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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철의 도시다. 그 뿌리가 달천철장에 있다. 그 문화는 북구에서 쇠부리축제라는 이름으로 아어오는 중이다. 바로 그 쇠부리축제가 내년에는 5월 8일부터 10일까지 달천철장에서 열린다고 한다. 울산 북구는 제4차 울산쇠부리축제 추진위원회를 열고, 올해 축제 경과보고와 함께 내년도 축제 기본계획안을 보고했다. 2020년 제16회 울산쇠부리축제는 축제 장소를 기존 북구청 광장에서 달천철장으로 옮겨 진행한다. 축제 주제는 '이천년 철의 역사, 문화로 타오르다'로, 슬로건은 '새롭게 타오르다! Let's burning up!'으로 정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쇠부리제철기술 복원실험이 진행되고, 올해 처음 열린 타악페스타 두드락도 이어진다. 개막공연으로는 축제의 주요 키워드인 불과 두드림을 표현하는 불꽃과 타악퍼포먼스가 결합된 융복합예술 무대를 선보인다. 이 밖에도 울산쇠부리소리 공연, 전통대장간 체험, 전시학술행사, 체험행사 등이 다채롭게 열릴 예정이다. 특히 축제 장소를 북구청 광장에서 달천철장으로 옮겨 킬러콘텐츠를 강화, 축제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축제추진위 관계자는 "달천철장으로 축제 장소를 옮겨 진행하는 만큼 편의시설 확충에 더욱 신경을 쓰고 주민참여 확대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쇠부리축제는 이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울산의 대표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봄에 열린 올해 축제의 경우 다채로운 쇠부리행사와 문화행사, 전시학술행사 등을 진행했다. 쇠부리 제철기술 복원실험에서는 국내 최초로 울산쇠부리가마를 만들어 선철 83.3㎏을 생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문제는 기초자치단체인 북구가 부족한 예산으로 어렵게 진행을 해오다 보니 확장성에 여러 가지 장애요인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울산의 산업수도라는 이름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끈 주역이지만 그 역사는 실로 오래됐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철 채광장이자 대표 산업유적인 달천철장(울산시 기념물 제40호)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달천철장은 뛰어난 역사성과 산업수도 울산과 연계할 대표 문화관광자원이란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작 관련사업은 기초단체인 북구에만 맡겨져 활용은 미흡했다. 

달천철장은 울산이 철의도시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엄청난 역사적 실증을 보여주는 장소다. 바로 이곳이 쇠부리 축제를 통해 첫 제철복원 성공, 달내쇠부리보존회의 '불매가' 재복원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낸 바 있다. 과거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장 등 전문가들이 울산 북구를 찾아 달천철장이야말로 산업수도 울산과 결부시킬 대표적 문화관광 콘텐츠라며 쇠부리문화의 적극적인 육성을 조언한 바 있다. 

울산 북구는 이같은 유적 중요성에 따라 수년간 공원조성, 문화콘텐츠 개발, 쇠부리축제 등 유무형의 자원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인근 아파트 건설과 토양 비소(砒素)오염 등에 따른 주민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민원은 지금도 제기되고 있어 사업을 하루빨리 진행해야 하는 형편이지만, 한정된 예산 탓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지금도 달천철장 지역에 대한 민속, 철기, 관광 등 분야별 전문가의 추가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확실한 성과를 내려면 공원 조성부터 전시관, 쇠부리길 등 하드웨어와 축제 같은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데 이 역시 예산문제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 해답은 바로 울산시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산업수도인 울산이 앞으로의 먹거리를 어디에 둘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울산시는 이같은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달천철장 콘텐츠 복원과 인프라 확보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철의 도시 울산이 튼튼한 뿌리를 가진다면 이보다 더 풍부한 문화적 자신은 없기 때문이다

울산은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고 있는 롤모델이 됐다. 우연이 아니다. 울산은 한반도 철기문화의 심장이다. 그 증좌가 달천철장이고 불매질로 노동요로 이어진 유전인자가 울산의 땅과 사람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몇 해 전 석탈해로 시작된 울산의 철기문화를 이야기하며 아이언로드의 복원을 주장하면서 달천철장 일대는 새로운 문화콘텐츠가 되는듯했다. 제철역사관과 체험관, 전시관, 쇠부리축제장 등이 만들어지고 시베리아와 일본을 이어주는 아이언로드를 만나는 공간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무지한 문화재청과 복지부동의 행정은 시늉만 하고 페인트칠만 두루뭉술하게 발라버렸다. 울산의 달천철장은 그렇게 함부로 분칠할 장소가 아니다. 한반도 철기문화의 원형이자 해양문화와 대륙문화가 철기로 융합된 인류문화의 보물창고다. 바로 이같은 보물을 어떻게 가꿔나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노력이 시작됐다. 북구가 시작한 울산의 뿌리찾기를 울산시는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해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하나부터 열까지 제대로 살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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