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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9년 한해가 저물고 있다. 민선 7기의 두 번째 해를 맞아 새로운 모멘텀을 찾는 숨가빴던 한해였다. 무엇보다 울산은 최악의 경기 침체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자야 하는 과제로 출발한 한해였지만 그다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치적인 면에서 올해 울산은 전국의 뉴스 초점이 되는 진통도 있었다. 현직 부시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선거를 위해 청와대와 지역 정치가 음모를 꾸몄다는 이야기가 시중에 떠돌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울산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준 뉴스였다. 무엇보다 이제 곧 다가올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번 사건은 지역정가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 울산은 과거와 다른 정치지형을 갖고 있다. 보수의 성지처럼 인식되어온 울산이 진보정치의 심장으로 완전히 변모했다. 시장부터 기초단체장은 물론 시의회와 기초의회까지 진보정당의 후보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말 그대로 울산이 진보정치의 시험대가 된 셈이다. 이제 그 새로운 정치의 시험대가 다가오는 4월 총선을 통해 또한번 시민들의 선택을 받게 된다. 지난 2018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첫 업무를 시작한 시장과 교육감, 구청장 및 지방의원들은 이제 지난 1년 6개월 간의 업무에 냉엄한 평가를 받게됐다.

그동안 송철호 시장과 노옥희 교육감 등은 야당으로 있을 때나 후보로 선거에 뛰어들었을 때 갈망해온 사업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직접 챙겼다. 아직은 냉엄한 평가가 이른 시점이기도 하다. 첫 정권교체에 임기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냉정한 평가를 한다는 것은 속단일 수 있다. 하지만 새해부터는 그럴 시간이 없다. 울산은 지금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고 자영업자와 서민들은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단체장들은 임기의 절반을 향해 달려가게 된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리더를 원했던 시민들의 부름을 받은 울산의 단체장들은 이제 울산의 현실을 제대로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문제를 솔선해 해결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해 단체장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지금 울산의 현안이 어디에 있는지를 지난 임기 동안의 경험치로 잘 파악했으리라 짐작한다. 시민들의 삶에 가장 다가가는 정책,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 나가는 정책이 무엇인지 제대로 살펴주기 바란다. 이와 함께 그동안 우리 정치권은 그야말로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냉소주의를 키웠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방에서도 정치가 실종된 것은 다름 아닌 지역 정치인 스스로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생겨난 풍조다. 정치가 사적 이익이나 이념적 목적에 동원되는 수단으로 전락해온 결과라고 본다.

올해는 울산으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한해다. 인구유출이 4년째 이어지고 도시의 활력도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될 시점까지 왔다. 단체장들은 그럼 점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공동선을 위해 아낌없이 연대해 나가길 바란다. 지난 시간 동안 지역에서는 협치와 소통에서 아직은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공동선을 지향한 소통과 연대는 사회의 혈관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 즉 울산의 시정에 건강한 혈관이 깔리도록 소통과 연대를 최우선 정책으로 지향해 나가길 희망한다. 지방정치는 선출직보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몫이 더 크다. 시민의 원활한 협조와 지지가 있어야만 지역사회가 순탄하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과 중앙 정부가 인간 중심의 행정을 펼치는지, 각 정당과 정치인들이 국민복지와 행복을 뒷전에 두고 개인과 특정 단체의 이익만 추구하는지 철저히 감시 감독하는 것은 바로 시민들의 몫이다. 혹시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면 주어진 정당한 권리로 견제하고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이제 곧 총선이다. 울산은 이미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결정적인 변화를 겪었다. 그 결과 시장과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거의 대부분 지역에서 완승했다. 무엇보다 과거 집권당이었던 자유한국당에 대한 엄중한 질책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가올 총선은 이를 재평가하는 중간평가의 의미도 있다. 울산의 경우 정치신인들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성정치의 기득권이 강한 곳이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지형으로는 새로운 미래 울산을 그려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정치권은 이같은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울산시와 각 기초단체에서도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사업이나 정책에서 소모적 대립과 갈등 요인이 없는지를 살피고 소외되고 배제된 부분이 없는지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나가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갈등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에 대한 꿈과 소망으로 시민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우선순위와 속도의 문제를 제대로 살피고 어디서부터 울산의 문제가 막혀 있는지를 제대로 살펴 새로운 울산의 도약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주기 바란다. 그런 작업이 선행돼야 진정으로 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울산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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