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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입시 한파가 찾아 왔다. 해마다 수능 때는 온 나라가 입시열풍이 불었지만 그 열기도 이제 흘러간 옛추억이 될 듯하다. 올해는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입시 수시모집 확대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이 사상 처음 5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어제 치러진 2020학년도 수능 1교시 응시생이 49만552명이라고 밝혔다. 작년 1교시 응시생 52만8,595명보다 7.19%(3만8,043명) 줄어든 것으로 1993년 수능이 시행된 이래 처음으로 50만명을 밑돌며 최소치를 기록했다.


수능 응시생은 첫 수능인 1993년 8월 치러진 '1994학년도 1차 수능' 때 71만6,326명이었고 이후 2000학년도 수능 때 86만8,366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감소세를 보이면서 2005학년도 57만4,218명으로 60만명 선이 무너졌다. 그 뒤 5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2010학년도 63만8,216명으로 60만명대에 복귀했으나 5년 뒤인 2015학년도 59만4,835명으로 다시 60만명을 밑돌기 시작했다. 수능 응시생이 이처럼 줄어든 원인은 인구감소와 무관하지 않지만 제도의 변화도 큰 역할을 했다. 수능을 보지 않고 대학을 가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수능 이야기가 나온 김에 수능과 관련한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해보자. 수능 때마다 화제가 되는 출제에 관한 비밀은 여러가지다. 출제위원들은 거의 한달간 감금생활을 한다. 수능 출제위원은 수능 인력 사이트에 등록한 사람들에 한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에서 일괄 차출한다. 이 과정에서 협의는 없다.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이 관례이며  통보받은 출제 위원은 군사안보지원부대와 대한민국 경찰청을 통해 전과 여부 등을 조회하게 된다.

 

출제위원의 구성은 대학 교수와 고교 교사의 비율을 가능한 한 비슷하게 맞춘다. 주변의 어떤 교수나 교사가 10월초부터 연락이 끊기게 되면 출제 위원으로 갔다는 게 정설이다. 시험 한 달 전부터 문제 출제를 위해 인적 드문 합숙소에 외부와 완전 격리된다. 외출은 당연히 통제되며, 가족들과의 연락은 물론 외부와의 연락은 전면 금지된다.  다만 출제  당사자의 직계 가족이 사망했을 경우에 한해 장례식 참석을 사유로 외출이 가능하나 이마저도 장례식장에 경찰기동대 및 보안 요원이 동행한다.


과거 사례로 보면 상주가 된 출제위원도 3시간 남짓 장례식장에 머문 후 복귀한 예가 있다고 한다. 출제를 위한 공간은 극비다. 출제공간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기 위해 내부 공사 중인 건물로 위장하거나 건물 주위에는 펜스와 철조망을 쳐놓는 경위가 대부분이다. 물론 출제 장소는 매번 변경된다. 과거의 경우 휴양지 리조트나 외곽 연수원 등을 주로 사용했다. 보안은 철저하다. 출제 장소에서 나오는 휴지 하나도  함부로 유출되지 못한다.


인생이 걸린 시험이다 보니 부정행위자는 언제나 존재했다. 지난  2005학년도 수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대규모(36명이 입학 취소)의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수능 샤프도 부정행위 때문에 생겨났다. 초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컨닝용 샤프에 대한 이야기가 떠돌면서 2006학년도 수능부터는 샤프도 시험장에서 지급했다. 흔히 수능 샤프라고 불리는 물건이다. 올해는 8년만에 이 샤프가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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