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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국가예산 배정에서 울산은 3조 원 시대를 열었다. 그런데 부울경 3개 광역단체 가운데 국비 확보 상황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울산의 성적은 축하할 일만은 아니다. 

부산시는 2020년도 최종 국비확보액 규모가 7조755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확보한 6조 2,686억 원보다 8,069억 원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로 향후 핵심사업들의 속도감 있는 추진이 기대되고 있다. 경상남도의 경우 내년도 국비는 지난해 보다 8,478억 원이 증가한 5조8,888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국비확보액 5조410억 원에 비해 16.8%가 증가했고 8월 말 정부예산안 5조5,392억 원에 비해서는 6.3%가 증가한 규모다. 물론 단순 비교로 울산의 국비확보를 폄하할 일은 아니다. 울산도 올해 3조를 넘긴 국비확보를 달성해 나름대로 선전했다. 

울산시가 확보한 내년도 국가예산을 살펴보면 국고보조사업 1조3,339억 원, 국가시행사업 1조4,913억 원, 보통교부세 4,463억 원 등 총 3조2,715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2조5,512억 원 대비 28.2% 증가한 7,203억 원이 증액된 것으로 지난 2006년 처음 1조 원 대, 2015년 2조 원 대를 돌파한 이후 5년 만에 3조 원 시대를 열게 됐다. 울산시는 올해 5월부터 조선업 위기로 시작된 지역경기 침체가 내년에도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울산의 어려운 경제상황과 재정여건을 강조하고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해 왔다. 2020년도 주요 국비사업은 우선 신규사업이 시정 전 분야에 걸쳐 전년도 대비 81.3%(631억 원) 증가한 163건 1,407억 원이 반영됐다. 올해 초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예타면제 사업으로 선정된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 11억 원, 농소~강동간 혼잡도로 개설 55억 원, 농소~외동 국도 건설 50억 원, 산재전문공공병원 건립 42억 원 등이 반영됐다. 

수소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지원사업 74억 원, 태화강 국가정원 21억 원 등 울산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7브릿지(BRIDGES) 사업이 신규로 반영되어 본격적인 사업추진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ICT융합 전기추진 스마트선박 개발 및 실증사업 55억 원,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 20억 원, 5G기반 조선해양 스마트 통신플랫폼 구축 및 융합서비스 개발 30억 원 등 친환경 스마트 선박사업이 반영돼 조선업 위기극복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입된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생각을 지울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울산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인프라 구축에 많은 지원이 없다는 점이다. 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 11억 원, 농소~강동간 혼잡도로 개설 55억 원, 농소~외동 국도 건설 50억 원이라는 예산 배정은 말 그대로 찔끔예산이다. 이정도의 국비지원으로는 울산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도로망 이외에 국비지원이 필요한 외곽고속도로 등 입체적인 도로망은 요원하다는 점이다. 

울산이 후발 광역시라는 핸디캡 때문에 여러가지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가장 두드러진 대목이 바로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다. 기반시설은 시민들의 삶은 물론 지역경제와 국가경제의 중추역할을 담당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그야말로 쥐꼬리 수준이고 툭하면 타당성 등을 따지며 투자를 외면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울산시가 오는 2021년까지 도로망 입체화를 추진하는 부분에 대한 외면이다. 울산시의 남북 8축과 동서 6축, 순환 3축 정비기본계획안이 그것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옥동~농소 도로, 오토밸리로, 국가산단진입도로 등이 완공되고, 울산~포항 고속도로, 밀양~울산 간 고속도로, 외곽순환고속도로망 등이 구축되면 도심을 거치지 않고 외곽도로망을 이용해 목적지로 바로 이동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교통 혼잡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이들 도로망 가운데 일부는 완공됐지만 대부분은 계획단계에 머물러 투자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울산의 도로망에 대한 중요성은 각종선거 대마다 공약사업으로 부각될 정도로 이슈화돼 있다. 울산시가 도로 등 기본적인 인프라에 집중하는 이유는 울산의 교통혼잡과 교통사고 감소뿐 아니라 김해신공항 건설에 따른 울산, 경주, 포항권의 이용자 약 300만 명에게도 교통편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그동안 울산이 국가경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온 만큼 도로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외곽순환도로는 예타면제 사업으로 속도를 내야 하는데도 11억 원이라는 예산만 배정받은 것은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물론 기초조사 등 초기 공정이라 집중투자 시기가 아닐 수 있지만 다른 도로의 경우도 찔끔 예산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 정도라면 말 그대로 울산홀대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동안 울산의 경우 국비확보 문제에 있어서 언제나 홀대를 당해왔다는 사실이다. 가장 큰 이유는 지하철 등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정부는 앞으로 예산 배정에서 울산에 대한 보다 집중적이고 전폭적인 투자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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