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무림대회전의 서막
간절욱조조반도(艮絶旭肇早半島). 경자, 흰쥐해의 첫 햇살이 오른 시간 양산박의 청계는 홰를 쳤다. 양산문공. 재인통부(在寅統夫)의 야인시절 아호다. 양산칩거 시절 와대입성을 꿈꾸며 기른 열 마리의 청계가 108두로 늘었다. 한 번 홰를 치면 108두의 곡성이 천성산을 갈라 백두대간을 타고 북악에 이를 정도다.

그 시간, 재인통부의 장자방 강남좌랑은 급보를 받았다. 울산발 내통음모가 명권좌판의 요량으로 기각퇴출 됐다는 낭보다. 자칫 경자무림대회전의 초반악재로 부상할 기세였지만 좌판수성의 영장문턱은 아직 견고했다. 강남좌랑은 무선통발을 띄웠다. 시류협객에게 통발을 띄워 좌성결집의 신호를 보내야 했다. 

경자 아침 울산송공의 기각낭보를 접했소. 나 또한 어제 암수석열측이 감찰신공의 암수비첩을 판결회장에 넘겼지만 이제부터가 진검승부라 사료되오. 우파나발의 기세가 예상보다 뜨겁지만 모두가 암수석열의 매도잡술임을 제대로 알려야 하오. 시간은 우리편이오. 재인통부에 면목이 없지만 그래도 나는 사실과 법리를 뒷배로 암수석열과 일합을 겨룰 것이오. 시류협객의 언어압축술로 여론결집은 가능하다고 보오. 뒷일을 부탁하오.
강남좌랑의 맹신도인 시류협객은 심장이 쿵쾅거렸다. 무선통발에 숱하게 올린 강남좌랑의 미사여구가 이제 날개를 달았다. 무명소졸에게 무선통발로 회신한 것 자체가 통촉할 일이다. 협객은 경자 첫날 먹을 갈았다. "강남좌랑 해부신공으로 열을 올린 암수석열은 조악한 매도잡술이 까발려져 결국 치부악취가 드러났다. 그래도 염치를 모르는 우파잡부들의 기세는 수그러들줄 모르는 시국이다. 오불관언, 암수석열과 그 무리는 강호의 좌파군중을 개·돼지로 여기고 있다.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는 명약관하다"

시류협객의 잔망스런 혈기문자가 좌방에 살포되자 새해 첫날부터 좌파나발의 곡성이 우레처럼 움직였다. 역시 강호여론은 좌나발이 압도적이다. 춘사월 대회전의 경합수칙도 무임승차로 정해졌다. 합종연횡을 명분으로 했지만 실제로는 천하좌방에 하객 4부를 식객으로 거둔 셈이다. 이대로 가면 무림결전은 일방독주가 필연이다. 강호 일부에서 지존우방의 반격이 예사롭지 않을 것으로 방정을 떨지만 기껏해야 간자조합의 잔당교합으로 일합을 더 겨뤄주면 그만이다. 교안대행의 단식허수나 모발사투는 이제 약발이 없다. 어디 그뿐인가. 살수감찰방이 무림공론방에서 승인된 직후 지존우방의 내부분열이 곡성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첫 곡성은 구설준표가 뱉았다. "무능, 무기력이 지존우파의 실체다. 이대로는 사월 대회전은 필패다. 무림총사퇴 결의는 또 무슨 잡술인가. 아리수 얼음을 깨고 몸을 던지는 게 답이다. 지금 우파의 계책은 무방총단이 총사퇴하고 비상무림을 구성해야 한다" 창녕잠방에 몸을 숨긴채 구설만 나불대는 흘러간 협객의 곡성은 소리가 재잘거린다. 그래도 좌파나발에게 구설준표는 우파살수의 비첩이다. 연단 첫나발부터 구설준표의 비난잡술은 칠보단장을 하고 무선나발로 전파될 것이 분명하다.

# 천하좌방과 지존우방의 결전태세
좌파나발과 좌파군중의 열기는 뜨겁지만 그래도 천하좌방의 근심은 깊어가고 있다. 정유대회전 이후 방파의 세력은 친문계로 포장됐지만 강남좌랑의 실족과 재수잡부의 구설은 치명상이다. 그래도 삼철과 오방이 지켜낸 친문마방의 걸개는 여전히 굳건하다. 와대는 강철대오로 여전히 강건하고 여의도 본방의 금고에 넣어둔 금빛 휘호는 단 한번도 자리를 옮긴 적이 없다. 무엇보다 오방의 내공은 더욱 깊어졌다. 재성겹공·진성달공·청래독공·민희좌공·김현불공 모두가 오방죽파의 책사다. 비록 원조 계파는 아니었지만 양산문공을 재인통부로 만든 일등공신들이다. 여기에 새롭게 오방의 영역을 넓힌 이들이 둘이다. 종민촉수와 재정여견이다. 그래서 청래독공은 사월 결사를 앞두고 오방죽파를 칠방정파로 개편할 태세다. 칠방이면 삼철을 능히 잠재우고 천하좌방의 실세로 군림할 수 있다는 계산서가 나왔다.

삼철은 어떤가. 한마디로 가소롭다. 삼철이 누군가. 잔불신공을 강호에 퍼뜨리고 양산문공의 와대입성에 홍겹탄자를 깐 책사 아닌가. 은둔시절 문공일파의 비책을 새롭게 고쳐 쓴 내공에다 친노비결은 물론 좌빨향신 제조법까지 전수받아 와대장악 이후 좌방 방장의 실세로 자리한 세력이다. 그 삼철의 중심이 정철대부다. 서역 백산자락에서 현민교랑을 앞세우고 재인통부와 교감지공으로 대권접수를 결의한 책사 아닌가. 그런 연유로 강남좌랑이나 오방, 칠방 따위와는 격이 다르다. 
문제는 와대로부터 터져 나오는 잡음이다. 지존우방이 내부분열로 사분오열되고 있지만 교안대행이 곡기단절술을 구사한 뒤 출사교안으로 거듭나면서 사생결단술로 와대비방에 나설 태세다. 교안공이 들고나온 비리첩보는 선거농단술과 감찰농단, 금융농단 삼대비리다. 재수잡부의 비리무마에 울산마방 방장농단 의혹과 친문의전 시전특혜 등을 '3대 농단'으로 규정하고 배후를 와대로 지목했다. 애초에는 기세가 미약했지만 갈수록 덕수평원의 태극무리의 기세는 비등하다. 광화평원을 잔불로 장악하고 좌성방파를 와대진입으로 이끈 회한이 설핏 스쳤지만 설마 태극무리가 그 세로 급등할 순 없는 일, 하지만 일각에서 사월대회전을 앞두고 우파방장들이 혈서응집을 시도한다는 간자의 첩보도 있지 않은가.

사월 무림대회전은 천하좌방의 100년집권의 기초다. 어떻게 이룬 무림지존인가. 와대외박이 순실잡녀와 농단잡술을 부린 것을 석희나발의 대서특필로 경천동지 한 것이 시작이었고 북극지 연루설과 발경이론을 역풍으로 휘몰아 친 것이 마무리 비책이었다. 지금은 사방이 암흑이다. 음모론과 농단설이 뒤숭숭하고 북극지의 정은변공의 변심술이 연일 헛기침이다. 한 겨울 북극지는 유난히 강호에 편서풍만 날리는 시국인데다 드런대공의 위협비행은 갈수록 첨단살기로 요란하기만 하다. 시간이 없다.
와대에 서설이 내린다. 재인통부는 붓을 들었다. 천재설소 혁신운흥(天災雪消 革新雲興) - 모든 재앙은 눈처럼 녹아 없어지고, 개혁의 혁신은 구름처럼 일어나리라. 먹빛이 아무는 시간, 좌성나발과 시류협객 무리들의 입과 손이 빨라졌다. 천하의 발성기는 와대전언을 서설처럼 흩뿌린다. 가히 좌파발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