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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 23대 임원 선거에서 조경근 후보가 새 지부장으로 당선됐다. 조 당선인은 현 집행부를 배출한 강성의 '분과동지회연합회' 소속으로, 이로써 노조는 4연속 강성 집행부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문제는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안 그래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던 현중 노사관계가 더욱 가시밭길을 걷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중 노사는 반년 가까이 올해 임금협상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조 당선인이 사측과 갈등을 겪고 있는 현 집행부 사무국장 출신인 만큼 새 집행부 역시 투쟁 기조에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 집행부는 사측과 문제가 생길 때마다 파업을 벌이는 식의 강성 투쟁에 나섰기에 앞으로의 노사 관계 역시 파업과 갈등의 연속일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조 당선인의 공약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 그룹 공동교섭 추진'도 노사관계 악화를 예상케 하고 있다. 그동안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따로 하던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사 노조와 공동교섭단을 꾸려 그룹사 전체 대표와 교섭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현중 임단협은 현재도 분할사 중 1곳이라도 타결되지 않으면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4사 1노조' 원칙으로 진행돼 해마다 타결이 지연돼왔다. 여기에 조 당선인의 공약이 현실화되면 이러한 현상이 심화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런 가운데 현중 사측이 올해가 지나기 전에 교섭안을 제시할지가 주목된다. 사측은 노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단 이유로 선거가 끝나기 전까진 교섭안 제시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노조 선거가 일단락 된 만큼, 사측이 곧바로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이 역시 노사갈등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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