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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는 유난히 태풍 등 기상재해가 많았다. 울산시가 올 한해 울산의 태풍 피해에 대한 자료를 공개했다. 올해 울산에 직접 피해를 준 태풍 4건의 피해 규모가 모두 4,032건에 43억9,5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울산이 직접 영향권에 든 태풍은 제5호 다나스(7월 19일), 제13호 링링(9월 6일), 제17호 타파(9월 21일), 제18호 미탁(10월 2일) 4개다. 이들 태풍으로 인한 공공시설 피해 규모는 49건에 41억8,000만 원, 사유시설은 3,983건에 2억1,500만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공공시설은 하천(31건), 산사태(7건), 임도(7건) 피해 등이다. 사유시설은 주택(31동), 농경지(10.67㏊) 등이 타격을 입었다.

태풍 피해에 따른 복구 비용도 부담이 되고 있다. 울산시는 91억3,400만 원을 들여 태풍 피해를 복구하고 있다. 이 중 사유시설 재난지원금 6억8,800만 원은 모두 투입돼 복구가 마무리됐다. 공공시설은 총 84억4,600만 원(응급복구비 4억1,100만 원, 항구 복구비 80억3,500만 원)을 투입하는데, 현재 응급복구만 끝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태풍 다나스 피해시설 전체 6건 가운데 4건이 복구됐다. 나머지 2건은 공정률은 85%로 12월 중 복구된다. 울산시는 현재 실시설계 진행 중인 태풍 타파와 미탁 피해시설은 이달 중 설계를 끝낸 뒤 2020년 1월 복구공사를 발주해 여름 전 마무리하기로 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예상치 못한 태풍의 잇단 내습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울산시와 각 구·군의 선제 대응, 높아진 시민 안전의식과 협조 덕분이라는 게 울산시의 분석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기상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여름철보다 가을에 들어서는 시기의 기상 상황이 더욱 불규칙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과거 자료만 봐도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가운데 '가을 태풍'의 피해가 컸다. 지난 2002년 8월 30일 발생한 태풍 루사는 246명의 인명 피해와 5조1,479억 원의 막대한 재산 피해를 냈다. 재산 피해로는 역대 태풍 중 1위다. 지난 2003년 9월 중순 발생한 태풍 매미 역시 인명 피해 131명, 재산 피해 4조2,225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도 가을철에 울산지역은 유난히 긴 가을장마에다 잦은 태풍으로 지반 약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올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울산은 태풍 다나스와 링링 타파 등 4개의 태풍이 직간접 영향을 주고 지나갔다. 하지만 울산의 경우 태풍에 대한 아픈 기억이 많다. 

최근 한반도의 기후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최근 몇 년간 가을 태풍이 잦은 것도 이상 신호다. 기온이 해마다 올라가는 추세인 것도 문제다. 지난해 여름의 경우 사상 최고의 폭염을 비롯해 최근 몇 년간 울산지역의 여름 기후는 이상기후의 전형이었다. 20년 만의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가 하면 연일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열대야 일수도 크게 늘어났다. 기후 변화는 해마다 체감지수가 민감할 정도로 우리 일상의 문제가 됐다. 이는 해마다 기온이 오르고 있고, 그에 따른 국지성 호우, 폭설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울산지역의 경우 기후 변화에 따른 대책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각종 재난·재해나 물관리 문제 등 선제적인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태풍이 오면 가슴을 졸이면서 비켜 가기를 기다리는 수준의 대책은 이제 버려야 한다. 울산지역의 경우 산업화 이후 무분별한 난개발이 곳곳에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울산시의 관리대상으로 지정된 급경사지만 260곳이 넘는다. 재난과 관련한 대응시스템이나 경고방송, 주민대피 등은 미리미리 점검해야 한다. 재해나 재난사고는 미리미리 대비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태풍 링링과 타파가 울산을 지나갔을 때 많은 시민들은 태화강 범람을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타파 때에는 강우량이 차바를 뛰어넘는 수준이었지만 다행히 홍수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았다. 이는 산발적인 강우와 만조시간 차이 등에 의한 천우신조였다. 문제는 이같은 불안한 재해가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갈수록 잦은 가을 태풍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태풍부터 잘 대비하고 가을 태풍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대비책을 만들 시점이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태화강이다. 태화강은 이제 단순한 하천을 넘어 대한민국 국가정원 2호의 타이틀을 가진 강이다. 올해 태풍 때도 모든 시민들이 태화강의 범람을 걱정했다. 불가항력의 상황은 어쩔 수 없지만 대비할 수 있는 부분은 당장 올겨울부터 착실하게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 한번 무너지면 회복까지 엄청난 자산과 노력이 필요하다. 가능한 철저한 대비책을 만들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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