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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아세안간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오는 25~26일 양일간 부산에서 열린다. '평화를 향한 동행, 모두를 위한 번영(Partnership for Peace, Prosperity for People)'이라는 슬로건 아래 개최되는 이번 회의는 한-아세안 관계 발전현황을 평가하고 새로운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국내에서 열린 것은 2009년(제주), 2014년(부산)에 이어 3번째다. 부산은 5년 전에 이어 다시 한 번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아세안 국가 전반에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높일 전망이다. 정부와 부산시는 신남방 정책의 추진 동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상징적인 행사로 인식하고 준비에 만전을 다하는 모습이다. 특히 본행사 이외에도 경제협력, 문화·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함께 개최해 교류 활성화를 적극 도모할 예정이다.


동남권의 대아세안 교역 규모(수출입 합계)는 2000년 62억달러에서 2018년 250억달러로 연평균 8.1%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국도 같은 기간 383억달러에서 1,597억달러로 연평균 7.8% 증가했다. 동남권 전체 교역금액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9.0%에서 2018년 12.8%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아세안은 동남권 최대 교역국인 중국(13.3%)에 이어 2위 교역대상국의 위상을 차지하게 됐다. 같은 기간 미국은 14.3%에서 12.5%로 비중이 축소되며 3위를 기록했다. 지역별 아세안 교역비중은 부산이 13.5%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울산(12.8%), 경남(12.3%) 순이다. 2000~18년중 교역 증가세는 울산이 연평균 9.4%로 가장 높았다.


국내 총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불확실성의 부정적 영향으로 올 1~9월 중 전년동기대비 9.8% 줄었다. 대미국(3.6%) 수출은 소폭 증가했으나 중국(-18.1%)이 감소한 가운데 아세안(-2.1%) 수출도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동남권은 전국과 달리 올 1~9월 중 전년동기대비 1.1%의 수출 증가세를 시현했다. G2(중국 -7.6%, 미국 11.3%) 수출이 2.2%의 미약한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아세안(12.2%)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파악된다. 동남권의 대아세안 해외직접투자액은 2000~2009년 중 22억9,000만달러에서 2010~2019년 중 60억1,000만달러로 163.1%의 높은 투자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대중국 직접투자액은 33.1% 감소했고, 미국 직접투자액은 103.2% 증가했다. 동남권 전체 해외직접투자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0~2009년중 13.6%에서 2010~2019년 중 21.2%까지 상승하면서 아세안은 동남권의 최대 투자지역으로 부상했다. 같은 기간 미국도 13.8%에서 16.6%로 비중이 높아졌으나 중국은 20.9%에서 8.3%로 크게 떨어졌다.


아세안 국가 중 동남권의 최대 투자국은 베트남이다. 대베트남 누계투자액은 2000~2009년중 15억달러에서 2010~2019년 중 25억달러로 63.7% 증가했다. 2위 투자국 필리핀의 경우 같은 기간 7,000만달러에서 16억5,000만달러로 투자 급증세를 보였다. 동남권의 올 6월말 기준 등록외국인은 총 13만9,568명에 달한다. 이중 아세안 국적은 6만 3,982명으로 45.8%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국의 아세안 국적 외국인 평균 비중이 29.3%인 것과 비교하면 동남권은 아세안과의 인적교류가 매우 활발한 지역으로 볼 수 있다.


지역별 아세안 인구분포는 경남이 3만7,617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부산(1만9,389명), 울산(6,976명) 순이다. 특히 경남의 경우 전체 외국인중 아세안 국적 비중이 50.7%로 크게 높았으며 부산은 42.8%, 울산은 34.8%다. 최근 아세안을 둘러싼 한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교역국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주력수출 품목(기계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플라스틱제품 등)간 경합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상황만 보면 교역부문에서는 중국이 아세안 수입시장의 20%를 점유하며 가장 우위에 있다. 통상협력부문의 경우 일본이 아세안 6개국과 양자 EPA를 체결하는 등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우리 정부에서 신남방정책을 중심으로 교역을 확대하고 FTA 체결 등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그러므로 동남권 기업들은 정부의 아세안 교류 확대에 발맞춰 적극적인 진출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 및 일본 기업의 아세안 진출 전략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아세안 국가의 통상정책 변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자체에서는 시장진출 방법을 스스로 모색하기 어려운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아세안 시장 동향 및 법률, 세무, 회계 관련 정보 등의 서비스 제공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아세안 시장의 소비트렌드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아세안 국가의 각기 다른 종교 및 문화를 감안한 소비재 수출전략이 중요하다. 가령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국가들은 소비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나 할랄 인증 요구로 수출에 제약이 많다. 기존 진출기업의 성공요인 및 실패원인 분석 등을 통해 보다 정교한 맞춤형 수출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자체간 교류의 폭을 넓히는 노력도 중요하다. 현재 동남권은 6개국 12개 도시와 자매결연 혹은 우호협력도시 관계를 맺고 있다. 자매결연 도시를 추가 확대하고 기존 도시와는 실질적인 교류 강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동남권에는 아세안 국적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아세안 국가의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사회구성원으로 포용할 수 있도록 동남권의 다문화 역량을 높이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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