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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자료사진)

 

울산의 새해 첫 주 아파트값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인기 지역인 남구와 북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른 반면, 울주군의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락한 탓이다. 연초 비수기도 매매가 상승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감정원이 9일 발표한 '2020년 1월 첫 주(1월 6일 기준) 전국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울산의 매매가격은 0.09%, 전세가는 0.17% 각각 올랐다. 매매가와 전세가는 16주 연속 동반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전주 0.1%와 전전주 0.15%에 비해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울산의 이번 주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전국 평균(0.07%)에 비해서는 높지만, 수도권(0.11%)이나 지방 5대 광역시(0.10%)의 상승 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울산의 주간 매매가 상승률이 0.1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둘째 주 이후 8주 만이다.

이처럼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꺾인 주된 원인은 5개 구·군 간의 등락 차가 두드러진 데다 울주군의 매매가격이 폭락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각 구·군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남구와 북구가 각각 0.3%와 0.26%로 상승 폭이 컸고, 동구와 중구는 각각 0.1%와 0.09%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이번 주 울주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무려 0.5%나 추락하며, 울산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을 끌어내렸다. 전주 0.26% 하락에 비해 2배 가까이 떨어졌다. 울주군의 매매가 낙폭은 2018년 8월 마지막 주(-0.52%) 이후 1년 4개월 만의 최저치 기록이다.

울주군은 지역 내 실수요층에다 외부 투자까지 유입되는 남·북구와 달리 외부 투자자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는 데다 재개발 요인도 없는 탓에 매매가격이 힘을 받지 못하는 구조다. 여기에다 온양읍 등 울주군 남부권과 범서읍 등에 산재해 있는 노후 아파트들이 매매가 하락을 부추기면서 지역 전체 가격까지 떨어뜨리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울주군은 조선업 등 주력산업 장기 불황으로 2년 6개월간 추락했던 울산의 아파트값이 상승 반전에 성공한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3~4주씩 번갈아 가며 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가격대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비해 나머지 4개 구의 아파트값은 남구와 북구의 고공 랠리 속에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지난 3년여간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던 동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11월 둘째 주 보합을 기록한 뒤 상승으로 돌아서 이번 주까지 8주 연속 올랐다. 

특히 지난해 연말 현대중공업이 수주 실적을 끌어올린 데다 새해 초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황산화물 배출 규제가 LNG선 등의 수주 호재로 작용하면서 동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에도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한편, 울산의 아파트 전세가도 매매가격에 동행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울산의 이번 주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 0.17%는 전주 0.18%보다는 약세였지만 전국 평균(0.12%)은 물론 지방 5대 광역시(0.11%)보다 높은 수준이고, 인근 부산(0.04%)이나 경남(-0.01%)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이 올랐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선 "올해 울산 주력산업의 업황 회복 기대감이 그렇게 높지 않은 만큼 지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아파트값은 큰 폭의 변화 없이 현재의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문제는 올해 본격 추진되는 도심 재개발과 신도시 개발 효과인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지역과 매매시점, 가격대 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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