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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수능 한파가 찾아왔다. 올해 울산에서는 1만1,773명이 수능을 치르게 된다. 응시생이 지난해 1만3,219명보다 1,446명 줄었다. 울산시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오늘 아침 특별 교통 대책에 나선 상황이다. 

울산시는 교통 정보 제공 및 각종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교통상황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각 구·군과 울산경찰청, 울산교육청 간 비상 연락망을 구축해 신속한 대응 체계를 갖춘 상태다. 

오늘 아침에는 공공기관, 금융기관, 연구기관, 기타 50인 이상 사업체 등은 출근 시간을 9시에서 10시 이후로 조정했다. 수험생 등교 시간대인 오전 6시부터 8시 10분까지는 시내버스 배차 간격을 단축 운행한다. 시험장을 경유하는 478개 노선 시내버스에는 시험장 행 안내표지판을 부착하고, 운전자가 시험장 위치를 정확히 숙지해 응대할 수 있도록 사전 교육도 시행한다. 

각 구·군은 경찰과 협조해 시험장 반경 2㎞ 이내 도로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시험장 200m 앞에서는 대중교통 외 차량 진·출입과 주차를 금지한다. 경찰은 수험표 분실자·미소지자 발생 시 순찰차와 교통순찰대를 이용해 긴급 수송할 예정이며, 수험생 태워주기 장소 11곳(화봉사거리, 다운사거리, 학성공원, 태화로터리, 신복로터리, 공업탑로터리, 남목삼거리, 염포삼거리, 장검마을교차로, 언양터미널사거리, 덕신소공원)을 선정해 이동 편의를 제공한다. 영어영역 듣기 평가 시간대인 오후 1시 10분부터 1시 35분까지는 시내 주행 차량의 소음을 통제하고, 항공기 운항과 기차 운행 시간을 조정한다.

수능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우선 응시생 수가 큰 변화를 보이는 상황이다. 올해 울산은 1만1,773명이 수능을 치겠다고 원서를 냈다. 올해 기준 고3 학생이 1만2,000명가량이었던 것을 토대로 보면 대다수가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정부 집계에 의하면 실제 정시로 대학을 가는 학생은 20%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는 이미 수시로 대학에 합격한 상태다. 다만 최저등급을 확보하도록 한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능을 본다. 그래도 실제 수능을 치는 학생은 절반도 안 된다.

그런데도 시험 당일 시험장에는 상당수의 학생이 시험을 보기 위해 모여든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시험 때문이 아니라 수능 수험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수능 수험표가 다양한 혜택을 주기 때문에 일단 응시하고 표를 확보한다는 것이 입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너무나 달라진 입시 풍경이다. 

문제는 이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수능은 여전히 고교 3년의 학사일정을 마무리하는 중요한 통과의례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수능 이후의 수험생 관리는 교육 당국의 당면 과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는 순간부터 수험생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더 필요한 이유다. 이 때문에 울산시교육청은 수험생들의 생활지도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긴장감이 풀린 분위기로 인해 학생들의 비행 및 학교폭력 발생을 우려해 학생생활지도를 강화하기로 하고 경찰 등에서는 각종 대책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울산시 전 지역 6개 지구별(공업탑·울산대공원과 울산대, 무거동과 성남동, 옥교동과 남목, 일산, 방어진과 구영리, 언양읍과 삼산동)로 교육청, 경찰관, 교사, 7개의 안전망단체 등으로 구성된 봉사자들을 통해 일제히 합동 교외지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문제는 생활지도가 아니라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준비된 것들도 있다. 해마다 열리는 '수능음악회'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수능시험을 마친 울산지역 수험생들에게 학업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적 힐링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행사는 다양하다. 수험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 이벤트도 있다. 공연, 전시, 영화, 강좌 수강료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백화점 등 많은 곳에서 수험생을 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 것 같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것들이다. 특히 공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할인 티켓이나 가격 할인 등 상업성이 농후하다. 

문제는 이같은 프로그램에 수험생들의 참여도가 낮다는 사실이다. 전시나 공연, 강연이 수험생들에게 도움은 되지만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입시에 찌든 몸과 마음을 풀어낼 일회성 이벤트도 필요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차분한 행사도 필요하다. 울산을 제대로 알고 자신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프로그램 등 보다 현실적인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문제는 다양성이다. 보여주기식이거나 반복되는 행사가 아닌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에게 자신과 지역,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 시기를 통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공동체 일원으로 공감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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