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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식이 많이 함양됐지만 일부는 여전히 길을 터주지 않는 차들도 있다보니 도로가 좁은 곳에서 교통정체가 일어나면 마음이 급해진다."

30일 오후 2시 온산소방서 청사 앞에는 소방차 3대와 소방관 13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 인력과 장비는 이날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을 위해 동원됐다.
 

덕신소공원~온산2차시장 등 4㎞
실제 출동시 진입 지연 구간 선정
차량 갓길 이동·일시정지 등 동참
캠페인 후 골든타임 확보율 증가


소방관들은 팀을 나눠 각각 지휘차량, 펌프차량, 구조버스에 자리를 잡 는 등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세번째 차량인 구조버스에 동승했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불에 그을린 장갑과 헬멧 등은 촌각을 다투었을 실제 출동 현장의 다급함이 고스란이 느껴졌다.

이번 캠페인은 온산소방서에서 출발해 덕신소공원, 온산2차시장과 강변도로를 거쳐 온산소방서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됐다.

이들 지역은 도로폭이 좁아 소방차가 진입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시민들의 길터주기 협조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곳이다.

캠페인은 약 4㎞ 구간에서 진행됐지만, 동네의 특성을 반영해 실제 출동시 진입이 지연되는 구간을 위주로 설정해 이뤄졌다.

시민들은 차량을 신속히 갓길로 이동시켜 서행하거나 일시정지해 소방차량의 길을 열어줬다.
가장 복병인 3번째 코스, 온산시장 인근에 진입했을 때였다.

편도 1차선 도로이다보니 가장 한적한 낮 시간대 임에도 차량들이 거북이 걸음을 했다. 중앙분리대도 없어 운신의 폭이 좁았지만 시민들은 이번에도 긴급구조차량을 보고는 서둘로 갓길을 확보하며 차량 진입을 도왔다.

다만 일부 차량들이 진로를 확보하려하면서 지엽적으로 동선이 꼬이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29일 화재에 취약한 주택가에서 온산소방서와 의용소방대가 불조심, 소방차 길 터주기 등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
29일 화재에 취약한 주택가에서 온산소방서와 의용소방대가 불조심, 소방차 길 터주기 등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

 


구조버스를 운전한 이환민 구조대원은 "소방차의 현장 도착 시간을 맞추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출동로 확보다"라며 "부락이 많은 울주군은 도로 협소 등의 문제로 출동로 확보가 난해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온산소방서 지휘조사팀 이상학 팀장은 "지난 2014년 시작된 길터주기 캠페인 이후 화재는 초기 진압을 위한 '골든타임'(7분) 확보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본부에 따르면 울산에서 소방차 도착시간이 7분 이내에 도착한 경우는 지난 9월 기준 전체 출동 567건 중 68.3%인 387건이다. 작년에는 887건 중 70.2%인 628건의 사건에 골든타임 내에 도착했다.  이희정 기자 us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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