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정·지역사회 하나 돼 평등한 영어교육 출발선 마련
학교·가정·지역사회 하나 돼 평등한 영어교육 출발선 마련
  • 하주화
  • 2020.01.0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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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교육의 변화, 울산의 미래가 보인다] 1.울산형 영어교육
울산시교육청이 '울산형영어교육'을 도입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27일 초등영어교육 정책토론회를 열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이 '울산형영어교육'을 도입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27일 초등영어교육 정책토론회를 열고 있다.

울산교육이 체질개선을 위한 몸부림 중이다. 10년 만에 교육청 조직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고 '학생중심교육' 실현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제2의 태동을 앞둔 교육 현장을 통해 울산의 미래비전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영어교육과정 대수선
2006년 원어민 수업 도입 이후
학부모 사교육비 부담 역효과
市 예산 대규모 삭감 계기 혁신


'다듣영어'브랜드 내놔
현직 원어민 교사 재계약 않고
실력있는 한국인 전공자 배치
예산 7억여…효율성 향상 집중


자기주도학습 촉진자
자연스러운 노출 기회↑ 목표
전문 교수학습개발 역량 강화
온·오프 학부모동아리 구축도

2020년은 '영어교육 혁신'의 원년이다. 울산시교육청은 '다듣 영어'라는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울산형 영어교육'시대 진입을 선언했다.
여기에는 듣기중심의 교육과정을 울산에서 개발해 학습효과를 검증한 뒤 이를 전국으로 전파시켜 '사교육의 뇌관'으로 불리는 영어수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그 전까지 우리 교사들의 교수학습역량을 높여 지난 15년 간 수업을 보조해왔던 원어민교사들로부터 영어교육을 독립시키고 학부모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원어민 147→105명 예산 10억 줄어
'울산형 영어교육'은 소통이 가능한 한국교사들에게 영어수업을 온전히 맡겨 학습효율을 끌어올리 것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이에따라 올해부터 계약이 만료된 원어민교사에 대한 재계약을 이어가지 않고, 관련 예산을 영어교육혁신에 투입하기로 했다.
지역 초·중·고교에 배치된 원어민 보조교사(울산외고·에너지고의 제2외국어 필수교사 5명 포함)는 2019년 총 147명에서 2020년 105명으로 줄어든다.

초등학교에서는 원어민을 종전 105명에서 81명으로 줄이고, 과도기적 혼선을 막기 위해 이들을 전체 109개교에 순회하는 방식으로 투입해 현행 수업의 큰틀은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중학교의 경우는 배치된 17명을 초등학교로 전원 이동시키기로 했고, 필수 영어교사 7명만 배치된 고교는 그대로 두기로 했다.
원어민 감축은 울산시가 원어민 관련 예산을 삭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종전 원어민 수업을 그대로 이어가려면 65억 원이 필요한데 시가 그동안 부담해왔던 25억 원 중 20억 원을 삭감하면서 4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시교육청은 10억 원만 증액해 올해 원어민 수업 예산을 지난해보다 10억 원 적은 55억 원으로 맞췄다.

#연구 결과 한국인 교사 효과 더 높아
시교육청이 부족해진 원어민 예산을 자체예산으로 모두 보전하지 않은 것은 이참에 새로운 영어교육과정을 개발하겠다는 정책기조가 반영된 결과다.
시교육청은 지난 2006년 처음 도입된 이후 예산 대비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원어민 수업을 획기적으로 '대수선'하기 위한 고민을 이어왔다.

시교육청 전인애 장학사는 "어차피 한국 교사가 전반적인 수업을 진행하고 원어민 수업 중간 중간에 발음 시범을 보이는 것이 역할의 전부다"라며 "원어민 교사들이 대부분 한국말을 하지 못하다보니, 이마저도 영어를 알아듣는 소수 학생들만 따라가고 나머지는 멍하니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 장학사는 "한국 영어수업에 원어민이 투입된 뒤 영어학습에 대해 학부모들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 늘어났고, 이는 사교육비 급증과 학생들간 영어실력 격차로 이어진 상황"이라며 "원어민 교사가 학생들에게 해외문화를 간접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는 있다. 그러나 영어학습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는 입증되지는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경기도는 지난 2018년 서울대 교수와 함께 원어민 보조인력 교육적 효과성에 대한 정책연구를 진행했고, 원어민 보조인력보다 초등영어전담교사들을 통한 영어교육이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경기도는 이에따라 원어민교사가 자연감소하면 재계약하지 않고 한국교사로 이를 대체하는 정책을 추진했고, 지난해 기준 전체 초등학교 중 11%에만 보조교사를 배치하고 있다.

#대한민국 영어교육 세번째 격동기
울산도 영어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확립하기 위한 장기비전을 제시해야하는 때이고, 이를 위해 원어민교사의 자리를 우리 교사들이 흡수해 나가야한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원칙이다.
원어민교사제도는 영어전담교사가 부족했던 15년 전 교육현장에는 적합했지만, 실력있는 영어교육전공자들이 쏟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는 부합하지 않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진단이다.
한국의 영어교육은 지난 1997년 초등 3학년에 영어교과가 신설되면서 첫 변혁기를 맞았다.

이후 회화 등에 대한 수요자의 요구가 발생했지만 초등교사가 이를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1992년이 돼서야 국내 교육대학에 영어교육전공과가 개설됐기 때문에 당시에는 일선학교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영어전담교사가 부족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원어민영어보조교사제도가 도입되면서 영어교육은 두 번째 변화의 과정을 거쳤다.
전 장학사는 "과거와 달리 국내 교육대학에서 영어교육전공자들이 다수 육성됐고, 이들은 수준급 영어실력과 교사로서의 소양까지 두루 갖추었다"며 "이제 우리의 영어교육은 네이티브(Naativ)수준의 실력을 갖춘 한국교사들이 영어수업의 혁신을 이끄는 세번째 격동기 앞에 서있다"고 강조했다.

울산시교육청이 '울산형영어교육'을 도입을 앞두고 지난해 10월 25일 영어교육정책변화 모색을 위한 협의회를 열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이 '울산형영어교육'을 도입을 앞두고 지난해 10월 25일 영어교육정책변화 모색을 위한 협의회를 열고 있다.

#가정-애니 쉐도잉 학교-역할극 수행
시교육청은 영어교육의 혁신을 알리며 내세운 브랜드가'다듣 영어'다. 이는 '다(多) 들으면 다(ALL) 들린다'를 뜻하는 말로, 자연스러운 언어습득을 중시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초등학교 첫 영어는 듣기 중심 학습을 통해 흥미를 갖게한 후 3~6학년 때는 학교 안팎으로 영어에 노출될 기회를 확대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기초적인 회화가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학생들은 스스로 영어수업을 준비하면서 학부모와 함께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을 이어가고, 교사와 학교는 이를 도와주는 '촉진자'역할을 한다는 것이 울산형영어교육의 골자다.

이를 테면 학생들이 가정에서 영어로된 애니메이션영화 1~2편을 반복 듣기 및 쉐도잉(따라 읽기) 하기 등을 수행해온 뒤 학교에서 역할극 등을 통해 회화를 심화시키는 방식 등이다.
시교육청은 이같은 영어교육풍토 확립을 위해 △학교교육과정혁신 △학부모·시민 패러다임변화△교사역량강화 등 3단계의 교육기반을 조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이를 위해 내년 원어민 예산의 증액폭을 줄인 대신 별도로 7억8,800만원을 확보하고, 이같은 기반을 마련하는 데 쓰기로 했다.
학교교육과정 혁신을 위해서는 지역 초등영어전담교사가 올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전문적학습공동체'를 구성하고 새로운 교수학습법을 개발하게 된다.

119개 학교마다 1~2명씩의 교사가 참여해 비영어권에서 활용되고 있는 영어교수학습법을 학교현장에 적용해본 뒤 공동체에서 이를 공유하고 진화시키는 방식이다.
공동체는 비영어권국가 영어교사 출신 전문가 2~3명을 초빙해 영어전담교사들이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멘토링을 받는다.
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현재 영어교육 성공 국가로 평가받고 있는 핀란드 지역 영어교사 경력자와 접촉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5월 중 비영어권 영어학습전문가와 지역 초등영어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울산형영어교육 모델 구축을 위한 토론의 장을 열고 교사중심의 영어교육 혁신의지를 공론화할 계획이다.
7월과 8월에는 전문적학습공동체 교사 40명으로 구성된 연수단을 꾸려 비영어권의 영어교수법 벤치마킹을 위한 해외체험연수를 진행한다.

이어 10월에는 교사, 학부모, 시민, 국내외 영어교수법 전문가들이 모두 모여 컨퍼런스를 열고 영어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공감대형성의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학부모·시민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서는 자녀의 영어교육을 돕는'학부모공동체'를 조직하게 된다.
시교육청은 먼저 올 3월 희망 학부모들을 모집해 교육을 실시하고, 4월 교육을 수료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다듣영어' 실천 지원동아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5월 부터는 학부모 동아리를 정식으로 구성하고 교육과 멘토링을 거쳐 영어교육에 동참하는 학부모를 확대해 나간다. 오프라인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부모를 위해서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운영할 예정이다.
전 장학사는 "울산형영어교육은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등이 교육공동체가 되어 학교 안팎에서 학생들의 영어노출기회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골자다"라며 "공교육이 평등한 영어습득기회의 '출발선'을 보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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