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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한일 무역보복 등 사상 유례없는 겹치기 악재 속에 고군분투한 지난해 울산의 무역 성적표는 최악은 면한 수준이었다.


 수출은 자동차를 제외한 주력품목이 변변한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연간 700억 달러 초반대로 마감했고, 수입은 최대 품목인 원유와 비철금속 원료인 정광, 화학제품 등 모두 감소하며 500억 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울산세관이 21일 발표한 '2019년 울산지역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연간 수출액은 705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도 746억 달러에 비해 5.5% 감소한 실적이다.


 수출액만 놓고 보면 최근 10년 중에서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2016년(639억 달러)과 2017년(692억 달러)을 제외하고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지난해 울산의 수출이 이처럼 부진했던 것은 미중 무역분쟁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 유류와 석유화학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탓이다.


 그나마 수출이 600억 달러대로 추락하지 않은 것은 자동차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선전했고, 선박도 업황 개선 기대감을 타고 수출액을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 수출액(5,423억 달러)에서 차지한 울산의 비중은 13.0%였다.


 울산의 수출 감소는 곧바로 원자재 중심인 수입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연간 수입은 전년(617억5,000만 달러) 대비 12.4% 감소한 541억 달러에 그쳤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유 수입액과 물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정광과 화학제품 등 주요 품목들로 줄줄이 감소하면서 전국 수입액(5,033억 달러)에서 자치하는 비중은 10.7%로 수출보다 떨어졌다.


 이 때문에 울산의 지난해 무역수지는 수입 감소폭이 수출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총 164억 달러를 남기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


 주요 품목별 수출은 유류·화학제품의 경우 유가 하락과 대외 무역여건 악화에 따른 수요 둔화, 제품단가 하락 등이 겹치면서 유류는 205억5,000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13.1%, 화학제품은 149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8% 각각 줄었다.


 울산의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은 자동차는 북미시장에서 SUV차종이 선전하는 등 주력차종 수출 호조와 친환경차 모델의 적기 출시로 전년(155억9,000만 달러)에 비해 17.0% 늘어난 182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선박은 2017년 수주한 선박을 본격 인도하면서 전년(51억2,000만 달러)에 비해 13.3% 늘어난 58억 달러로 끌어올리며 업황 개선의 기대감을 높였다.
 비철금속은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LME(국제 비철금속) 시세 하락으로 전년(43억8,000만 달러) 대비 11.3% 감소한 39억3,000만 달러에 그쳤다.


 품목별 수입을 보면, 울산 최대 물동량을 자랑하는 원유는 국제유가 하락과 수입물량 감소로 전년(370억6,000만 달러)에 비해 11.9% 감소한 326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원유 수입 물량은 2018년 6,943만2,000톤에서 지난해 6,648만2,000톤으로 4.2% 줄었다.
 비철금속의 원료인 정광 수입은 동광, 아연광 등의 수입량이 전년도 349만9,000톤에서 330만8,000톤으로 5.5% 줄어든 데다 수입단가까지 하락하면서 전년(63억 달러) 대비 17.0% 감소한 52억 3,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최성환기자 cs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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