시인들 또한 보수적 기법의 경계를 무너뜨려야 소재의 다양성이란 큰 맥락을 잡은 시라고 하겠다. 쏟아지는 가을에. 시인 박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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