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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도로문제는 도시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장기사업이다. 이와 관련 울산시가 연초부터 의미 있는 계획을 내놨다. 

울산을 중심으로 한 고속도로와 외곽순환도로 등 도로 분야 사회간접자본(SOC)에 울산시가 투입하는 예산이 1조199억 원이라고 한다. 주요 사업은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예비타당성(예타) 면제 사업 116억 원, 고속도로 건설 9,225억 원, 국도 건설 193억 원, 광역도로와 광역시도 건설 등 663억 원, 장기 미집행 일몰제 대비 우선 관리대상 5건에 대한 실시계획 고시 용역비 2억 원 등이다. 

이같은 투자 청사진을 펼쳐보면 예타 면제 사업인 울산외곽순환도로 착공을 위한 타당성 평가 용역이 오는 10월 완료된다. 농소∼외동 국도 건설은 10월께 착공할 계획이다. 함양∼울산고속도로 전체 완공은 2024년이지만 밀양∼울산 구간(45.17㎞)은 연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웅상∼무거 일반국도는 연내 개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며 청량∼옥동 국도 공사는 올해 본격화한다. 옥동∼농소1 도로는 지하차도와 터널 공사를 완료해 연내 부분 개통하고 동천제방겸용(우안제)도로는 6월, 상개∼매암 도로는 12월 개통할 예정이다. 

남부권과 언양권을 연결하는 율리∼삼동 도로는 3월 개통하고 춘해대학~서중마을 도로 개설, 덕정교차로∼온산로 도로 확장, 범서하이패스 나들목(IC)∼천상하부램프 도로 확장 등은 연내 착공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외곽순환도로 건설사업 본격 추진과 고속도로 개통으로 물류 경쟁력 강화와 교통량 분산 등 교통체계가 개선될 것이다"며 "이들 사업으로 1만300여 명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의 계획에도 불구하고 울산의 도로망 사업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는 무엇보다 울산의 도로망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산업수도를 자부하는 울산은 전국 대도시 중에서 도로망의 입체화가 되지 못했고 이 때문에 대중교통이 가장 불편한 도시다. 특별시와 광역시 가운데 도시철도가 없는 유일한 도시다. 시민 모두가 체감하는 것처럼 울산의 주요 간선도로는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소에도 일부 구간은 심각한 교통체증을 앓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도심의 동맥 역할을 담당하는 도로와 대중교통시스템 등 교통 네트워크가 후진국형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교통 선진형 도시들은 대부분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지만 울산은 완전히 반대로 가는 양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형 대중교통시스템의 조기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울산의 현재 교통정책은 그와 무관하게 흘러가고 있다. 

무엇보다 울산의 대중교통 난맥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의 지도를 바꿔야 한다. 다행히 울산시는 올해 도시철도망 트램 구축의 첫 관문을 통과 시킨다는 방침으로 사업 계획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트램관련 사업계획안을 국토교통부에 승인 신청을 해놓고 있다.

울산시는 시내버스뿐인 대중교통 환경을 개선하고 교통 약자들을 포함한 시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함으로써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으로 도시 철도망(트램) 구축 계획(안)을 수립했다.

대중교통에 대한 확실한 대안을 만들 시기는 골든타임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지만 구체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울산시가 트램 도입을 공식화한 만큼 지금 당장 대중교통의 지도 자체를 바꿔야 할 시점이다. 울산시는 이미 고가나 지하가 아닌 도로 노면을 주행하는 노면전차 경량전철을 도입할 계획까지 세운 바 있다. 이는 대중교통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지하철이 없는 울산은 앞으로 대중교통 대란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미 트램 운행의 법적 근거를 담은 도로교통법, 도시철도법, 철도안전법 등이 개정됐다. 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열차에 전기선 없이 배터리로만 운행 가능한 무가선 저상트램을 연구 개발해 시험운행을 진행하고 있어 사업 추진을 위한 법적, 기술적 기반을 갖춰 가고 있다. 

울산은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시내버스의 수송분담률은 17%에 불과한 반면 승용차는 40%를 넘어 매우 열악한 대중교통 환경에 처해 있다. 시내버스라는 전통적인 대중교통수단 밖에 없는 울산이지만 아쉽게도 버스의 대중교통 분담시대는 이미 지났다. 지하철이 없는 울산은 앞으로 교통체증이 더 악화될 소지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철도는 상당 부분 설득력이 있는 대안이다. 더 이상 미루면 앞으로 울산의 교통난은 상상을 초월할 수준으로 나빠질 수 있다. 

정부도 이를 위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도로 입체화는 미래를 위한 투자다. 많은 예산이 필요한 만큼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울산의 위상에 맞는 투자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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