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국내외 악재에 지역경기 한해 내내 '찬바람'
첩첩산중 국내외 악재에 지역경기 한해 내내 '찬바람'
  • 최성환
  • 2019.12.1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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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울산경제 결산
고용여건 변화에 미중분쟁·日 보복 등 여파
4대 주력산업 대부분 생산·수출 ↓ 직격타
불황형 흑자 지속 비제조업까지 침체일로
소비심리 얼어붙고 일자리찾아 탈울산행렬
기업들 사업다각화 등 위기탈출 모색 총력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6월 14일 조합원 3,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회사의 법인분할 주주총회 원천 무효 및 정부의 해결을 촉구하며 현대중공업 정문에서 울산시청까지 '현대중공업 노동자 대행진'을 개최했다.  유은경기자 usyek@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6월 14일 조합원 3,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회사의 법인분할 주주총회 원천 무효 및 정부의 해결을 촉구하며 현대중공업 정문에서 울산시청까지 '현대중공업 노동자 대행진'을 개최했다. 유은경기자 usyek@

일감이 바닥난 조선업 위기 속에 2019년을 출발한 울산 경제가 침체로 올 한해를 마감할 모양이다. 울산 경제의 동력인 수출은 올 한해 내내 비상 경고등이 켜졌고, 내수는 꽁꽁 얼어붙었다. 때문에 제조업 생산은 제자리걸음을 쳤고, 고용은 국고를 투입한 노인층의 임시 일자리만 늘었을 뿐 청년층 실업문제는 개선은 커녕 더 악화됐다. 실물경제 침체는 서민들에게 직격탄을 안겼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은 실업자로 전락하거나 다른 일자리를 찾아 탈울산을 감행해야 했고, 일부는 자영업자로 변신해 새 출발했지만, 가게 손님이 없어 빚과 근심만 늘었다. 열이면 열, 무엇하나 되는 게 없었던 황금돼지띠의 해 기해년이 저물고 있다. 편집자주


2019년 울산 경제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첩첩산중'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 분쟁, 세계 각 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높아진 수출 장벽, 여기에다 한·일 경제보복까지 겹치기 대외 악재 속에, 국내적으론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등 고용여건 악화는 기업에게 적지 않은 쇼크였다.

엎친 데 덮친 악재에 발목이 잡힌 울산 경제는 올 한해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수출 부진과 내부 침체가 생산 감소를 낳았고, 다시 수입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특히 울산은 전형적인 불황형 경제 현상의 경고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울산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여기에 집값까지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수출에선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인 울산의 4대 주력산업 중 자동차만이 체면을 지켰을 뿐, 나머지 조선과 유류,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은 한해 내내 죽을 쒔다.

# 올 울산 경제 최대 이슈 '현대重 물적분할'
주력산업의 침체는 곧바로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1월 57억6,000만 달러로 시작한 울산의 수출은 10월까지 한 번도 65억 달러를 넘어서지 못했고, 2월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50억 달러선이 무너지는 아픔도 겪었다. 8년 전인 2011년 월간 수출 100억 달러를 기록한 수출 강국 울산은 '왕년의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울산의 누적 수출액은 582억달러로 겨우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수출 부진은 수입 감소로 연결돼 10개월 동안 30억 달러 아래를 맴돌았고, 10월까지의 수입은 273억 달러로 전년 동기 299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수역수지는 흑자의 연속이었지만, 수출에 수입액이 따라잡지 못하는 '불황형 흑자'가 2013년 10월 이후 지난 10월까지 72개월 연속 이어졌다.

# 시민사회·정계까지 여파 노사갈등 후유증 지속
수출이 사상 최악을 기록하면서 기업경기지수와 소비자심리지수 등 다른 경제지표들로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리며 추락했다.

기업도시 울산 경제의 최후 보루인 기업들의 업황지수(기준 100)는 한 번도 80을 넘기지 못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기업경기지수(BSI)를 보면, 제조업은 1월 61로 시작해 5월 77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까지 70대 초반과 60대 중후반대 머물렀다. 비제조업 쪽은 더 엉망이었다. 1월 업황BSI 55로 출발해 지난 7월에서 74를 기록한 것을 빼고는 줄곧 50~60대로 극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실물경제 침체로 방황하던 울산 경제의 올해 최대 이슈는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이었다. 조선업 불황으로 쓰러져가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결정한 현대중공업이 물적 분할을 통해 중간지주회사를 만들고 울산 본사를 서울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지역 경제계는 물론 정·관계가 발칵 뒤집혔었다.

이후 회사의 조선해양 부문 본사는 울산에 그대로 존속하는 것으로 사안이 일단락됐지만, 울산의 대기업 중 유일하게 본사를 지역에 둔 현대중공업이었기에 본사 서울 이전설은 울산에 엄청난 충격파를 안겼다.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본사 이전을 반대하며 사상 유래 없는 삭발식을 단행했고, 지역상공계와 시민사회가 대규모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지역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이 때문에 물적 분할을 결정하는 임시주주총회장이 노조에 점거당해 주총장을 옮기는 소동 끝에 사태는 매듭지어졌지만, 대우조선 합병은 아직 진행형이고, 이로 인한 후유증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 2년반만에 아파트값 ↑ 새해 경제회복 신호탄 주목
현대중공업의 변신을 위한 몸부림 속에 울산의 다른 대기업들도 올 한 해 위기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현대자동차는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등 글로벌 시장 선정에 주력했다. 또 국제유가 하락으로 실적 부진에 빠진 SK에너지와 에쓰오일 등은 고부가가치사업으로의 영역 넓히기에 혼신을 다했다.

기업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소비자들의 지갑도 1년 내내 꼭꼭 닫혀 있었다. 울산지역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 11개월 동안 기준치 100 아래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했고, 소비자들의 이러한 수세적 인식으로 인해 CCSI는 지난달까지 20개월 연속 기준치를 하회했다.

울산의 올 한해 경제가 이처럼 총체적 난국에 빠진 가운데서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 것은 지난 9월 중순부터 시작된 아파트 매매가 상승이다. 무려 2년 6개월 간 추락하던 울산의 아파트 값이 9월 셋째 주에 하락을 멈추고 상승 반전한 뒤 이달 둘째 주까지 12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값이 지역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3개월간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이 맑아 오는 2020년 경자년의 울산 경제에 어떤 신호음으로 잡힐 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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