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유한국당의 '영남과 강남 3선 배제론'이 내년 총선 물갈이 신호탄으로 작용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울산에서 유일하게 한국당 소속 다선 국회의원인 정갑윤 의원(울산중구 5선)의 향후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6일 울산정가에 따르면, 최고위원을 지낸 충청권 재선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차기 대권주자와 영남·강남 3선 이상 의원들을 향해 정계은퇴 또는 수도권 출마를 결단하라며 '인적쇄신' 압박에 나섰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총선 준비의 시작은 희생과 헌신, 결과는 승리여야 한다"며 "영남권과 강남 3구의 3선 이상 선배 의원들은 정치를 용퇴하거나 당의 결정에 따라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해달라"고 제안한 것이다.

이날 김태흠 의원의 발언으로 총선을 5개월여 앞둔 한국당에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불씨는 일단 당겨졌다는 관측이다. 불씨가 큰 들불로 번질지, 사그러들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3선 교체설'은 정치신인에게 문호를 개방해 당세를 확장하고 자기 혁신을 통해 민심도 잡겠다는 복안에서 거론되는 공천룰. 이 잣대라면 울산에서는 정갑윤 의원이 대상이 된다. 정 의원은 5선의원으로서 3선 의원 배제론에 해당되는 인물로 가시방석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내년 총선을 겨냥해 한국당 울산중구 도전의사를 내비친 박성민 중구청장과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으로서는 당내에서 일고 있는 '3선 퇴진론'이 확실히 공천에 힘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역 국회의원과의 맞대결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다선 의원 배제론이 반영되면, 자연스럽게 대안후보, 신진후보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이유에서다. 역대 총선에서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 폭은 항상 관심사였다.

이에 대해 박성민 전 중구청장은 "당의 체질 변화를 위해서는 유능하고 미래지향적인 신진인사를 위한 공간을 대폭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공천과정에서의 기득권을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용기와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도 "올초부터 울산지역 바닥 민심을 살피고 있는 입장에서, 민심에 부응하는 길만이 제1 보수정당으로서 지속가능하고 위상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과감한 인적쇄신, 대폭적인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만, 박 전 구청장과 정 전 대변인은 당의 '물갈이론'의 기류하에 정 의원을 직접적으로 거론하거나 대응을 가급적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의원 측에서는 '다선 의원 역할론'을 제기하면서 5선 의원으로서의 경험과 역할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한국당 내 차기 국회의장 후보 주자 3~4명 중 유력한 인물로 꼽히는데, 총선 배제론은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물갈이론, 젊은일꾼론은 선거철이면 때마다 흘러나오는 얘기로 크게 개의치 않는다"면서 "다만, 보수정당으로서 제1야당인 한국당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중진의원으로서 당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역량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중진 역할론을 강조하며 출마의사가 확고함을 시사한 셈이다.

한편 민주당 울산 중구 출마후보군으로는 임동호 전 최고위원과 함께 박향로 중구지역위원장, 김광식 근로복지공단 상임감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김형석 울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장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미영기자 myidaho@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