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산 부족으로 존폐 위기에 있는 울산 동구청 소속 돌고래씨름단 정상화가 안개정국이다.
4일 동구에 따르면 씨름단 소속 선수 10명 가운데 올해부터 재계약이 이뤄진 선수 7명 중 아무도 계약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씨름단 운영이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 조선업 침체 예산 부족 주원인
애초에 입단할 당시 계약금을 받지 않고 들어온 선수는 4명이며, 나머지 가운데 2명도 그동안 2~3년 단위로 계약체결에 따른 계약금을 받아왔지만 올해는 이들 마저도 계약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통 씨름선수들이 입단을 할 때는 우수선수의 경우 2~3년 단위로 구단에서 계약금을 주고 별도로 연봉 협상을 한다. 계약금은 선수 개인 역량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동구는 지난해까지 대부분의 선수와 계약할 때 연봉과 더불어 최소 2,000만 원에서 최대 2억 원까지의 계약금을 주고 계약을 체결해 왔다.

이 같은 상황은 동구청의 악화된 재정과 무관치 않다. 동구는 우수 선수 스카우트의 전제가 되고 있는 계약금 지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계약금 지급은 구청의 예산 형편에 따라서 달라질 수 밖에 없으며,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 부족한 예산 확보를 위해 울산시에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선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계약 종료 예정이었던 선수 3명 가운데 한 명은 이미 팀을 떠났다. 나머지 두 선수는 이적을 저울질 하다가 시기를 놓치면서 계약금을 받지 못한 채 팀에 잔류했다.

# 초중고대·실업 연계 지역유일 종목
이적한 윤필재 선수는 지난 2014년 돌고래 씨름단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씨름단 간판 선수로 활약해 왔다.

윤 선수는 지난 2017년 실업 무대 입단 3년 만에 경북 구미에서 열린 추석장사씨름대회에서 태백장사(80㎏이하)에 등극했고, 지난해에는 충남에서 열린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활약을 펼쳐왔다. 그러나 동구의 예산 삭감으로 재계약이 불투명해지자 결국 의성군청으로의 이적을 선택했다.

지난해 입단해 23년 만에 최연소 백두장사(140㎏ 이하)로 등극한 오정민 선수 역시 올해 계약 만료인 상황이지만 동구의 예산 부족으로 재계약이 불투명한 상태다.

씨름단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돌고래 씨름단에 들어와서 빛을 본 선수들이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이적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예산 부족과 선수 이탈로 열악한 상황이지만 돌고래 씨름단의 여건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동구 관계자는 "씨름단의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로 울주군에 씨름단 이전을 제안했다"면서 "울주군은 봉계한우 등 특산물이 있으니 동구보다 훨씬 홍보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이렇다할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울산시 체육회 역시 돌고래 씨름단을 돕기 위해 나섰지만 확실한 해법을 찾지 못한 상태다. 지난 9월 오흥일 체육회 처장이 씨름단의 위기 상황과 팀 이적을 위해 이선호 울주군수를 찾았지만 원론적인 답만 전달받은 상태다.

# 해체시 지역 인재 유출 불가피
이와 관련해 울주군 관계자는 "이미 울주군에서 운영 중인 실업팀이 볼링, 장애인 댄스스포츠 등 두개 팀이나 되고 예산은 한정적이다. 한 팀을 더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팀을 폐쇄해야 가능한 일이다"라며 난색을 표했다.

울산시 체육회 관계자는 "울산에서 초·중·고·대학교에서 실업팀까지 연계되는 종목이 씨름이다. 초등학교는 방어진·여천초 2곳, 중학교는 무룡·대성중 2곳, 강남고 1곳 그리고 울산대학교 씨름팀에서 돌고래 실업팀까지. 울산의 씨름처럼 지역에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고, 지역에서 연계해 운동할 수 있는 종목이 거의 없다. 그러나 돌고래 씨름단이 울산 유일의 실업팀인 만큼 해체하게 된다면 지역 인재들이 타지로 이탈하게 된다"며 씨름단 존속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돌고래 씨름단의 예산 부족 문제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오던 문제다. 동구는 조선업 장기 불황으로 거둬들이는 세금이 줄었고, 구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씨름단 예산은 올해 10억 원으로 시비 5억 원과 구비 5억 원이 합쳐진 금액이다. 지난 2016년 씨름단 예산이 14억인 것을 감안하면 3년간 4억 원이 삭감된 것이다.  김가람기자 uskkl@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