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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영화 중에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인 30대 중반 여성이 누군가의 아내, 엄마 그리고 직장의 동료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영화로 많은 분들이 관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여기 '59년생 OOO'도 있다. 누군가의 남편, 아버지, 그리고 노동자로 살아온 분들이다. 소위 베이비부머세대의 한가운데 있는 분들로 1980년대를 전후로 조선업에 종사하기 위해 울산에 정착하신 분들이시다. 30~40여년간을  경제발전과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오셨는데 이제 정년이라는 이름으로 직장을 떠나게 됐다. 퇴직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축하와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축구경기는 전반 45분, 후반 45분 총 90분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물론 간혹 연장전이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후반으로 끝나게 된다.


우리의 인생도 비슷하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로 접어드는 지금, 5~60세 퇴직은 이제 전반전이 끝난 것에 불과하다. 아직 후반전이 남아있다. 전반전을 이기고 있었다면 그 기세를 이어가야 하고 혹 전반전에 부진했다면 잘 추스려서 역전을 노려봐야 한다.  퇴직 직후는 전반전이 끝나고 난 뒤 후반전을 맞이하기 전의 하프타임과 같다. 이 하프타임 15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후반전 경기의 성패가 달라질 수 있다. 충분히 휴식하고 재충전하고 작전을 다시 구상하고 선수를 교체하면서 후반전을 맞이해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하프타임을 잘 보내는 특별한 방법 4가지 '4W'을 소개한다. 첫 번째가 'When-축구경기의 15분을 확보하라'다. 내 인생의 하프타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 우선은 최장 9개월인 실업급여 수급 기간을 활용하고 각자의 필요에 따라 적정한 기간을 추가하면 되는데, 통상 1년~2년 정도가 가장 바람직하다. 기간을 정했다면 가장 가까운 가족과 지인들에게 그것을 알리고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Where-매일 나갈 곳을 정해두어라'다. 퇴직하고 가장 적응하기 힘든 것이 매일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전에는 매일 출근할 곳이 있었지만 이제는 가야할 곳도, 오라는 곳도 특별히 없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매일 갈 만한 곳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손쉽고 좋은 곳이 지역에 있는 도서관과 평생학습기관이다. 특별히 울산동구의 경우 필자가 근무하는 퇴직자지원센터가 있다. 인생설계에 필요한 교육과 상담을 받고 커뮤니티 활동에도 참여하고 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세 번째는 'Who-이전의 직장동료보다는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어라'다. 어떤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자신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직장동료 모임보다는 새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들이기 바란다. 이전의 직장동료들과는 과거를 회고하는데 그치지만 새로운 지인들과는 미래를 같이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관심있는 분야의 교육을 받고 그 교육 수료생들과 동아리 모임을 형성하고 서로 소통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What-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아라'이다. 인생1막에서는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되는 일에 집중했다면 인생2막에서는  비로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전념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지를 분명히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성격과 흥미, 적성을 알아보고 인생2막의 진로를 설계하고 준비해가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울산동구퇴직자지원센터에서는 생애설계아카데미, 목요퇴직학교, 생애설계상담사양성과정, 개인별 생애설계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동구 퇴직자지원센터는 퇴직자나 퇴직예정자, 그리고 인생2막 준비에 관심있는 지역주민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오셔서 자신의 행복한 인생2막을 설계하고 도전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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