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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출신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지가 울산에서 발현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울산과의 연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사회공헌 의지를 밝혔다. 울산시민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울산 선영에서 잠든 지난 22일 롯데 측은 신 명예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았던 울산과의 연을 공고히 하기 위해 광범위한 지역사회공헌계획을 밝혔다. 롯데는 약 8,500억 원을 울산에 투자하고 화학·유통·관광 등 광범위한 사업 분야에서 지역 경제 발전 프로젝트 및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의 화학 3사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비피화학은 지역에 오는 2021년까지 5,000억 원 규모의 신·증설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울산에 MeX(Meta-Xylene, 메타자일렌) 제품 공장과 PIA(Purified Isophthalic Acid, 고순도이소프탈산) 생산설비를 증설할 예정이다. 고부가 스페셜티 전문 화학기업인 롯데정밀화학은 메틸셀룰로스 공장을 증설하고, 롯데비피화학은 초산 및 초산비닐 생산설비를 증설한다.

롯데는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사업도 투자비를 3,125억 원으로 확대해 본격적인 개발에 나선다. 환승고객의 편의성과 쾌적성을 증대하고 동남권의 광역교통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기존 2,519억 원에서 투자비를 600억 원 이상 증액해 연면적 15만㎡의 복합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울산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테마쇼핑몰을 추가로 조성해 지역 사회와 상생, 협력할 수 있는 동반성장형 쇼핑몰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울산시와 연계해 채용박람회를 진행하고 3,500명의 지역 고용을 창출할 예정이다. 환승 시설도 개선해 울산역사와 연결 브릿지를 설치하고, 비즈니스룸, 미팅룸 등 환승고객 편의시설도 조성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도 조성할 것이라는 청사진이다. 롯데는 300억 원을 투자해 태화강역 인근에 위치한 롯데정밀화학 부지 내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아트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는 '신격호 재단' 설립 후 롯데정밀화학 부지를 일부 매입해 지역 명소가 될 수 있는 아트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 신격호 명예회장의 고향인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일대에 위치한 별장 부지를 수자원공사, 울주군 등 관계 부서와 신격호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인 등과 협의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접근해 휴식, 관광,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을 조성, 일반에 공개하는 방향으로의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오리무중에 있는 울산 강동리조트 개발 사업이다. 롯데는 이 사업의 시행사인 케이디개발과 함께 최신 트렌드 및 강동관광단지에 적합한 사업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외부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한 단지 활성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한다. 강동권개발사업의 핵심은 뭐라 해도 롯데의 각종 시설이다. 지난 2009년 6월 공정 37% 상태에서 사업이 중단된 롯데건설의 강동관광단지의 강동리조트 사업은 여전히 사업성 문제를 놓고 진통 중에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롯데건설 측이 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성을 고려해 새로운 아이템을 강구 중에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뿐 아직 특별히 진전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롯데는 최근 울산에서 지주사를 만드는 등 지역과의 연계사업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시설에 대한 롯데의 투자가 철회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사업성이 없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내용도 구체적이다. 시행사인 롯데건설이 매각설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5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의 "원점 재검토" 발언 이후 지난해 말부터 철수설이 불거진 가운데 최근 매각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말도 들린다. 물론 경기불황에 따른 결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왕에 울산에 대한 투자에 나선 만큼 이 문제는 절대 매각 쪽으로 기울어서는 안 된다. 울산이 장기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롯데 측이 조속히 계획을 확정·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업 지연이 장기화 될수록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울산시도 롯데의 사업추진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업 주체인 롯데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이 문제를 제대로 풀어갈 수 있다. 공영개발로 전환하든 롯데에 맡기든 롯데의 확실한 의중을 파악하고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 강동개발의 핵심은 유통과 관광에 있다는 사실을 울산시는 분명히 짚고 사업 추진에 나서야 한다. 공영개발이든 어떤 방식이든 강동권 개발의 핵심은 관광 인프라를 만드는 데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미 많은 노하우를 가진 대기업의 투자에 있다. 무엇보다 롯데의 투자를 이끌어내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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