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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제조업체 10곳 중 4곳은 올해 경제 상황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악화 이유로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와 같은 고용여건 변화와 내수 침체를 가장 많이 꼽았다. 때문에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잡을 것이라는 기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올해 첫 분기 울산 주력업종별 경기 전망은 자동차 '흐림', 정유 '점차 맑음', 석유화학 '흐림', 조선 '차차 갬'으로 요약된다. 


 울산상공회의소가 울산지역 1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1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를 조사해 16일 발표한 결과에서 기업들이 예상한 올해 경제상황은 이처럼 부정적인 기류 속에서 기대감을 찾는 모양새였다.


 올해 1분기 울산의 기업경기전망지수는 72로, 전 분기에 비해 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기 하락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기업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업종별 BSI는 자동차가 65로 전 분기에 비해 무려 40포인트나 추락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세계 주요시장의 악재가 겹치면서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판매가 급감한데 이어 올해도 미국과 서유럽 시장의 부진으로 글로벌 시장의 증가폭은 0.4%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자율주행차, 친환경차로 전환되면서 내연기관 중심의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의 체감경기는 급속히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했다. 다만, 현대차는 새해 첫 날 GV80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다양한 SUV 모델을 준비하고 있어 글로벌 추세인 SUV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기대했다.


 정유·석유화학은 95로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졌다. 정유의 경우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라 정제마진이 점차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국제해사기구(IMO)의 2020 규제 시행으로 저유황 선박유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잔사유 고도화율이 높은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감을 모으면서 체감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석유화학은 석유수출기구(OPEC)의 추가 감산 결정으로 유가 상승의 모멘텀이 생겼지만, 세계 수요의 정체와 과잉생산으로 인한 마진 하락, 국내외 정유사들의 석유화학산업 진입으로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조선의 BSI는 85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크게 줄어 고전했으나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시행으로 친환경 기술력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지역 조선업계의 수혜가 기대되는 점이 반영됐다. 실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30일 아시아 선사와 2,143억 원 규모의 LNG 운반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으며, 대규모 LNG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산유국들의 LNG운반선 발주(카타르 60여척, 모잠비크 30여척 등)도 올해 중으로 예상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경기전망조사 시점 이후 불거진 미국·이란의 긴장상태가 군사적 대응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심화로 울산지역 주력산업의 시계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면서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사업의 적극적인 추진을 위해 안정적인 자금 지원과 과감한 규제혁신 등 정부의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은 물론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응한 탄력적 경제 운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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