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 원동력은 자유와 책임
경제발전 원동력은 자유와 책임
  • 울산신문
  • 승인 2020.01.13 23:00
  • 기사입력 2020.01.13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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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5,000년 한민족 역사에서 지금처럼 자유와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국가의 경제적 위상이 이처럼 높았던 적이 없었다. 일제 식민지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6·25전쟁 직후인 1953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67달러에 불과했다. 대한민국 경제는 1960년대 시작한 산업화와 함께 급성장해 1인당 국민총소득이 1977년 1,000달러, 1994년 1만 달러, 2006년 2만 달러, 그리고 2018년에 3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섰다.

대한민국은 인구 5,000만 명이 넘는 국가 중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은 세계 7번째 국가인 경제 강국이 된 것이다. 가난하여 선진국의 지원을 받던 나라에서 후진국을 도와주는 나라가 되었고, 수많은 개발 국가에서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부러워하며, 우리의 경험을 배워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성공한 나라고 자랑스러운 나라다.

무엇이 대한민국의 경제적 발전과 성공의 원동력이었는가? 선진국의 역사는 그것이 개인의 자유와 책임이었음을 경험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개인에게 경제활동의 자유가 주어지되 결과에 책임지고, 개인의 재산권을 보장하며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한 국가일수록 강한 경제부국이 되었다.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도 헌법이 부여한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 그리고 재산권 보장이라는 시장경제 원칙이 존중되면서 가능했던 것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성공한 나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본질적 가치가 위협받고 있다. 그 결과 우리 경제가 위기에 놓였다. 아직 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선행지수는 역대 가장 긴 기간 동안 하락하고 있다. 2019년 상반기 외국인의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투자(FDI) 규모는 작년보다 45.2%가 감소한 반면, 국내 기업의 엑소더스(exodus), 즉 '탈한국 현상'은 점점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반도체, 선박, 철강,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의 주력산업마저 침체를 겪으며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개별 국민의 소득성장 속도보다 정부의 재정지출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다. 1인당 국민소득이 1994년 1만 달러에서 2018년 3만 달러로 3배 커지는 동안 국가예산은 1994년 70조 원에서 2018년 429조 원으로 6배 커졌다. 같은 기간 예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했다. 국가경제에서 정부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3년간 GDP가 9% 성장할 때 세금은 35%가 증가했다. 정부가 민간의 소득으로부터 징수하는 세금이 늘어날수록 소비자, 가계, 기업 등 민간부문이 지출할 수 있는 소비, 저축, 투자 여력은 감소하고 나라경제에 전반적인 비효율과 생산성 저하가 초래된다. 

고령화와 복지수요 증가에 따른 재정확대는 장기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재정수입의 증가는 세율을 올리는 것보다 국민소득 증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세수증가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납세자인 국민이 세금 증가에 동의하려면 증가한 세금만큼 국민이 느끼는 공공서비스의 품질이 향상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조세 재정 정책은 과거보다 재정 여력이 더 있음에도 아무런 고민 없이 세금 더 걷기에만 몰두하는 무책임성을 보여 주고 있다. 국가재정이 커지는 만큼 국민의 가처분소득은 감소하기 마련이다.

현대사회는 단순히 돈이 많다는 것만으로 부자일 수는 없다. 민부론의 다른 한 축은 민간부문에서 국민 개개의 창의적인 생각과 도전이 가능하도록 개인의 선택과 의사가 존중받는 자유를 증진시키는 데 있다. 정부는 권위적이고 제왕적인 힘을 앞세우지 않고, 민간의 경제적 자유와 창의가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고 경제활동이 활성화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후견인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다.

민부론은 특정 이념이나 특정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니다. 경제활동을 계층 간의 제로섬 게임으로 보거나 한쪽의 이익을 다른 쪽의 손실로 보지 않는다. 계층 간 갈등을 조장하고 한 쪽을 편드는 정책으로는 경제가 발전할 수도 없고 국민 통합을 이룰 수도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민부론의 대상이다. 반쪽 국민경제가 아니라 온전한 국민경제가 되어야 한다. 배제가 아니라 통합의 경제다.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중산층을 늘리고 경제 허리를 두텁고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소득 하위계층에게는 든든한 사회 안전망을 제공하고, 이들이 중산층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무상복지와 현금복지의 확대는 수혜자의 복지 의존성을 높이고 미래세대에게 재정 부담을 떠넘기는 지속 불가능한 복지정책이다. 꼭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시기에 꼭 필요한 지원이 이뤄져 복지 사각지대가 없는 촘촘하고 섬세한 '맞춤형 복지'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공공복지의 빈틈을 메우는 기업의 사회공헌과 부(富)의 사회 환원 활성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통합의 경제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부(富)를 이뤄야 한다. 경제활동을 통해 얻은 부의 재산권을 확실히 인정하되, 땀과 모험의 결과여야 하고 공정하게 형성한 당당한 재산이어야 한다. 정부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되 시장질서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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