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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10년전 고속철도 시대를 연 이후 다가올 2021년부터는 광역철도망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무엇보다 철도 교통의 지도가 바뀌는 셈이다. 이같은 교통지형의 변화는 북구 송정역이 철도의 중심역으로 부상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울산시와 북구 등이 중점적인 사업으로 추진한 송정역 광역전철 연장사업이 사실상 확정됐다. 지난해 국회 예산심의 때 관련 예산이 사업명 없이 증액됐는데 울산시와 기획재정부 등에서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조만간 기재부에 광역전철 연장을 위한 예산분담내용이 담긴 협약서를 보내 관련 내용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울산시와 북구 등에 따르면 2020년도 정부예산안에서 송정역 광역전철 연장을 위해 필요한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울산-포항)사업 예산은 당초 849억원으로 책정됐으나 국회 심의 과정서 130억 원이 늘어나 979억 원으로 확정됐다. 이 예산은 증액 때 송정역 광역전철 연장 사업에 반영될 예정이었으나 국회 예산안 통과 일정이 늦어지면서 막판 협의안 상정 때 총사업비로만 반영돼 국회를 통과했다. 

울산시와 기재부가 추진 중인 협약서에는 울산시가 열차구입비 104억 원과 연간운영비 17억5,000만 원에 대한 예산을 부담하고, 정부에서는 국가예산으로 108억3,000만 원의 예산을 부담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약서대로 협의가 완료되면 송정역 사업은 확정되게 된다. 이 경우 부전역에서 출발하는 광역전철은 태화강역에 이어 송정역까지 운행하게 된다. 울산시는 지난 2017년부터 가칭 송정역 광역전철(전동열차) 연장운행 건의에 나선데 이어 지난해에는 수요예측조사 용역을 통해 하루 5,458명이 총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도문제는 울산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기반시설이다. 특히 동해선 송정역 시설개선과 노선연장은 단순한 철도 노선 연장을 넘어 앞으로 전개될 울산과 부산 경주를 잇는 동해남부권의 교통지도를 흔드는 시발점이 된다. 부산 부전역에서 울산 태화강역까지 이어지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은 총 65.7㎞ 구간으로, 오는 2021년 3월 개통 예정이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개통이 가시화되면서 지금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동해남부권 개발의 청사진이 하나씩 벗겨지는 중이다. 동해선이 완성되면 울산과 부산은 물론 경주와 포항까지 철도가 연결돼 동해남부권의 생활기반을 완전히 바꾸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송정역을 기점으로 신경주와 연결망이 뚫리는 시점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신경주는 이제 교통의 요충지가 됐다. KTX를 울산역과 부산으로 보내는 동시에 새로운 고속철도를 송정과 포항, 해운대로 보내는 교차점이 되는 셈이다. 소설이 아니다. 이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 그림을 그려놓고 국토의 동남쪽과 서울, 더 나아가 북한을 잇는 대륙철도를 구상하고 있다.

철도공단이 1조4,000억 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부산 일광역~울산 태화강역 동해남부선 복선전철이 송정으로 이어지면 울산과 부산, 울산과 포항은 모두 30분대로 연결된다. 여기에 부가해 정부에 건의한 동남권 광역철도는 부산과 울산의 생활권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교통인프라다. 현재 부울경은 이 문제를 함께 정부에 건의하고 나섰다. 현재 부산 노포~양산 북정 도시철도가 울산으로 연결되면 말 그대로 울산에 철도의 시대가 오게 된다. 이와함께 부산의 서북부권과 울산의 남서부권을 연결하는 철도 사업도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울산은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전철이 없는 도시다. 지하철이 없는 울산은 앞으로 교통체증이 더 악화될 소지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철도망 구축이나 도시철도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울산이 광역철도망과 입체적인 도로망을 갖춘다면 말 그대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 선결 조건이 바로 철도를 기반으로 하는 울산 광역철도망의 조속한 추진이다. 그리고 이 부분과 함께 철도망과 연결되는 도로망의 입체화다. 

하지만, 울산시의 광역도로망은 남북축 위주로 형성된 간선도로망에 비해 동서축 간선도로망은 미비하면서 격자형 네트워크망 형성이 어려운 데다 국도 24호선과 언양울산고속도로 교통량 증가로 상습 지·정체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다 국가기간교통망(KTX, 고속도로)이 잘 구비된 서부권과 기존 도심을 연결하는 동서축 보강도 필요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내부순환선, 외부순환선과 같은 도로망이 확충돼야 하고 특히 고용량의 도시고속도로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울산의 미래를 위해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작업부터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울산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정치권과 상공계는 이 부분에 보다 만은 관심을 갖고 미래를 대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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