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인 시인이 시를 쓰고, 김 륭 시인의 해설로 감상하는 '아이스크림 눈사람'에는 4부 58편의 동시가 실려 있다. 마치 아이스크림 숲에 든 듯 시들은 달콤하다.
2010년 제11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수상한 이정인 시인은, 동시 '남자들의 약속'이 국어교과서에 수록되면서 이름을 낸다. 잡지에서만 얼굴을 비추던 시인의 안부가 궁금했는데 '달나라 반달시'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떡방아 찧는 일을 주업으로 하는 토끼들의 일이 끊긴 게 못내 안타까워 계수나무 동네를 떠나지 못하는 시인. 토끼들의 생계 걱정으로 가득한 시인의 가슴으로 쓴 시를 감상해 보자.
토닥토닥 토끼야
달 토끼는 이제부터 떡방아를 찧지 않기로 했대
'계수나무떡방앗간' 간판을 내린대
아이들이 떡을 좋아하지 않아서 가게 꾸리기가
힘들다나
쪽배 선장이 될 거래
밤하늘 길을 자기보다 더 잘 아는 토끼는 없을
거라나
행성 사이사이 골목길도 다 꿰뚫고 있대
달 토끼는 수억 년 내려오던 가업을 잇지 못해
슬프지만
그 시절 아름다운 이야기는 대대로 전해줄 거래
"달나라 반달시 계수나무로 1길/토끼 방에 불이 켜지지 않았어"로 시작하는 시 '반달'로 시인은 '반달시 계수나무로'에 산다는 걸 들켜버렸다. 10㎝가 채 안 되는 콘아이스크림에서 눈사람을 발견한 시인의 감성에 매료된다. 58편 어느 한 편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11시 33분! 우리 동네 명난로 25번지'드림 마트' 영업 종료 시간이 임박했다. 잠옷 위에 롱패딩을 겹쳐 입고 브라보콘을 사러 뛴다. 아이스크림 눈사람과 속삭일 밤을 위하여. 남은우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