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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울산광역시 방역대책반'을 구성하고 24시간 비상방역체계 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23일 시청 제2별관 재난상황실에서 송철호 울산시장 주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점검회의'가 열렸다.
울산시가 '울산광역시 방역대책반'을 구성하고 24시간 비상방역체계 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23일 시청 제2별관 재난상황실에서 송철호 울산시장 주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점검회의'가 열렸다.

 

국내에서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오면 '우한폐렴'(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공포가 엄습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에서도 자가격리 대상자 5명이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국내 두번째 첫 확진자와 함께 근무한 접촉자들로, 일부는 공항의 검역을 통과한 후 발열 등 증상을 호소해 울산시가 초밀착관리에 들어갔다. 시는 시장을 본부장으로 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렸고 기업들도 중국파견자들의 복귀를 명령하는 등 총력대응에 돌입했다.

# 市, 24시간 감시·대응체계 예방 총력전
27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지역에서는 중국 우한시에서 울산으로 들어온 5명이 '우한폐렴' 관련 증상을 보여 자가격리된 상태다.


 이 가운데 2명은 60대 부부로, 지난 24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발열자로 감지돼 검역관과 역학조사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부부 중 남성은 우한지역 첫 확진자와 같은 석유화학공장에서 근무해온 '접촉자'였고, 발열 증상도 있었지만 관리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부부의 증상이 질병관리본부(질본)가 호흡기감염병 관리가 필요한 대상을 정의하는 '사례정의'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아서였다.


 사례정의는 '확진환자', '의심환자(의사환자)', '조사대상 유증상자'를 구분할 때 쓰는 지침이다.
 불안감을 호소하던 이들 부부는 울산으로 오는 길에 거주지인 울산 남구보건소에 상황과 증상을 알렸다. 시는 부부가 도착하는 김해공항에 구급차를 대기시켜 울산대병원으로 이들을 바로 후송했다. 입원절차를 밟아 6시간 검사를 받은 뒤 음성 판정을 받은 부부는 같은날 퇴원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설 연휴 첫 날부터 병원에 비상이 걸리는 등 한바탕 소통이 벌어졌다.


 앞서 지난 22일에도 같은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접촉자' 3명이 울산으로 들어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당시 증상이 없어 질본은 이들을 '능동감시대상자'로 통보해왔지만 시는 당사자들의 동의를 거쳐 한 단계 강화된 '자가격리대상자'로 분류했다.


 국내 확진자의 경우 '무증상 입국자'가 대다수인 것을 감안해, 당장은 증상이 없더라도 일정기간동안 외부 활동을 금지시키기로 조치한 것이다.
 자가격리대상자는 14일간 보건소 담당자로부터 영상통화를 통해 증상을 관리받고 외부출입이 차단된다. 능동감시대상자는 외부출입이 허용된다. 이들 3명은 현재 남구·울주군 보건소에서 관리하고 있다.


# 울산 12곳 감염병 선별진료소 지정
시는 이날 울산시장을 반장으로 한 '울산광역시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렸다. 그동안에는 보건복지여성국장이 반장을 맡은 '울산광역시 방역대책반'을 운영하면서 시민건강과에서 우한폐렴 대응 업무를 맡아왔다. 이는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한데 따른 조치다. 시는 대책본부를 구성하면서 시민건강과가 총괄하면서 전체 13개 부서가 협업하는 방식으로 업무공조 시스템을 확대했다.


 대책본부는 우한폐렴의 울산 상륙을 막기 위해 24시간 감시 및 대응 체계를 가동하게 된다. 이를 위해 질본으로부터 관리대상을 통보받아 유증상자일 경우 조속히 연계 의료기관으로 보낸다.
 현재 울산에는 5개 구·군 보건소와 울산대병원, 동강병원, 서울산보람, 중앙병원, 시티병원, 좋은삼정, 울산병원 등 병원 7곳을 합친 12곳이 감염병 선별진료소로 지정돼 있다. 


 호흡기감염병환자의 격리치료가 가능한 음압병실은 울산대병원 7개(국가지정병상 5개·응급격리실 2개), 동강병원 1개 등 8개실이 가동되고 있다. 음압병실은 외부보다 압력이 낮아 병원체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특수병실이다.
 
또 입원 관리 대상자가 늘어날 경우에 대비해 울산대병원에 20개의 일반격리실(국가지정)을 두고 있고, 응급격리실 5곳(울산대병원3개·동강병원2개)도 구축했다.


시 시민건강과 관계자는 "25일부터 중국의 춘절기간이 시작됐고, 보름간 한국으로 입국하는 인구가 13만명에 달한다고 해서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태"라며 "보건소에 마스크를 대량으로 배포했고, 공항이나 기차역에서 울산으로 진입하는 관광객이나 시민들을 대상으로 증상자를 가려내기 위한 발열감지기 4대도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들도 출장 자제와 직원 복귀 조치 등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우한에 공장을 둔 SK종합화학은 현재 한국 직원 10명 전원을 복귀 조치하는 등 비상 매뉴얼을 들고나섰다.


동시에 우한 출장을 금지하고 중국 내 타 지역 출장도 자제하되 출장 필요시 시급성을 감안해 임원 승인 후 진행토록 했다.


울산에 발생한 자가격리자들은 모두 이 회사가 중국 국영기업과 합작해 만든 석유화학공장 근무자들이다.
회사 측은 직원들을 복귀시킨 후에도 개인 컨디션 등 매일 상황을 보고 받는 중이다.
혹시나 모를 전염 위험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현지 법인에선 구내 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도시락 배달 등으로 식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종합화학뿐 아니라 SK이노베이션 전 직원에게도 중국 출장 자제 등의 조치를 취한 상황"이라며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안정화하기 전까지 일상회의와 단체활동을 모두 금지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장쑤성 옌청에서 기아차 합작법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설 연휴 이전 우한 폐렴 확산을 주의하라는 공문과 함께 상황 발생시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비상연락망을 전 계열사 및 해외사업장에 전달했다.


또 사태 확산에 대비해 연휴 이후 상황에 맞춰 대응할 시나리오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산업 특성상 현지 공장을 중단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중국 정부 눈치 때문에 과감하게 직원들을 철수하기에도 리스크가 따르는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직원 안전이 가장 중요한만큼 적극적인 기업들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까지 중국에서는 자정 기준으로 30개 성과 홍콩 등에서 2,744명의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80명에 달한다. 한국에서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했던 55세 한국인 남성이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네 번째 확진됐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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