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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장기적인 침체에 빠져들었다. 사람들이 떠나고 실업자가 넘쳐난다. 주력산업이 중심을 잃고 첨단산업은 갈 길이 멀다. 울산의 위기는 단순한 한 도시의 위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경제 심장이 위기다. 그래서 지금의 울산의 상황은 새해 대한민국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주력산업 쇠퇴 영향으로 3년 넘게 계속된 제조업 취업자 감소와 내수침체 등 구조적 요인이 지역 고용시장을 얼음장으로 만들었다. 

울산 가구 수도 오는 2037년부터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전망도 나와 있다. 2045년이 되면 울산에서 1인가구는 전체 30%를 웃돌면서 보편적인 삶의 형태가 될 전망이라는 보고서도 나왔다. 일자리가 줄면서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사람이 늘고 있는 데다, 산업재해·고령화 등으로 사망률은 전국 최고 수준인데 애 낳지 않는 현실까지 겹치면서 울산지역 인구절벽의 심각성은 더해진 상황이다. 

문제는 울산을 떠나는 이들을 잡아둘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인구는 곧 도시의 자산이자 미래성장의 담보물이다. 인구감소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울산시가 비상대책을 내놨다. 울산시는 '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울산' 실현을 위해 2020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확정했다. 울산시는 민선 7기 전·후반기 반환점을 맞는 올해 최우선 시정 목표를 '울산 재도약'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8개 분야 43개 중점 추진 과제로 구성된 올해 주요 업무계획을 확정했으며,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8개 시정 분야는 △좋은 일자리와 활기찬 지역경제 △과감한 혁신으로 산업 위기 돌파 △재난 걱정 없는 안전한 울산 △시민을 위해 더 편리한 도시교통 △대한민국 일류 생태정원도시 △함께 키우고 돌보는 울산형 복지 △문화관광산업 생태계 활성화 △시민참여로 꽃 피우는 열린 시정 등이다.

분야별 주요 내용을 보면 '좋은 일자리와 활기찬 지역경제'에서는 이달 출범하는 일자리재단을 통해 일자리 관련 정책 기반을 견고하게 다진다. 지난해 완성한 '울산형 일자리 로드맵'이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하고, 자동차산업 고용안정을 위한 패키지 지원 등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에 힘을 모은다. 노동인권센터 개소(3월), 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 지원 등 노동 존중 가치 실현을 위한 산업도 추진된다.

'과감한 혁신으로 산업 위기 돌파'에서는 수소 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육성과 수소 시범도시 조성 등 수소에너지 실증 기반 확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과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구축 등 첨단 에너지 신산업 선도 등이 포함됐다. '재난 걱정 없는 안전한 울산'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재난 예·경보 시스템 개선, 두왕·태화·우정·반천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방사능 재난 대응체계 강화, 국가산단 지하배관 안전진단과 개·보수 등이다.

'시민을 위해 더 편리한 도시교통'에서는 옛 울주군청사 복합개발과 울산형 소규모 도시재생, 도심형 공공임대주택 확대, 시내버스 노선체계 최적화 모델 개발, 함양∼울산 고속도로 중 밀양∼울산 구간 12월 우선 개통 등이 담겼다. 

'대한민국 일류 생태정원도시'에는 태화강 국가정원 진흥계획 수립, 울산환경공단 설립 추진, 산업단지 완충저류시설 설치 등이, '함께 키우고 돌보는 울산형 복지'에는 저소득 독립유공자 유족 생활지원수당 지원, 복지종사자를 위한 복지 증진, 모든 출산가정 지원금 지급, 공공 산후조리원 건립 등이 주요 사업으로 꼽혔다.

'문화관광산업 생태계 활성화'에서는 울산 콘텐츠코리아 랩 개소(3월), 문화파출소 운영, 수운 최제우 유허지 동학관 개관(10월), 울산국제영화제와 비보이 페스티벌 개최 등이 예고됐다. '시민참여로 꽃 피우는 열린 시정' 분야는 시장공약 이행률 제고, 주민참여예산제 활성화, 공익제보 활성화, 열린시민대학 본격 운영 등으로 구성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민선 7기 출범 후 지난 1년 6개월 동안은 도전과 혁신을 통한 불황 탈출에 주력했다"면서 "올해는 그동안 노력을 토대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울산 재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공감이 없다면 공허한 구호에 불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정책의 추진과 함께 시민들의 자발적인 반전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시민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동력이다. 울산을 언제나 찾고 싶은 도시,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이는 시민들부터 바뀌어야 가능하다. 정원도시 울산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울산이라는 방점을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민의식을 바꿔 가는 범시민 운동이 필요하다. 바로 그 변화의 중심에 시정의 방향을 두어야 한다. 새로운 각오, 새로운 정신으로 올해를 설계해 나가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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