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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민이 작년 한해 동안 소비에 지출한 돈의 절반은 울산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지역 자금 역외 유출이 많다는 얘기인데, 실제로 울산시민 총소비와 비교한 소비 순유출액 비율은 49.5%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로부터 제공받은 2019년도 청구지 기반 데이터를 활용해 울산지역 가계소비 유출 현황 및 특징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 유통·의료·가전·車 등 역외 소비 많아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울산지역 소비가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규모가 전체 지출의 절반에 달해 지역경제의 중장기적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울산지역 가계소비 특징은 인근 지역에 대한 유출은 높은 반면, 수도권으로부터의 유입은 저조했다. 울산시민의 역외소비가 이뤄지는 곳은 주로 부산과 경북, 경남지역이고, 충청·호남권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으로의 유출 정보는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또 지방 5대 광역시를 기준으로 인근 지역에 대한 유출 정도를 분석한 결과, 울산의 부산·경남에 대한 소비유출 기여도는 7.2%로 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광주의 전북·전남 소비유출은 울산보다 낮은 6.3%, 대전의 충남·충북·세종 소비유출은 5.1%, 부산의 경남·울산에 대한 소비유출은 4.9%, 대구의 경북지역 소비유출은 4.7% 순이었다.

울산의 역외소비율을 업종별 기여도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 유통업, 의료, 가전 등이 전국 평균에 비해 높았다. 유통업의 경우 부산과 서울, 경남에서, 의료는 부산과 경남지역에 대한 유출이 컸으며, 가전제품이나 자동차는 서울에 대한 소비유출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이처럼 울산시민들의 역외소비율은 전국 최고인 반면, 타지인들이 울산에서 돈을 쓰는 소비유입률은 14.9%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 유통 인프라·의료서비스 부족 등 원인
울산 소비유입률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경기 지역으로부터의 유입 정도가 전국 평균에 비해 낮은 반면, 부산, 경남, 경북 등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서의 유입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또 지방 5대 광역시를 기준으로 인근 지역으로부터의 유입 정도를 분석한 결과, 울산에 대한 인근 부산·경남에서의 유입률 6.5%로 광역시 평균보다 4.4%포인트 낮아 가장 저조했다.

광역시별로는 부산에 대한 경남·울산의 유입률은 12.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전남·전북의 광주 유입률은 12.6%, 대전에 대한 충남·충북·세종 유입률은 11.4%, 대구에 대한 경북 유입률은 10.8%로 울산보다 모두 높았다.

울산 소비유입률을 업종별 기여도로 분석한 결과, 유통업, 요식업, 여행, 의료, 자동차 판매 등이 모두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울산 가계소비 역외유출 주요 원인으로는 유통업 인프라 부족과 관광산업과 외식산업의 낮은 경쟁력, 전문 의료서비스 부족 등이 꼽혔다.

한은 울산본부 관계자는 "지역 소비유출은 투자 부진·소득 감소 등을 통해 지역경제 선순환을 저해할 가능성이 큰 만큼 가계소비를 유출·유입으로 나눠 살펴보고 지역내 소비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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