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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7월 울산시 초대 민간체육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한해 180억원 가량의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울산시체육회 수장을 뽑는 선거이기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적지 않다.

이번 선거는 지금까지 지방 자치단체장이 당연직으로 맡던 체육회장 자리를 민간인으로 선출해 정치와 스포츠를 분리하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그러나 '깜깜이 선거'로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후보들의 공약을 확인할 수 있는 공약집이나 공개토론회가 마련되지 않는 등 후보 검증 시스템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거운동은 후보자 본인만 전화나 문자메시지, SNS 등을 통해 할 수 있다. 공개적인 유세는 선거운동 기간 전 출마 기자회견 정도에서 공약을 알리는 정도에 그친다.

이렇게 후보들의 면면을 살피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후보들의 공약보다는 인맥 등 연줄에 선거가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타 후보가 체육회 임원들을 대동하고 자신이 송철호 시장의 복심이라고 흑색선전을 하고 다닌다"고 언급하는 등  벌써부터 인맥선거에 따른 과열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울산시체육회는 총 예산 189억원 중 166억원을 울산시에서 지원받고 있는 등 지자체 의존도가 높은 상태여서 송 시장을 등에 업고 있다는 이미지가 선거에 먹힐 만도 하다.

하지만 이런 식이라면 결국 민간체육회장 선거는 그 취지를 잃게 될 뿐 아니라, 오히려 체육계의 분열을 조장하는 실패한 정책이 되고 만다.

그렇기에 선거권을 가진 체육회 대의원들의 역할이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이다. 반목과 분열이 아닌, 체육인들의 단합을 이룰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봐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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