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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는 몇 해 전부터 국내외 단체 관광객을 울산에 유치한 여행사에 다양한 특전을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6억 원의 특전을 지원해 내국인 2만8,000명, 외국인 4만 명 등 총 6만8,000명의 단체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일부 여행사에 혜택이 집중되는 문제를 방지하고자 여행사별 지급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제한하는 제도적 보완책도 마련했다. 또 내국인 관광 활성화를 위해 숙박·체험비 지원 기준을 기존 20명 이상에서 15명 이상으로 완화했다. 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고자 버스비 특전은 내국인 20명 이상 20만 원, 외국인 10∼14명 15만 원, 15∼19명 25만 원, 20명 이상 35만 원(이상 버스 1대당)을 각각 지원한다. 철도·항공 특전은 4명 이상일 때 1인당 1만 원을 제공한다. 숙박 특전은 내국인의 경우 1박당 관광지 2곳과 식당 1곳 이상을 방문해야 한다. 외국인은 관광지와 식당 이용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버스관광 특전은 하루에 관광지 2곳과 식당 1곳 이상을 방문해야 한다는 조건도 걸었다. 특전을 신청하려는 여행사는 여행 1주일 전까지 기간·인원·방문지·일정 등을 담은 신청서를 울산시관광협회에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단체 관광객 특전 제도로 유치한 울산 단체 관광객은 2015년 5,522명에서 지난해 5만9,936명으로 4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의 이같은 인센티브 확대에 부응해 기초단체의 인센티브 확대도 활발하다. 이미 울산 북구와 울주군은 지난해부터 인센티브를 확대했다. 울산 북구는 지역경제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올해 단체 관광객 유치 증대에 기여한 여행사를 대상으로 인센티브 지원을 확대 실시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도 관광산업의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에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단체관광객 유치 인센티브를 시행하는 중이다. 

문제는 이같은 인센티브가 관광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물론 당장은 인센티브 효과로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열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득보다 독일 수 있다는 우려다. 성과가 있으니 이를 확대하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는 동의하기 곤란하다. 성과라는 부분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진 것인지 면밀히 들여다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지자체의 인센티브는 여행사의 배만 불리는 대책이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노출돼 왔다. 그런 점에서 울산시와 구·군의 인센티브 정책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울산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울산만이 가진 울산관광의 매력을 제대로 구현해 내고 이에 걸맞은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울산은 동해를 끼고 있는 천혜의 해안 절경과 울주 7봉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배산임해'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신라문화 발원지이기도 하고 고대 원시인의 고래잡이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독특한 테마관광지이기도 하다. 태화강과 고래, 선사문화와 산업관광이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가진 울산이 관광도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금까지 관광도시 울산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현실적인 문제 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울산 관광산업은 인센티브가 아닌 자체적인 역량과 콘텐츠에 의존해야 미래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보다 확실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울산은 이제 전국 어느 곳도 부럽지 않은 관광 인프라를 가지게 됐다. 바로 태화강 국가정원이다. 태화강 일대가 국가정원이 된 것은 바로 대한민국 근대화의 살아 있는 현장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50년 개발의 현장이 공해의 강에서 생태의 강으로 변한 사실은 국가정원 2호로는 어림없는 상징적 보상이다. 태화강은 이제 대한민국 생태복원의 대명사가 됐다. 십리대숲과 대공원에는 올해도 전국의 수많은 관광객이 찾았다. 태화강의 정취를 만끽한 관광객들은 울산이 공해도시가 아니라 생태도시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바로 그 태화강이 국가정원 지정에 이어 지난해 말에는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태화강이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선정된 만큼 울산은 이제 생태도시라는 이미지 제고와 관광산업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이 이제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인 전남 순천만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대표 국가정원이 될 도약의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문제는 울산이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느냐는 점이다. 울산이 태화강 국가정원을 가진 도시지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는가는 여전히 의문이다. 많은 국민들이 울산으로 찾게 하려면 무엇보다 울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다시 오고 싶은 도시, 추천하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가야 한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센티브가 아니라 울산 스스로의 준비다. 시민들의 표정과 자세. 다양한 프로그램과 인프라 확충, 지역만의 콘텐츠 발굴이 관광 활성화의 답이다. 이를 간과한 정책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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