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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외곽순환도로 건설사업이 본격화를 위한 시동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정부의 지원이 냉골이다. 울산시는 외곽순환도로가 갖는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위상을 고려해 사업 완료시기를 오는 2027년까지 단축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이를 위해 내년도 국비로 300억 원을 요구했지만 현재 정부 국비반영액은 51억 원에 그치고 있다. 한마디로 홀대다. 예타면제에서도 부분 적용 등으로 분통을 터지게 한 정부가 예산 배정에도 늑장을 부리는 모양새다. 

울산시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예타면제사업으로 선정된 울산외곽순환도로 건설사업과 관련해 이번 주 중 '외곽순환도로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들어갈 방침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용역구간은 북구 농소 가대동~호계 오토밸리로 구간 4.5㎞와 호계~강동 6.3㎞ 구간을 포함한 10.8㎞ 구간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농소∼호계 구간만을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 용역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해당 사업이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에 근거한 사업에 해당함에 따라 나머지 구간인 호계~강동 구간까지를 용역 대상에 포함한 '타당성 평가' 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당초 호계~강동 구간 6.3㎞ 구간은 수년 전 울산시가 예타사업으로 추진할 당시 시행한 용역결과가 있어 제외키로 했었다. 건설기술진흥법에 근거한 타당성 조사는 총공사비 500억 원 이상의 건설공사에 대해 수행하게 되며, 타당성 평가는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에 따라 총사업비 300억 원 이상의 교통시설 투자사업을 대상으로 한다. 타당성평가는 타당성 조사와는 달리 국가교통 데이타베이스에 의한 교통수요분석을 하게 된다. 이번 용역기간은 6개월간이다.

이번 용역에서는 도로개설구간 관련계획 검토와 사회, 경제 현황 조사, 교통조사, 노선선정, 경제적 타당성 분석, 종합적분석, 재무적 타당성 분석, 타당성평가결과 및 건의 사항 등을 다루게 된다. 울산시의 용역 추진과는 별도로 한국도로공사 역시 외곽순환도로 고속도로 구간(14.5㎞)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 발주를 준비 중이다. 울산시는 이번 타당성 평가를 시작으로 외곽순환도로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오는 2022년까지 마치고 2023년 착공해 2028년 개통 예정이다. 외곽순환도로 총 사업비는 1조2,156억 원으로 울산 미호JCT~이예로 가대IC까지 경부고속도로 구간 14.5㎞는 국비 3,598억 원, 도로공사 3,602억 원 등 총 7,200억 원이 투입되며,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구간인 북구 가대IC~북구 강동IC까지 10.8㎞는 국비 2,099억 원, 시비 2,857억원 등 총 4,956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울산시민의 해묵은 숙원이자 지역 최대 현안인 울산외곽순환도로를 두고 중앙부처 수장들의 엇갈린 발언들이 튀어나온 것이 좋은 예다. 국가 금고의 열쇠를 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울산외곽순환도로 일부 지방비 투입은 "이미 확정한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고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전액 국비가 원칙"이라며 전혀 다른 소리를 해 왔다. 정부가 울산외곽순환도로 건설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확정해 놓고 뒤늦게 전액 국비 사업이 아닌 절반은 지방비를 투입하는 매칭사업으로 추진한다는 이야기도 답답한 이야기다. 결국 외곽순환도로의 경우 중앙정부는 정부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제각각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면서 혼란만 키워왔다.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된 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실제로 도시의 인프라는 많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정부를 향해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과 울산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 등 숙원사업을 건의해 왔고 이를 관철했다. 하지만 예산배정과 원만한 추진에 이처럼 걸림돌이 생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두 가지 사업 모두가 광역시에 걸맞은 도시 인프라 확충의 필수적인 사업이다. 더구나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사업의 경우 강동지구 관광산업 활성화와 일자리창출 등 경제적인 효과(2조 5,906억 원의 생산유발, 1만 1,660명의 고용유발)로 침체된 울산 경제가 재도약하는 계기가 된다. 대형화물 차량의 도심 우회 통행으로 대형안전사고 예방과 산업단지 간 원활한 물류 수송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이기도 하다. 

울산의 도로망 문제는 울산의 미래와 국가경제의 미래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울산의 도로망은 지형적인 한계와 지리적 특수성으로 고립된 구조를 띄고 있다. 무엇보다 내륙으로 진출하는 동서축의 도로망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KTX울산역이 신설되고 철도망이 연결되면서 이 같은 한계는 상당 부분 털어냈지만 여전히 육상 도로망은 열악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울산시는 외곽순환고속도로 사업 유치에 뛰어들었고 그동안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제 그 첫 삽을 뜨는 일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정부는 이 사업에 대한 집중적이고 포괄적인 투자를 통해 그동안 울산 홀대를 극복하고 지역 민심을 달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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