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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재난 방재시스템을 벤치마킹하여 울산교육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24일부터 27일까지 3박4일의 일정으로 학교안전 업무담당자 30명과 대만을 다녀왔다.

첫째 날, 101빌딩의 윈드뎀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그 거대하고 웅장한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직경 9㎝의 4줄 와이어로프(wirerope)에 매달려 있는 댐퍼가 2015년 실제 지진에서 약간씩 움직여 건물을 안정화 시키고 있는 영상을 직접 보니 내진 기술력의 발달 정도에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둘째 날, 또 하나의 거대한 충격! 타이중 921 대지진의 흔적을 만났다. 7.3의 강도로 대만의 20세기 가장 큰 강도의 지진 당시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교실은 처참히 무너져 내려 앉아 있었고 높게 융기되어 뒤틀려져 있는 운동장 트랙을 보니 지진의 심각성이 강하게 느껴졌다. 이곳이 활성단층대 상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이한 것은 활성단층에 위치해 있지 않은 바로 옆의 초등학교 건물은 피해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활성단층 지도를 제작해 시민들에게 홍보하여 지진에 대비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이곳에 있는 지진방재교육관에는 그 당시에 교사 건물에 사용되었던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보여 주고 이를 보강하기 위한 내진 시설의 종류를 전시해 놓았다. 우리나라 학교의 현재 시설과 같은 정도의 구조로 되어 있어 내진 보강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함을 알게 되었다. 울산의 경우에는 2024년까지 모든 학교에 내진 보강을 완료할 계획을 갖고 있어 어느 정도 안심은 되었지만 미 보강된 학교에서는 불시 지진대비 훈련 등을 강화해야 함을 느꼈다.

그리고 지진의 P파, S파 체험시설을 통해 P파는 S파보다 파괴력은 작지만 2배가 빠르고 S파는 느리지만 파괴력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원리를 지진조기경보시스템에 적용하여 예보한다고 한다. 울산지역 학교에는 기상청과 협업해 과거 지진 피해 학교를 중심으로 15개교에 지진통보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나 이를 점차 확대해 나아가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셋째날, 방재과학교육관을 찾아갔다. 우리나라의 안전체험관과 같은 것으로 각종 재난 상황을 설명하고 안전 체험교육을 하기 위한 시설이었다. 

여기에는 화재대피 승강기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것은 화재 발생 시 대피하기 위한 승강기로써 무동력으로 사람의 하중을 이용해 자동으로 내려가도록 설계되어 있어 화재 대피 시 매우 유용한 것 같아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시설의 도입을 고려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는 타이베이시 정부 교육국과 현지 학교의 재난대피 훈련 상황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다. 우리나라와의 시스템을 서로 비교해 볼 수 있는 유익한 교류의 장이었다. 여기에서 느낀 점은 우선 안전교육 계획 수립을 교육국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울산의 경우 학교안전계획에 대해 평가하고 환류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현장 중심의 안전체계가 갖추어질 수 있도록 함께 작성해 보고 재난대피 훈련까지도 지원해 주는 방안을 모색해보아야 될 것이다.  

그리고 대만의 경우 지진 대피 메뉴얼이 간단·명료하게 되어 있었다. 

대만에서는 지진 발생 초기의 3가지 요령으로 ① 엎드리고 ②가리고 ③ 움직이지 않는다를 지진 대피시 3대 원칙으로 '① 밀지 않고 ② 不語 ③ 뛰지 않는다를 그림 동작으로 간단하게 표현하여 알기 쉽게 안내하고 있다. 우리 울산에도 접목해 보고 싶은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점은 태풍 대비 시 휴무(교)에 관한 사항이었다.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 대만의 지방정부에서는 모든 시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회사와 학교에 휴무 또는 휴교를 명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태풍의 강도가 우리보다 강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은 들었지만 시민들에게도 휴무를 명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주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우리 지역에서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휴무를 권장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대만의 연수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깨닫게 되었다. 시급히 도입해야 할 사항도 있고 행정력의 한계 또한 느낄 수 있었다. 결국은 모두가 다 함께 협력해야 만이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모든 아이들이 안심하고 행복한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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